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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그녀

다양한 모습으로 브라운관 누비는 ‘싱글맘’ 이일화

글·김수정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의상협찬·플로체 비아트 소다 by DFD 악세서리라이즈 ■ 헤어·에스더(애브뉴준오) ■메이크업·연정(애브뉴준오) ■스타일리스트·김자영

입력 2008.08.22 10:51:00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췄던 탤런트 이일화가 최근 방송 3사를 오가며 부쩍 연기 욕심을 내고 있다.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 열심히 살아간다는 그에게 그간의 생활과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얘기를 들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브라운관 누비는 ‘싱글맘’  이일화

바람 한 점 없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도 이일화(37)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즘 KBS ‘돌아온 뚝배기’, MBC ‘달콤한 인생’, SBS ‘일지매’에 출연 중인 그는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본을 손에서 놓지 못할 만큼 바쁘게 살지만 데뷔 이후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돌아온 뚝배기’ 촬영을 앞두고 잠시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어요. 순간 ‘내가 이렇게까지 일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다가 ‘무슨 소리야. 바쁘게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하며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메이크업을 하면서 대본을 외우고 밥을 먹다가도 대사를 중얼거렸는데 그런 노력 덕분인지 순조롭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하얀색 민소매 블라우스와 체크무늬 주름스커트를 입은 그는 나이보다 앳돼 보이고 군살 없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어려 보이는 것도 좋지만 제 나이로 보이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며 부끄러워했다.
“특별히 피부나 몸매 관리를 받진 않아요. 다만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보내겠습니다’라고 기도한 뒤 억지로라도 활짝 웃죠. 그러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거든요. 보양식으로 보신탕과 흑염소를 먹은 적도 있는데 체질적으로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보다는 어떤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먹되 폭식하지 않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인 것 같아요.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가끔씩 위가 아플 정도로 많이 먹고 ‘내가 왜 이랬지?’ 하면서 후회하기도 해요(웃음).”

아이와 함께 발레 배우고 학교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그는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둔 엄마다. 싱글맘인 그에게 아이는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딸 얘기를 꺼내자 얼굴이 상기된 그는 교육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가 커졌고 아이 자랑을 할 때는 수다쟁이가 됐다. 평소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한다는 그는 “딸이 최고의 모니터요원”이라며 웃었다.

“‘일지매’에서 아들 겸이를 애써 모른 척하며 자신에게 돌을 던지라고 강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스펀지로 만든 돌이 무게감 없이 제 이마를 튕겨나가는 걸 보며 ‘스펀지 속에 진짜 돌을 넣었더라면 더 실감났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어우~ 느끼해’ ‘예쁜 척하지 마’ 하며 제 연기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딸이 그날따라 아무 말을 안 해 내심 서운했는데, 얼마 뒤 아이가 아는 언니에게 ‘‘일지매’에서 돌 맞은 여자가 우리 엄마예요’ 하면서 으쓱해하더라고요. 학원 친구들과 선생님에게도 자랑했다는 말을 듣고 흐뭇했어요.”
그의 딸은 성격이 밝아 작은 일에도 잘 웃는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를 닮아 예쁠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오랫동안 발레를 배워서 몸매는 예쁜데 얼굴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아이가 엄마 뜻대로 자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웃음). 곁에서 챙겨줄 때는 공부를 곧잘 했는데, 바빠지면서 소홀히 했더니 성적이 조금 떨어졌어요. 하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유학이다, 선행학습이다 하며 주위에서 자극을 주지만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그는 아이와 함께 발레학원에 다닌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현대무용을 배운 이일화는 “훗날 연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아이와 함께 수강신청을 했다. 10년 뒤 딸과 함께 발레 공연을 여는 게 작은 목표”라고 말했다.
“혹시 엄마가 학원에 오는 걸 쑥스러워할까봐 ‘민아가 다니는 학원에서 배울 건데 괜찮니?’라고 물으니 ‘그럼, 당연하지’ 하더라고요. 민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아이들 틈에 껴 배우려니 첫날엔 오히려 제가 부끄럽더라고요. 아이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열심히 했는데, 그날 딸아이의 일기장에 ‘엄마가 오늘 발레를 처음 배웠다. 정말 웃겼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유연하게 잘했다’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배우는 게 나의 교육방침이다’ 같은 거창한 말을 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그는 되도록이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얼마 전부터는 녹색어머니회에 참여해 학생들의 등교를 돕는다고 한다.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처음 하던 날 민아가 직접 골라준 옷을 입고 나갔어요. 한창 교통지도를 하는데 멀리서 아이가 외할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게 보였죠. 아이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큰 목소리로 ‘충성!’ 했더니 부끄럽다며 부리나케 들어가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그런 제 행동이 싫지 않은 것 같았어요. 민아가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아침마다 ‘우리 공주 일어났니?’ 하면서 사랑을 표현했어요. 아이가 잘못을 저지를 때는 매를 들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에게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다고 말해줬어요”
“싱글맘으로 사는 데 어려움은 없냐”고 묻자 그는 “부모님이 육아를 도와주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을까. 아빠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고 대답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부터 모든 일을 터놓고 얘기했어요. 그러면서 ‘비록 네가 자라는 환경이 남들과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가족의 모습이 있고, 어느 곳에서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잘 받아들이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순 있겠지만 정신적인 고통까지 아이에게 겪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싱글맘의 현실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발랄하게 아이를 키울 거예요.”
그는 아이가 연기자가 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생각이라고 한다. 예술적 기질이 강한 아이의 개성을 되도록 살려주고 싶다고.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일과 육아를 현명하게 병행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지난 91년 SBS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96년 이혼 후 호주로 유학을 떠났고, 2001년 귀국한 뒤에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게 벅차 일을 소홀히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고.

“당시에는 일보다 육아가 우선이었거든요. 들쭉날쭉한 스케줄 때문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연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하려 했죠. 그러다 보니 공백기가 길어졌고, 복귀할 시기를 놓쳤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연기가 그립더라고요. 예전에는 ‘배우가 천직’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그 뜻을 이해하게 됐고, 작은 배역이라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이후 MBC ‘베스트극장’, SBS ‘서동요’ 등에 출연하면서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개했다. 원래 내성적인 편이던 그는 “연기를 하려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애쓰며 성격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연기자로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아요. 젊은 시절에는 일이 많으면 많다고, 적으면 적다고 불평했거든요. 다른 연기자보다 비중이 작은 배역이 주어지면 자존심 상해했고, 악역을 맡는 것도 두려워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요. 출연 분량이 적어도, 대사가 없어도 캐릭터에 끌리면 무조건 해요. 처음 엄마 역할을 제의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고 도전한 이유도 또래의 다른 연기자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제가 누구보다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그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는 요즘, 촬영 직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고 한다. 맡은 인물이 비록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어 설득력 있게 그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특히 ‘돌아온 뚝배기’의 윤마담은 천박하게 그리지 않으려고 애써요. 18년 전 방송된 ‘서울뚝배기’에서 김애경 선배가 같은 배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는데, 그 일을 떠올리면 위축될까봐 아예 새로운 캐릭터라고 생각하죠. ‘일지매’ 촬영 때는 외유내강의 모성애를 이해하기 위해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봐요. 어유~ ‘달콤한 인생’을 생각하면 머리가 더 복잡해져요. 저보다 덩치가 훨씬 큰 (이)동욱씨를 안아주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누나처럼 보이진 않을까 어찌나 마음 졸였는지…(웃음).”



이웃의 상처 보듬는 사람 되는 게 꿈
다양한 모습으로 브라운관 누비는 ‘싱글맘’  이일화

젊은 시절에는 자존심 강하고 욕심도 많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일화.


그는 “평소 마인드컨트롤을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긍정의 힘을 믿는다”고 대답했다. 여전히 우울할 때가 많지만 작은 일에 크게 감동하고, 소리 내어 웃으려고 노력한다고.
현재 한성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다니고 있는 그는 틈틈이 치유상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면 지인들과 성경공부를 하며 마음을 다스린다고. 그는 “기회가 된다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람들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테레사 수녀처럼 이웃을 이해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전에 정애리 선배가 사회복지시설 아이들을 촬영장에 데려와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게나마 ‘사랑의 밥차’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빈민촌에 가 공동화장실을 지어줬어요.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는데, 시간이 허락된다면 오는 9월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어요.”
그의 또 다른 꿈은 배우로 인정받는 것이다.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민아에게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 예쁜 역할을 맡을 수 없어’라고 말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마음속으로 ‘대신 너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게’ 하고 다짐했어요. 저예산 영화나 연극, 뮤지컬에도 꾸준히 참여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히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8년 8월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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