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친구들과 놀 때 지는 걸 못 참아 반칙을 일삼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해야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광주광역시 밝은마음정신과 박순영 원장(43)은 “ADHD란 한 가지 일에 장시간 집중하지 못하고,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과잉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ADHD는 유전이나 신경생물학적 요인 때문에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병. 박 원장은 “ADHD를 어릴 때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ADHD인 아이의 경우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잘 알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으로 또래의 관심을 끌려는 경우가 많아요. 만화 ‘짱구’의 주인공처럼 입고 있던 바지를 벗는다든가 친구의 치마를 들추는 경우도 있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이런 행동을 해도 아이들이 장난으로 받아들이지만 고학년이 되면 이상한 취급을 받게 돼 왕따가 될 수 있어요.”
박 원장은 “ADHD인 아이의 30% 이상이 이런 이유로 사회생활에 문제를 겪는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때 ADHD를 치료하고 사회적응훈련도 시켜줘야 왕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습·놀이·약물치료 병행하면 증세 호전
아이가 ADHD 증상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 때는 먼저 학습치료를 통해 사회적응능력을 높여주는 게 좋다. 박 원장은 “이런 아이는 자신의 관심사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친구이름 외우기’ ‘친구의 좋은 점 이야기하기’ 같은 학습치료를 통해 사회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을 방문하면 먼저 개별 상담을 통해 아이가 어떤 증세로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해요. 그런 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지속적인 학습훈련을 시키죠. 또래끼리 모여 규칙이 있는 게임을 하도록 한 뒤 어떤 경우 화를 내는지 체크하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놀이치료를 하는 것도 ADHD 치료에 효과적이에요.”
박 원장은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 재학 시절 ADHD에 대해 연구한 결과 사회기술훈련만 받은 아이보다 약물치료까지 함께 받은 아이의 치료율이 70% 이상 높았다는 것. 그는 “아이가 ADHD 증세를 보일 경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습치료·놀이치료와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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