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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주헌의 그림읽기/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①

의자의 성모

정복자 나폴레옹도 탐냈던 매혹적인 성화

입력 2008.11.07 16:36:00

의자의 성모

라파엘로, 의자의 성모, 1516, 나무에 유채, 지름 71cm,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



터번을 쓴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습니다. 성모와 아기 예수입니다. 그 곁에서 손을 모으고 있는 아이는 세례 요한이지요. 세례 요한은 예수가 세상을 구원하러 올 것을 전한 예언자로서, 예수와는 친척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가족사진 같은 그림이라 하겠습니다. 엄마와 아기, 그리고 친척 아이가 함께 초상화로 그려진 셈이지요.
이 그림은 예전부터 매우 인기가 좋았습니다. 성모가 아기 예수를 꼭 안고 있는 모습이 어머니가 우리를 예뻐하는 모습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세상 어떤 일이 있어도 내 아이만은 잘 보호하고 사랑할 거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이 잘 느껴집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보니 이 그림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았지요. 정복자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원정에 나서면서 프랑스로 꼭 가져가야 할 그림 1순위로 꼽은 것도 이 그림입니다. 가져갔다가 결국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되돌려줬지만 말입니다.
그림이 매력적인 데는 성모의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합니다. 앳된 젊음을 자랑하는데다 예쁜 용모를 지녔기 때문이지요. 성모의 모델은 라파엘로가 사랑했던 여인 라 포르나리나입니다. 라파엘로를 좋아했던 추기경이 자신의 조카딸을 소개하며 결혼하라고 했을 때 라파엘로는 권세에 눌려 결혼을 약속하고서도 계속 미뤘지요. 모두 라 포르나리나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라파엘로가 일찍 죽는 바람에 라 포르나리나는 끝내 라파엘로의 아내가 될 수 없었습니다. 라파엘로는 죽어가면서도 라 포르나리나의 장래를 걱정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랑이 있었기에 성모의 모습을 저토록 매력적으로 그렸던 것 같습니다.
▼ 한 가지 더~ 라파엘로는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 화가로 꼽힙니다. 이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화가일 뿐 아니라 미술사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교적으로 뛰어났을 뿐더러 각자 독특한 개성과 인간미를 담은 작품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 라파엘로(1483~1520)

이탈리아 우르비노 출신으로, 아버지도 화가였습니다. 다 빈치의 친구인 페루지노에게 그림을 배웠으며, 스무 살에는 천재 화가로 소문이 자자해졌습니다. 또한 인간적인 매력이 넘쳐 주위에 사람이 늘 들끓었지요. 당시의 별명이 ‘화가들의 왕자’였을 정도랍니다.



※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매주 화요일 EBS 미술 프로그램 ‘TV 갤러리’에 출연해 명화 감상 포인트와 미술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최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풍속화에 대해 소개한 ‘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줄까’를 펴냈다.

여성동아 2008년 11월 5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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