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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주헌의 그림읽기/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②

갈라테이아의 승리

사랑의 순수함과 영원함, 아름다움 표현한

입력 2008.11.07 16:32:00

갈라테이아의 승리

라파엘로, 갈라테이아의 승리, 1513, 프레스코, 25×19cm, 로마 빌라 파르네시나 미술관


그림에서 빨간 천을 휘날리며 조가비 배를 타고 가는 여인은 님프 갈라테이아입니다. 지금 돌고래가 배를 끌어주네요. 주위에는 다른 님프들과 하반신이 물고기 모양인 해신(海神) 트리톤이 함께 어우러져 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활을 겨냥하고 있는 3명의 아이는 사랑의 신 큐피드지요. 이들이 쏘는 화살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화살이 아니라, 사랑의 마음이 일어나게 하는 화살입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을 싸움을 그린 그림으로 오해해서는 안 되겠지요?
신화에 나오는 님프 갈라테이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갈라테이아는 매우 사랑스럽고 아리따운 요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가 이 님프를 열렬히 사랑했던 거지요. 갈라테이아는 폴리페모스가 싫어 그가 나타나면 늘 도망쳤습니다. 게다가 갈라테이아에게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아키스라는 씩씩하고 잘생긴 청년이었지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폴리페모스는 아키스가 잠들었을 때 커다란 바위를 굴려 그를 죽여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한다고 갈라테이아가 폴리페모스를 사랑하게 될 리가 없는데, 질투에 눈이 먼 폴리페모스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말지요. 슬픔에 싸인 갈라테이아는 바위 밑으로 강이 흐르게 해 그 강을 아키스 강이라고 이름 붙입니다.
라파엘로는 이 이야기 가운데 어떤 특정한 내용을 담아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갈라테이아를 통해 사랑의 순수함과 영원함,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사랑은 자신의 욕심을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진정한 마음이 통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이룬 사랑은 어느 한쪽에게 불행한 일이 닥쳐도 변함없이 영원하다는 사실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 한 가지 더~ 프레스코는 벽화 화법을 일컫는 말입니다. 벽에 회반죽을 발라 마르기 전에 수성 안료를 개어서 칠하는 화법이지요. 석고의 물기가 마르기 전에 칠한다고 해서 프레스코라고 부르는데, 형용사로는 영어의 ‘프레시(fresh·신선한)’와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졌지요.


※ 라파엘로(1483~1520)
이탈리아 우르비노 출신으로, 아버지도 화가였습니다. 다 빈치의 친구인 페루지노에게 그림을 배웠으며, 스무 살에는 천재 화가로 소문이 자자해졌습니다. 또한 인간적인 매력이 넘쳐 주위에 사람이 늘 들끓었지요. 당시의 별명이 ‘화가들의 왕자’였을 정도랍니다.
라파엘로, 의자의 성모, 1516, 나무에 유채, 지름 71cm,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


※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매주 화요일 EBS 미술 프로그램 ‘TV 갤러리’에 출연해 명화 감상 포인트와 미술사적 배경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최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풍속화에 대해 소개한 ‘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줄까’를 펴냈다.

여성동아 2008년 11월 5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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