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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Global Village

칠레 생활문화 즐기기

주한 칠레대사관 에두아르도 실바 영사 부부에게 듣는~

기획·권소희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8.07.17 18:35:00

바야흐로 ‘지구촌(Global Village)’ 시대입니다. 이에 맞춰 ‘여성동아’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채롭고 실용적인 생활문화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흥미진진한 글로벌 세상으로 떠나보세요~.
칠레 생활문화 즐기기

주한 칠레대사관 에두아르도 실바 영사 부부와 아들 마띠아.(좌) 칠레 와인은 떫은맛이 적고 풍부한 과일향이 나 와인 초보자들도 쉽게 마실 수 있다.(우)


햇살이 눈부신 오후, 주한 칠레대사관 에두아르도 실바(35) 영사의 한남동 집을 찾았다. 올해로 한국 생활 3년차로 접어든 그는 미소가 매력적인 부인 마리셀라 에르난데스씨(33)와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들 마띠아와 함께 살고 있다.
“칠레에서 아내와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한국으로 발령을 받았어요. 달콤한 신혼기간을 보내고 아들까지 얻게 된 한국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지요.”
이들 부부가 한국에 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입에 착착 붙을 정도로 맛있는 한국 음식이었다. 해물파전, 김치, 나물 등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뿐 아니라 길거리 닭꼬치, 포장마차의 맥반석 오징어도 즐겨 먹는다. 특히 칠레에서 국제미식학을 전공하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한국에 온 부인 마리셀라씨는 서울 곳곳의 서점을 돌며 한국 요리책을 구입해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요리책을 읽으며 한국 음식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다양한 재료로 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한국 음식에 관한 논문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한국 음식의 역사와 특징’이라는 주제로 졸업 논문을 제출해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따게 됐답니다(웃음).”
여유가 있을 때마다 서울의 맛집을 즐겨 찾는다는 이들 부부는 서울에서 칠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태원의 라틴 음식 레스토랑 ‘로코로카’(02-796-1606)를 추천했다. 칠레 음식은 옥수수, 호박,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를 고루 섞어 으깬 후 쪄내는 ‘후미타’와 우리나라 갈비탕과 맛이 흡사한 ‘카수엘라’등이 대표적이다.
“칠레 사람들은 하루에 식사를 네 번 해요. 아침은 차와 토스트로 간단하게 요기하고, 점심은 해산물이나 고기에 채소를 곁들여 먹지요. 점심과 저녁 사이에 티타임이 있어 차와 쿠키, 빵 등을 함께 먹고요. 저녁 식사 메뉴는 점심과 비슷한데 대부분 와인을 곁들인답니다.”
칠레에서는 “와인이 없으면 식사가 마무리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와인을 자주 마시지만 한번에 폭음을 하는 일은 거의 드물다. 하루 1잔 정도가 적량이라고 한다.
“칠레 와인은 품질이 좋은 포도로 만들어 맛이 좋아요. 동쪽엔 안데스산맥, 서쪽엔 남태평양이 위치해 여름 한낮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건조하고 온화한 기온이라 병충해가 없는데다가, 이상적인 토양 등 포도를 재배하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거든요.” 보통 유럽산 와인은 빈티지(Vintage : 포도수확 연도)에 따라서 맛이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칠레 와인은 품종이나 연도에 따른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또 떫은맛이 적고 풍부한 과일 향이 나기 때문에 와인 초보자들도 쉽게 마실 수 있다고.

칠레 생활문화 즐기기

1 어떤 한국음식이든 척척 만들어 내는 부인 마리셀라 에르난데스씨와 아들 마띠아. 2 깔끔하게 정리된 주방 전경. 칠레에서 직접 공수한 다양한 조미료가 눈에 띈다. 3 다양한 종류의 인형으로 꾸민 아들 마띠아의 방. 4 칠레 특산품인 은 세공품을 꽂아 장식한 에스닉한 느낌의 나무벽걸이.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집 꾸미고 직접 기른 채소로 건강 지켜
우리나라처럼 높은 빌딩이나 아파트가 많지 않은 칠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원이 딸린 주택에 살고 있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모여 살 정도로 가족을 중요시 여기므로 집 안을 꾸미는 데도 관심이 많다. 특히 칠레 주부들은 예쁜 인형, 조각품, 그림 등 아기자기한 소품을 이용해 집 안 곳곳을 꾸미기 좋아한다.
“칠레 특산품인 은 세공품 역시 집을 꾸미는 데 많이 사용되는 인테리어 소품이에요. 집집마다 주부의 취향이 담긴 소품이 가득해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요.”
대부분의 칠레 사람들은 집 앞 정원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양파, 감자, 고추 등 채소를 유기농으로 직접 길러 먹는다. 마리셀라씨의 조부모 역시 정원에 다양한 농산물을 길러 철마다 자식들에게 수확물을 소포로 보내준다고. 풍성하게 열리는 계절 과일과 해산물은 칠레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훌륭한 먹을거리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칠레 사람들
칠레 생활문화 즐기기

거실 복도에는 선반을 둬 가족 사진을 올려 장식했다.(좌)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가 각 나라를 돌며 모은 기념품들로 집안을 장식했다. 사진 속 조각품은 인도네시아 여행에서 구입한 것.(우)


“칠레의 부모들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함께 여행을 다니며 대화하기를 즐기죠.”
영사 부부 역시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는데 최근에는 인천 옆, 무의도에 다녀왔다. 아들 마띠아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부부는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많은 곳을 여행할 계획이다. 박물관, 영화관, 동물원 등도 칠레 부모들이 아이들과 자주 찾는 장소. 특히 자국 영화가 활발하게 제작되는 칠레는 영화관 시설이 훌륭해 가족 나들이 최고의 장소로 손꼽힌다고. 유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칠레 사람들이 가장 즐겨 보는 영화 장르는 코미디. 단순히 웃긴 이야기부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블랙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칠레 사람들은 자녀가 많을수록 훌륭한 가정이라 생각한다. 나이 터울이 별로 나지 않는 형제자매가 어울려 함께 자라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가정에 열 명 정도의 자녀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어요.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대부분 적어도 두 명 이상은 낳는답니다.”

여성동아 2008년 7월 5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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