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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물랭 루즈: 라 굴뤼

댄스홀의 역동적이고 들뜬 분위기 담은

2008. 09. 04

물랭 루즈: 라 굴뤼

로트레크, 물랭 루즈: 라 굴뤼, 1891, 석판화 포스터, 191×117cm, 개인 소장


툴루즈 로트레크는 광고 포스터를 예술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화가입니다. 로트레크 이전에는 포스터를 중요한 예술작품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트레크의 멋진 포스터가 파리 시내에 나붙자 사람들은 포스터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몰래 떼어 소장하는 사람들마저 생겨났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거저 가져가다시피 했지만 오늘날 로트레크의 포스터는 매우 비싸게 거래되는 명품이 되었답니다. ‘물랭 루즈: 라 굴뤼’는 로트레크의 포스터 가운데 대표적인 걸작이지요. 물랭 루즈는 ‘붉은 풍차’라는 말로, 파리 몽마르트에 있는 댄스홀입니다. 라 굴뤼는 거기서 춤을 추던 춤꾼이고요.
지금 포스터 한가운데서 치마를 들고 한쪽 다리를 뻗고 있는 이가 라 굴뤼입니다. 그녀의 본명은 루이즈 베버로, 세탁부 생활과 서커스단 생활을 거쳐 몽마르트의 유명한 춤꾼이 되었습니다. 그림에서 라 굴뤼가 아주 흥겹게 춤을 추니 둘러선 사람들도 몸을 들썩입니다.
라 굴뤼의 이 신나는 춤에 맞춰 앞쪽에서 한 남자가 코믹한 자세로 끼어들고 있습니다. 발랭탱 르 데조세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노는 것을 좋아하기로 매우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닭이 모이를 쪼러 가듯 머리를 까딱까딱하며 춤을 추곤 했답니다. 그 독특한 자세를 이 그림에서도 아주 생생히 엿볼 수 있네요.
포스터로 제작하느라 형태의 선을 살리고 색상을 단순화해 표현한 그림이어서 유화처럼 대상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댄스홀의 역동적이고 들뜬 분위기는 그 어떤 그림보다 잘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 어깨마저 왠지 들썩들썩하지 않나요?

한 가지 더~ 석판화는 판화의 일종입니다. 판화는 판을 파서 볼록한 부분에 잉크를 묻혀 찍는 볼록판화와 오목한 부분에 잉크를 넣어 찍는 오목판화, 그리고 평평한 면에 잉크를 묻혀 찍는 평판화가 있습니다. 석판화는 평판화입니다. 물과 기름이 반발하는 성질을 이용해 판에 물이 스며든 부분에는 잉크가 묻지 않고 나머지 부분에 잉크가 묻어 이미지를 나타내게 됩니다.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 어릴 때 사고로 두 다리가 부러져 키가 충분히 크지 못했습니다.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열심히 그려 유명한 화가가 되었습니다. 댄스홀과 카바레, 경마장 등을 배경으로 19세기 말 파리 사람들의 흥겨운 일상을 생생히 포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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