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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문명에 대한 경고 담은 지저귀는 기계

입력 2008.10.02 13:13:00

문명에 대한 경고 담은 지저귀는 기계

클레, 지저귀는 기계, 1922, 마분지에 종이, 연필, 잉크, 수채, 유채, 41×31cm, 뉴욕 현대미술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보면 부럽습니다. 인간이 비행기를 만든 것도 새처럼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클레는 새를 매우 좋아해서 그림에 곧잘 새를 그려넣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저귀는 기계’의 새는 그렇게 예뻐 보이지만은 않네요. 마치 서커스에 등장하는 어릿광대처럼 익살스러운 표정과 어수룩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오른쪽 끝에 손잡이가 있어 이것을 돌리면 새들이 로봇처럼 움직이며 지저귈 것 같네요. 그 소리가 진짜 새소리처럼 맑고 밝지는 않겠지요? 끼익 끼익,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게 왠지 오싹한 느낌마저 듭니다.
클레는 선을 기계적인 느낌으로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바탕을 칠한 종이 위에 검은색 유화 물감이 칠해져 있는 종이를 덮고, 그 위에 미리 그려놓은 밑그림을 겹쳐 놓았어요. 밑그림의 선을 따라 뾰족한 도구로 꾹꾹 눌러 그림을 그리면 검은색 유화 물감이 바탕 종이에 찍혀 나옵니다. 클레는 이런 방법으로 인쇄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습니다.
이처럼 기계의 특징을 강조하니 새들은 자유와 기쁨을 잃고 그저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는 불쌍한 새들이 됐습니다. 클레는 20세기 유럽 문명이 기술과 이익만 강조하다가 인간성을 잃고 스스로 파괴되는 게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그 걱정을 이 로봇 새들의 모습에 담았지요. 저 로봇 새도 언젠가 진짜 새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 가지 더~ 클레는 다양한 선을 활용해 재미있는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입니다. 흔히 선은 윤곽과 형태를 표현하는 데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겹쳐 그어 입체감과 질감을 표현하고 굵기나 빠르기를 조절해 감정과 생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파울 클레(1879~1940) 파울 클레는 스위스에서 음악교사인 아버지와 성악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습니다. 클레는 구체적인 형상을 묘사하는 것보다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추상화의 세계를 연 대표적인 화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여성동아 2008년 10월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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