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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부부 사는 이야기

결혼 10주년 맞아 리마인드 결혼식 올린 이옥주 솔직고백

글·최숙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08.22 13:43:00

지난 98년 결혼해 두 아들, 입양한 막내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일구고 있는 이옥주·토머스 거슬러 부부가 최근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괌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올렸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이옥주를 만나 문화 차이,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을 들었다.
결혼 10주년 맞아 리마인드 결혼식 올린 이옥주 솔직고백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다가 98년 미국인 토머스 거슬러씨(42)와 결혼한 이옥주(39)가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괌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올렸다. 꼭 10년 전처럼 이 부부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목사 앞에서 결혼 서약을 했다. 달라진 점은 10년 전 이옥주의 친구가 받았던 부케를 이번에는 올해 칠순을 맞은 그의 친정어머니가 받았다는 것과 이 부부의 곁에 사랑스러운 세 아이 대니(9) 토미(5) 재클린(3)이 생긴 점이다.
“10년 만에 웨딩드레스를 다시 입으니까 지나온 세월이 떠오르면서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그동안 열심히 살았어. 그러니 오늘은 칭찬받아도 돼’라는 생각이 들어 저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어요. 마치 마라톤을 하다가 문득 멈춰서서 뒤를 돌아봤을 때 ‘어머, 내가 저만큼 달려온 거야’라는 뿌듯함과 함께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도 왠지 쉬울 것 같은 느낌과 비슷했죠.”
리마인드 웨딩은 그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고 한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부부에게나 결혼 10주년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겠지만 미국인 남편과 결혼, 신혼 초 문화 차이로 많은 갈등을 겪었던 이옥주에게는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지난 10년 돌아보면 우여곡절 많았지만 이만하면 잘 살았다는 생각 들어요”
“저희 부부는 진짜 싸움을 많이 했어요. 두 사람 모두 결혼 전 오랫동안 혼자 사는 데 익숙해졌던 터라 함께 살려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다 보니 밤 12시에도 친한 연예인들한테 ‘지금 뭐하고 있냐?’고 전화가 왔어요. 술 마시고 새벽 3~4시에 들어가는 날이 많다 보니 남편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었죠.”
가족 중심 사회인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남편의 입장에서는 가정보다 방송 일에 더 신경 쓰고 밤 늦게 들어오는 아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거의 매일같이 화를 냈고 그도 ‘당신은 왜 나를 이해해주지 않느냐’면서 남편을 탓했다.
이옥주는 “신혼 초에는 정말 지긋지긋하게 죽기 살기로 싸우며 이혼하자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고 한다. 진짜 이혼할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지만 부부싸움이 격해지다 보면 속마음하고는 달리 ‘이혼’이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더라는 것.
결혼 10주년 맞아 리마인드 결혼식 올린 이옥주 솔직고백

“영어로 싸우다 보면 남편이 먼저 울어요. 싸우다가 어느 한 사람이 먼저 울면 그 사람이 피해자고 울린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어떡해요. 남편이 울면 제가 달래야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싸움이 줄어들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게 됐다고 한다. 이옥주는 되도록이면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애썼고 그럴 때마다 남편도 그에게 고마워했던 것.
99년 아들 대니를 낳은 이 부부는 200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혼혈인 대니를 한국에서 키우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남편 토머스도 미국에서 일을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두 사람은 미국으로 옮겨가며 당시 콜로라도에 있는 시집에 들어가 살았는데 그 때문에 이옥주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적잖이 맘고생을 했다고 한다.
“제가 양식 요리를 못하니까 시어머니께서 혼자 하루 세끼를 준비하셨어요. 게다가 동네 지리를 몰라서 집에만 있으니까 시어머니가 답답하셨는지 ‘밖에 좀 나가 돌아다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길을 알아야 나가든지 하죠(웃음).”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다. 매일 양식을 먹다 보니 한국 음식 생각이 간절해진 그가 아침에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그때 마침 시어머니가 그걸 보고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집안의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열고 그것도 모자라 그의 앞에 앉아서 눈살을 찌푸리며 부채질을 했던 것. 이옥주는 “그 순간 어찌나 서럽던지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은 어려서 기어다니면서 이것저것 물건들을 만지기도 하잖아요. 그때마다 시어머니께서 “대니, 만지지 마. 3백만원짜리야! 대니, 만지지 마. 그건 얼마짜리야!”하시는 거예요. 아이가 뭘 만질 때마다 꼭 돈과 연결지으며 못 만지게 하니까 서운하더라고요. 시어머니한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신랑에게 울면서 화를 냈어요. 당신 어머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요. 정말이지 그때는 대니를 데리고 당장이라도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이옥주의 동서는 그보다 한 살 어린데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라고 한다. 동서의 집을 찾은 시어머니가 조금이라도 기분 나쁜 내색을 하면 “여기는 내 집이니 당장 나가시라”며 몰아붙인다는 것. 이옥주는 “그럴 때마다 할 말 다하는 동서 앞에서 쩔쩔매는 시어머니를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지만 미국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 냉정하다”고 말한다.
그는 시어머니가 둘째 아들 토미에게 했던 일을 예로 들었다. 시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있던 토미가 흙 묻은 신발로 시어머니의 신발을 툭 건드려 신발에 흙이 조금 묻자 시어머니가 몹시 언짢아하며 토미의 등짝을 찰싹 소리나도록 때렸는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얘기를 미국 친구들한테 했더니 모두들 펄펄 뛰면서 “당장 시어머니를 고소하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이옥주는 이 일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는 결국 시부모와 두 달 정도 함께 살다가 분가를 했다. 시집에서 나오면서 남편에게 “당신 어머니 우리 집에 못 오시게 하라”고 모진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시부모가 대니가 보고 싶어 찾아오자 시어머니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버렸고 그날부터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편에게 가사 분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대신 칭찬 많이 해요”
결혼 10주년 맞아 리마인드 결혼식 올린 이옥주 솔직고백

지난 6월 괌에서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리마인드 웨딩을 올린 이옥주·토머스 거슬러 부부. 두 아들, 막내딸이 자리를 함께 했다.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솔직히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을 때는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시어머니도 갱년기였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셨을 거예요. 저희 부부가 시부모와 같이 살았던 이유는 정도 붙이고, 손자 보는 재미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서였어요. 또 서둘러 집을 사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당분간 얹혀살면서 천천히 집을 얻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던 것 같아요. 결혼하고 4~5년 정도 지나면서부터 시어머니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대니와 토미, 아들이 둘 있는데도 남편 토머스가 입양을 원해 2006년 딸 재클린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 이옥주는 “아이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 또 셋이 됐을 때 남편의 행동이 다르다”고 말했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피크닉도 자주 가고 그림책도 많이 읽어주던 남편이, 아이가 둘이 되자 예전만큼 육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는 것. 이옥주는 피크닉은커녕 집밖에도 잘 안 가려고 하는 남편과 자주 실랑이를 하곤 했는데 재클린까지 아이가 셋이 되자 남편이 책임감을 더 느끼고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여자가 못 박으면 남자가 망치질 안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아내가 못이라도 하나 박게 되면 남편이 ‘어, 당신 잘하네’ 하면서 다음부턴 안 도와주니까요. 저는 제발 아내들한테 부탁하고 싶어요. 뭐든지 혼자 하지 말라고요(웃음).”
그는 대신 남편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라고 말한다.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줄 때 으레 그러려니, 하지 말고 ‘진짜 잘한다’는 등의 말로 고마움을 표현하라는 것. 이옥주는 “신혼 때는 호르몬에 의해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남편과 10년 정도 살다 보면 의지로 사랑하면서 사는 게 부부인 것 같다”고 한다.
“자식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사랑하게 되지만 남편은 해를 거듭할수록 내가 노력해야 사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자식보다는 남편을 더 먼저 사랑하려고 하고 아이들한테도 엄마는 너희들보다 아빠를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이옥주는 아이들한테도 맛있는 음식이나 좋은 물건이 있으면 항상 ‘엄마가 먼저…’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한다. 엄마가 존중을 받아야 그 가정이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남편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것 같다”면서 “그러면 태권도장을 세워서 입양아들에게 태권도를 무료로 가르칠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3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고.
결혼 10주년 맞아 리마인드 결혼식 올린 이옥주 솔직고백

“어느 부부든 10년 정도 살다 보면 권태기를 겪기도 하고 위기를 맞기도 하죠. 그럴 때 아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부부 사이가 나빠져 이혼 위기가 찾아와도 주변 사람들 얘기는 듣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이 책임감 없이 얘기하는 극단적인 조언들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부부마다 상황이 다르고, 또 부부의 문제는 두 사람만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이옥주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터득하고 배운 삶의 지혜가 너무도 많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여성동아 2008년 8월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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