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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주부로 브라운관 나들이~ 문소리

행복한 그녀

글·김명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8.10.20 14:52:00

지난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문소리가 MBC 새 주말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 주연을 맡았다. 극중 능력 있고 시부모에게도 할 말 다 하는 당당한 신세대 주부로 출연 중인 그가 남편 장준환 감독과의 실제 결혼생활을 들려주었다.
신세대 주부로 브라운관 나들이~ 문소리

가을 초입에 만난 문소리(34)는 경쾌한 커트 머리에 시원한 민소매 원피스 차림이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다소 낯설지만 신선해 보였다. 데뷔작인 영화 ‘박하사탕’부터 ‘오아시스’, 최근작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에 이르기까지 주제 의식이 강한 작품에서 무거운 역을 맡았던 그는 MBC 새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 이황 역을 맡았다. 이에 따라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이다.
“작품에서 한 번도 여배우다운 멋진 옷을 입어본 적이 없어요(웃음). 원래도 검은색과 흰색 등 무채색 계열 의상을 좋아하고요. 이번에는 감독님께서 빨강·파랑 등 화려한 색깔이 들어간 옷을 준비하라고 하셔서 여러 백화점을 둘러봤는데 요즘 유행 색상이 블랙이더라고요. 색깔 있는 옷을 찾아 서울 삼청동 등을 돌아다니기도 했죠. 이렇게 스타일을 바꾼 뒤에는 ‘문소리씨와 참 많이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웃음).”
영화 ‘우생순’에서 핸드볼 국가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아 체중을 늘렸던 그는 이전보다 다소 날씬해진 듯한 모습이었다.
“‘우생순’ 때 대책 없이 몸을 불렸던 탓에 지금은 살이 좀 빠졌는데도 몸매 라인이 별로 예쁘지 않아요. 올림픽 기간에는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러닝머신을 했어요. 한 시간이 금방 가서 참 고마웠죠. 그리고 ‘오아시스’ 촬영 이후 몸이 틀어져 특별한 일이 없을 땐 자세 교정을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내 인생의 황금기’는 황, 금, 기라는 이름을 가진 재혼 가정의 세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드라마. 그는 드라마에서 맞바람을 피우다가 들켜 이혼당한 후 육아의 고통, 실직, 가족의 위기 등을 헤쳐나가는 3남매의 맏이 이황 역을 맡았다. 문소리에게 ‘…황금기’는 드라마 데뷔작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출연했지만 이는 사전 제작된 작품이었기에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던 것. 문소리는 “시간 맞춰 방송국에 출퇴근하는 게 처음인데 신기하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대학교 때 교생 실습을 하면서 오전 7시에 학교에 출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일주일에 며칠은 야외, 또 며칠은 세트 촬영, 촬영이 없는 날은 피부관리실에 가서 마사지 받고… 이렇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마치 제가 MBC 사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래서 신입사원처럼 하나하나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어요.”

신세대 주부로 브라운관 나들이~ 문소리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무겁고 진지한 배역을 맡았던 문소리가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는 당찬 신세대 여성의 모습을 보인다.


“드라마 연기 낯설어 긴장되지만 남편의 도움과 격려로 큰 힘 얻고 있어요”
데뷔 후 줄곧 스크린에서 활동해온 그는 ‘태왕사신기’ 출연 당시 ‘미스 캐스팅’ 논란으로 맘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태왕사신기’ 종영 후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드라마에 출연하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진작부터 있었지만 그동안 영화만 하다 보니 드라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이번 작품에 출연하기로 결심했어요. 대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연기도 경험하고 싶었고 쪽 대본이라는 것의 무서움도 직접 맛보고 싶었어요. 포크와 나이프만 사용하다가 숟가락 젓가락을 처음 잡은 아이처럼 아직은 모든 게 서툴러요. 자신감이 부족해 드라마 촬영 초반엔 목소리가 안으로 기어들어가더라고요. 하지만 조금씩 좋아지리라고 생각해요. ‘태왕사신기’에 출연하면서 ‘안티팬’과도 친해졌고요(웃음).”
문소리는 연기를 하면서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남편이 극중 상대역을 맡아 대본 연습을 도와준다는 것. 그의 남편은 영화 ‘지구를 지켜라’로 주목받았던 장준환 감독(38). 두 사람은 1년 정도 교제하다가 지난 2006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한번은 집에서 남편과 함께 대사 연습을 하는데 극중 감정을 그대로 실어서 하다 보니 집안 어른들이 싸우는 걸로 오해해서 혼났어요. 제가 낯선 환경을 접하면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남편이 드라마 첫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저를 보더니 ‘걱정했던 것보다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고 격려해주더라고요.”
극중 이황은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홧김에 첫사랑과 외도를 하려다 들켜 이혼 당한다. 문소리는 만약 ‘남편이 외도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다면…” 하고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결혼 후 경기도 평택에 신접살림을 차린 그는 친정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시부모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남편은 친정부모에게 아들처럼 살갑게 굴고, 그 역시 동네에서 효부로 소문이 났다고. 얼마 전에는 드라마 촬영차 외국에 나갔다가 시부모 친구들 선물까지 사 와 큰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극중 시부모에게 할 말 다 하는 대찬 며느리 역할은 다소 부담이 될 터.
“저희 시부모님 연세가 여든이세요. 어른들은 드라마와 현실을 잘 구분 짓지 않으시잖아요. 시부모님 친구들이 드라마 속의 제 모습을 보고 ‘어머, 쟤 저런 아이였어?’라고 생각하실까봐 좀 걱정돼요(웃음).”
드라마 출연을 결심하면서 2세 계획을 잠시 뒤로 미뤘다는 그는 남편과 시부모의 도움과 이해 덕분에 연기생활이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배우와 아내, 며느리 노릇을 다 잘하기는 무척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사는 게 인생의 재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 이거 잘한다’고 자만하는 순간부터 인생을 사는 재미가 시들해지지 않을까요.”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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