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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씩씩한 며느리로 인기! 김나운

‘실제 결혼생활 & 고부 갈등 없이 사는 비결’

글·김수정 기자 / 사진·홍중식 장승윤 기자 || ■ 헤어·정현정파라팜 ■ 소품협찬·르쿠르제

입력 2008.09.18 14:46:00

인기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연하의 남편과 결혼,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맏며느리 노릇을 해내고 있는 김나운. 실제로도 세 살 연하의 남편과 살고 있는 그가 결혼생활과 고부 갈등 없이 사는 비결을 들려줬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씩씩한 며느리로 인기!  김나운

“아유~ 저는 가출하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처럼만 산다면 그런 생각을 할 필요도 없지만요(웃음).”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엄마 ‘한자’의 가출이 화제다. “가정을 버린 채 자유만 원하는 모습은 무책임하다”와 “엄마도 여자로서의 꿈이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지난 2005년 봄 세 살 연하의 남편 조수영씨와 결혼한 ‘주부’이자, 드라마에서 한자의 며느리 ‘미연’을 맡고 있는 김나운(38)과 마주 앉았을 때 그가 꺼낸 첫마디도 바로 ‘엄마의 가출’이었다.
“이해는 가요. 이제 겨우 결혼 4년째에 접어든 저도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안 하고 놀고 싶은데, 40년 동안 시부모 모시고 아이 셋 낳아 기른 한자는 어떻겠어요. 살림하고 아이 키우다 보면 여자로서의 삶을 잊게 되고, 어느 순간 인생이 허무해 질 것 같아요. 다행히도 저는 남편과 시부모님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요. 특히 시어머님은 ‘기왕 연기하는 거 열심히 해라’ ‘좀 더 예쁘게 나오면 좋겠다’며 격려해주시고요.”

“결혼 초에는 밥도 할 줄 몰랐는데 지금은 60인분 나물도 거뜬히 무쳐요”
드라마 속에서 4대가 함께 사는 집안의 살림을 꾸리고 있는 그는 요즘 어디를 가도 사랑받는다고 한다. 식당에 가면 한자의 가출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시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는 든든한 며느리”라며, 반대하는 사람들은 “집안 살림을 혼자 떠맡게 돼 안쓰럽다”며 그에게 음식을 더 챙겨준다고. 또 극중 세탁소를 운영하는 다섯 살 연하의 철없는 남편 ‘영일’을 내조하는 그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영일이가 장가를 잘 갔다”며 흐뭇해하기도 한다고.
“처음 김정현씨와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로 잘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제 남편처럼 챙겨야 드라마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나자마자 전화번호, 주소를 교환한 뒤 정현씨 집으로 간장게장을 보내줬죠. 지금은 휴일에 저희 남편과 함께 제트스키를 타러 갈 정도로 각별해졌어요.”
그는 “실제 연하 남편과 살다 보니 극중 상황이 빨리 이해되고, 상대배우와도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운은 지난 2003년 친구들 모임에서 남편 조수영씨를 처음 만나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다 1년간 교제한 뒤 결혼했다. 김나운은 털털한 자신과 달리 꼼꼼하고 자상한 조씨의 모습에 반했지만, 남편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 때문에 처음엔 결혼을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가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붙잡고 설득한 건 조씨였다고.
“남편이 발 벗고 집안일을 한다거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가 아침밥을 꼭 챙긴다거나 하는 원칙은 없어요. 그때그때 시간 있는 사람이 집안일을 하죠. 각자의 생활을 이해하지만, 저는 남편이 집에서 기다린다는 걸 알기에 촬영이 끝난 후 회식에 잘 참석하지 않고 남편 역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도 시간이 늦어지면 집으로 돌아와요. 결혼 후 배려와 양보를 배웠죠.”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씩씩한 며느리로 인기!  김나운

지금은 수준급의 살림솜씨를 발휘하지만 신혼 초 김나운은 요리는커녕 세탁기 돌리는 법도 잘 몰라 고생했다고 한다. 결혼한 뒤 처음 만든 음식이 어묵국이었는데, 요리하는 법을 몰라 마트에서 어묵을 사다 그 안에 든 수프를 넣어 국을 끓였다고. 서툰 요리솜씨였는데도 남편은 그런 그를 탓하지 않고 고마워했다고 한다. 그런 남편의 반응에 살림에 재미를 붙인 김나운은 구두와 옷 대신 점점 그릇, 주방기기로 관심을 돌렸다고 한다.

그의 주방에는 대용량 냄비가 여러 개 있는데,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출연 중인 배우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고, 주말에는 가까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조촐한 파티를 연다고 한다. 그는 “60인분의 나물을 거뜬히 무치고 바비큐·민어구이 등 어려운 요리도 척척 해낸다”고 말했다.
“결혼해 살다 보니 식성도 변하더라고요. 결혼 전에는 채소를 주로 먹었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 식성을 따르다 보니 요즘은 고기를 즐겨 먹어요. 예전에는 배부르면 잠을 못 잤는데 지금은 배가 불러야 잠이 오죠(웃음). 남편도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결혼 후 체중이 20kg 정도 불어 총각 때 입던 옷을 하나도 못 입어요. 제가 살 빼라고 구박하기도 하는데, ‘결혼 후 너그러워지고 후덕해졌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듣기 싫지가 않더라고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씩씩한 며느리로 인기!  김나운

세 마리의 불독과 한 마리의 유기견에게 정을 쏟고 있는 그는 드라마가 끝나는 대로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샤워를 같이하고, 싸우더라도 팔베개를 하고 잔다”며 부부금실을 자랑하는 그에게 다툰 적은 없냐고 묻자 그는 신혼 초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쇼핑을 좋아하던 그가 남편 모르게 김치냉장고에 구두와 가방을 넣어뒀다가 들킨 것. 김치냉장고 문을 열다가 주변 물건들이 쏟아져 남편이 알게 됐는데, 남편은 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무심결에 아내에게 무섭게 대한 적이 있나 하며 미안해했다고 한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알아요. 요즘은 남편이 담배를 피우거나 젖은 수건을 다시 쓸 때 잔소리하는 게 싸움의 전부예요. 며칠 전에 계단에서 넘어져 어깨를 다쳤는데 좀처럼 병원에 가지 않으려 해서 아침에 한 소리했고요.”
그는 “연하의 남편과 산다고 해서 무조건 내 의견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소소한 일을 결정할 땐 내 목소리가 커지고 남편이 ‘우리 마누라 말이 맞아~’하고 따르지만, 큰일을 결정할 땐 남편 말을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얼마 전 남편의 의견에 따라 단독주택으로 이사했어요. 아파트보다 주택 관리하는 게 힘들 것 같아 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남편이 어릴 적부터 계속 주택에 살아온 데다 답답한 걸 싫어해 이사를 했죠. 그런데 막상 이사하고 나니 언제든지 거닐 수 있는 마당이 있고 꽃나무도 있어 남편보다 제가 더 좋아해요.”
그는 마당에 도라지꽃·매발톱꽃·방울토마토 등을 심어 키운다고 한다. 가을에는 모과나무에 열리는 모과를 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라고.
결혼 후 1년 가까이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그는 “할머니와 함께 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어 매일 안부인사를 드리지만 혼자 계실 걸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께서 ‘더 늦기 전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너희들도 나가 살면서 신혼재미를 느껴보라’며 분가하라고 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 요리와 살림을 가르쳐주셨고,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토닥거려주셨거든요. 요즘 시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에요.”
시부모는 그를 딸처럼 아껴준다고 한다. 특히 시아버지는 화이트데이 때 사탕을 챙겨주는 등 며느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고. 그는 “생선을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직접 수산시장에서 장을 보고, 며느리를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낭만적인 분”이라고 설명했다.
“결혼 전 시아버지가 ‘나운아, 강릉집으로 회 먹으러 갈까’ 하시기에 따라간 적이 있어요. 서울에 있는 횟집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강원도 강릉까지 가시더라고요. 밤 10시가 넘은 시각인데다 다음 날 촬영이 있어서 걱정했더니 ‘너는 뒷좌석에 누워서 대본을 외워라’ 하시며 차 내부의 전등을 켜주셨어요. 강릉에 도착했을 때 마침 하늘에서 눈이 내렸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시아버지와 함께 눈을 맞던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일하는 며느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시어머니는 그가 나오는 드라마를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조언해준다고 한다. 그가 지난 2006년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조금 모자란 듯한 ‘명자’를 연기하면서 시부모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자 시어머니는 “그런 생각 갖지 말고 열심히 해라. 나는 네가 연기 못한다고 흠 잡히는 게 더 싫다”며 용기를 줬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스태프와 출연자들을 위해 드라마 촬영장으로 70인분의 샌드위치를 보내왔다고.
“촬영 때문에 종종 통화하기가 어려워 ‘어머니, 편지를 써서 퀵으로 보내야겠어요’ 했더니 ‘어머,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웃으시더라고요. 어머니는 제가 씩씩한 며느리를 연기하는 걸 좋아하면서도 더운 날씨로 인해 지칠까봐 ‘밥은 먹었니’ ‘몸 조심해라’ 같은 말을 빠뜨리지 않고 하세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씩씩한 며느리로 인기!  김나운

시부모, 시할머니에게 하루빨리 아이 안겨드리고 싶어
그는 고부 갈등을 겪은 적이 없다고 한다. 남편과 의견이 안 맞을 때마다 시어머니가 무조건 그의 편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시부모를 잘 따르는 그에게 늘 고맙다고 말하는 남편 역시 그의 부모와 동생에게 아들처럼, 오빠처럼 대한다고 한다.
아이 대신 세 마리의 불독과 한 마리의 유기견에게 정을 쏟고 있는 그는 “서둘러 아이를 가져 가족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하느님은 제가 엄마로서의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하시나봐요. 이번 드라마에서 임산부 연기를 했더니 몇몇 분은 제가 진짜 임신한 줄 알았대요. 예전에는 주위 사람들이 ‘아이가 왜 없냐’고 물을 때마다 상처가 됐는데, 지금은 저희만큼 아이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해요.”
‘엄마가 뿔났다’에서 임산부 연기를 실감나게 하기 위해 극 초반 9kg을 찌웠다가 뺀 그는 최근 들어 다시 4kg을 찌웠다고 한다. 극중 둘째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인데, 그는 “몸무게를 다시 뺄 생각을 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타고난 연기자라면 노력을 덜 해도 될 텐데 저는 그렇지 않잖아요. 여자로서 살을 찌운다는 게 쉽지 않지만 ‘내가 언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어’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살은 금방 찌우고 뺄 수 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잖아요.”
김나운은 시간이 날 때마다 남편과 산책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결혼생활을 즐긴다고 한다. 남편은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그를 배려해 골프나 걷기 운동을 함께한다고. 특히 몇 달 전, 김나운이 폐렴으로 쓰러진 이후 아내의 건강에 남달리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밤에 자주 영화를 보러 가요. 한번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했더니 남편이 캐릭터 인형과 잠옷을 사주더라고요. 대개 아내들이 남편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조른다는데, 저희는 ‘이렇고 저런 얘긴데 정말 재밌대~’ 하면서 남편이 저를 부추겨요.”
그는 드라마 촬영이 끝나는 대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여행스케줄을 짜는 것은 세심한 남편의 몫인데, 촬영으로 지친 아내를 배려해 무리하지 않는 코스로 다녀올 계획을 짰다고.
“남편이 ‘사랑해’ 하면 저는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고 마는데, 한번은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니…’ 하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어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아끼면서 지금처럼만 살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8년 9월 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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