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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특별한 여름 여행

승봉도·사승봉도

기암괴석 구경하고 아름다운 해변 걸어요~

기획·송화선 기자 글·이시목‘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8. 08. 19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지는 8월, 배를 타고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인천항에서 쾌속정으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승봉도·사승봉도는 섬 여행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곳. 광활한 모래밭 트레킹부터 해수욕, 모래찜질, 갯벌체험, 캠핑까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승봉도·사승봉도

승봉도는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속한다.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4개의 유인도 중 하나로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는 1시간 20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곳.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 전체가 ‘봉황이 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승봉도(昇鳳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느린 걸음으로 3~4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고 아담하지만, 구석구석 볼거리는 풍부하다. 가장 먼저 눈길이 닿는 곳은 기암괴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승봉도 해변. 약 10km에 걸쳐 펼쳐진 해안선 곳곳에 파도가 만들어낸 특이한 바위와 기암절벽, 동굴이 즐비하다. 이곳에서는 해수욕과 낙지 잡기, 바지락 캐기 등도 즐길 수 있어 가족이 함께 놀기 좋다.
승봉도에서 통통배를 타고 10분가량 더 들어가야 닿는 승봉도의 부속 섬 사승봉도는 이름에 ‘모래 사(沙)’자가 붙었을 만큼 모래가 지천이다. 바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작은 섬에서 무인도 여행의 정취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금빛 백사장과 진귀한 기암괴석의 유혹, 승봉도
승봉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이일레해수욕장이다. 선착장에서 섬의 남쪽으로 1.2km 남짓 떨어져 있는 이곳은 승봉도 유일의 해수욕장. 바닷물이 깨끗하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와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바다 앞으로는 길이 1.3km, 폭 40m 크기의 금빛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그리 넓지는 않지만 해질 녘이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수욕장 앞에는 하루 400여 톤의 지하수를 퍼올려 사용하는 샤워장도 있어 편안히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뒤편 숲은 트레킹 코스다. 산책로의 길이는 약 1.2km인데, 울창한 해송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20~30분쯤 걷다 보면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서 승봉도의 남동쪽 해안 부두치에 닿는다. 파도가 많이 부딪친다 해서 ‘부디치’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어우러져 형성된 아름다운 해변. 썰물 때면 해변 앞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목섬까지 모래밭으로 연결돼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이 모래밭에서는 바지락도 캘 수 있는데, 1시간이면 비닐봉지 하나가 가득 찰 만큼 바지락이 풍부하다.
목섬을 돌아 북동쪽 소리개산 밑으로 가면 삼형제바위 해변에 닿는다. 촛대바위와 인접한 이곳은 6월이면 해당화가 군락을 이뤄 피는 곳. 삼형제바위의 위용도 볼만하지만 이곳에서 해당화 너머로 바라보는 촛대바위의 풍경이 멋스럽다. 이름 그대로 촛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쩌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는 촛대바위는 언제나 낚시꾼들이 앉아 있는 승봉도의 바다낚시 포인트. 우럭·놀래미 등이 많이 잡힌다. 촛대바위에서 섬의 서쪽 방향으로 북쪽 해안을 타고 역시 20~30분 정도 걸으면 승봉도의 또 다른 명물인 남대문바위에 이른다. 마치 사람이 만들어놓은 문처럼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데, 썰물 때면 이 기암절경 가까이까지 다가갈 수 있다. 바위 사이 구멍으로 연인이 통과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어 손을 다정하게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이 유난히 자주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남대문바위 옆에 있는 부채바위도 놓치면 아까울 볼거리. 햇빛을 받으면 황금색으로 변하는 부채바위의 이름은 바위 위에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금은 소나무의 모양이 그다지 멋스럽지 않지만, 승봉도 토박이들에 따르면 예전엔 부채처럼 쫙 펼쳐져 있어 빼어난 풍광을 선보였다고 한다.

승봉도·사승봉도

1 관리인 한 명 외엔 사람이 살지 않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사승봉도 전경. 2 바다 앞으로 길이 1.3km, 폭 40m 크기의 금빛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 3 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 뒤편 해송 산책길.


모래와 바람이 만든 새하얀 낙원에서 맨발 산책, 게 잡이 즐겨요~ 사승봉도
승봉도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사승봉도다. 승봉도에서 통통배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사승봉도는 개인 소유의 섬. 관리인 1명이 살고 있지만 무인도라 해도 무방할 만큼 사람의 손때를 거의 타지 않아 ‘원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하얀 모래밭과 맑고 푸른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특히 섬 전체에 펼쳐져 있는 하얀 모래밭의 정취가 남다른데, 하루 두 차례 썰물 때면 동북쪽으로 길이 2km 폭 200m, 서북쪽으로 길이 2.5km 폭 1km의 드넓은 모래밭이 펼쳐진다.
바다 물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래밭길은 걷기에도 좋다. 걸을 때는 파도와 모래알의 감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맨발이 제격. 발가락을 비집고 드는 모래알의 감촉이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다. 선착장에서 섬의 서쪽에 있는 해발 78m 높이 모래 언덕 꼭대기까지 걸어갔다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아이들과 함께라면 눈을 감고 걸어보는 것도 좋다. 이곳의 모래밭은 넓고 편평한데다 단단하기까지 해 아이와 함께 걸어도 안전한데, 눈을 감은 채 걷다 보면 발밑에서 사각거리는 모래소리와 먼 곳에서 아늑하게 울리는 바다 소리가 꽤나 감동스럽다.

승봉도·사승봉도

2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어우러져 형성된 승봉도 부두치 해안. 2 승봉도의 바다낚시 포인트로 우럭, 놀래미 등이 많이 잡히는 촛대바위.


사막처럼 펼쳐진 모래밭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이기도 하다. 모래밭 사이로 작은 구멍을 뚫어놓는 게를 뒤쫓으며 놀다 지치면 골뱅이 캐기나 갯고둥 따기도 해볼 만하다. 섬의 서북쪽 모래밭 끝 갯바위에는 갯고둥과 소라가 잔뜩 붙어 있고, 드넓게 펼쳐진 모래밭에는 골뱅이가 지천이다. 호미나 손으로 살짝 파기만 해도 주먹만 한 골뱅이가 꼬물거리며 등장해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엔 캠핑도 즐길 수 있다. 모래밭 뒤에 있는 수풀 지대나 해송 숲이 캠핑 포인트. 텐트를 가지고 가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데, 어둠이 내린 무인도에서 텐트 창을 열고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무척 낭만적이다. 문제는 사승봉도에 편의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 해수욕한 뒤 간단하게 몸을 씻을 수 있는 우물 두 개를 제외하고는 캠핑객을 위한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미리 꼼꼼한 준비를 해야 한다.
승봉도 선창휴게소에서 사승봉도까지 배를 운항하는데, 5인 이상 승선 시 1인당 왕복 1만5천원(초등학생 이하 7천원), 5인 미만의 경우는 기본요금 7만원이다. 피서철에는 섬 관리비로 1인당 2천원의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 캠핑을 할 때 텐트 사용료는 3인용 기준 하루 1만원이다.





▼ 알아두세요~
찾아가는 길
인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승봉도행 배를 탄다. 우리고속훼리(032-887-2891~5 www.urief.co.kr, 1시간 30분 소요) 소속 레인보우호와 대부해운(032-887-6669 www.daebuhw.com, 1시간 50분 소요) 소속 대부고속훼리 5호가 운항되고 있다. 레인보우호의 경우 어른 왕복 3만8천5백원, 어린이 1만9천3백50원, 대부고속훼리는 어른 2만3천1백원, 어린이 1만1천5백50원이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대부해운(032-886-7813~4 www.daebuhw.com, 1시간 20분 소요) 소속 대부훼리 1호가 운항되는데, 배삯은 어른 왕복 1만8천원, 어린이 9천원이다. 사승봉도는 바로 가는 정기여객선이 없으므로 승봉도까지 간 다음, 다시 배를 타야 한다.

맛집 자연산 우럭과 놀래미, 광어로 요리한 회와 매운탕 등이 승봉도의 별미. 승봉도 선착장에서 마을로 가다 보면 나오는 선창휴게소(032-831-3983 www.isunchang.com)가 유명하다. 사승봉도나 부두치에서 골뱅이와 소라, 비단조개 등을 잡아 직접 삶아 먹는 것도 섬 여행의 재미. 특히 라면에 비단조개를 넣어 끓여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숙박 이일레해수욕장 주변에 바다로가는길목(032-832-2797) 바다풍경민박(032-831-0305) 등 깨끗한 민박집이 많고 승봉도 선착장 쪽에 있는 선창휴게소도 민박을 운영한다. 1박 가격은 4인 가족 기준 7만~10만원이다. 1백50실 규모의 동양콘도미니엄(032-832-1818 www.dycondo.com)은 좀 더 현대적인 숙소로, 바다 쪽 객실에 묵으면 멋진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승봉도에는 관리사무실 겸 민박(032-831-6651~2)으로 사용하는 건물이 한 동 있는데 객실은 6개이며, 4인 가족 기준 1박에 5만원이다.

여행상품 현대마린개발(1600-0513)은 승봉도 1박2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승봉도 구석구석을 버스로 돌아본 뒤, 낚시체험·어부체험·갯벌체험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즐기고, 동양콘도미니엄에서 1박한 뒤 다음 날 사승봉도에서 시원한 해수욕을 즐기는 상품인데 숙박요금과 여객선 운임, 2끼 식사, 버스 투어, 사승봉도 투어를 포함해 2인 기준 27만9천원이다. 7월26일부터 8월10일까지 성수기에는 29만9천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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