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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강원도 원주

치악산 자락에서 싱그러운 여름 즐기고, 소설 ‘토지’의 향기 느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 & 사진·한은희‘여행작가’ || ■ 취재협조·카나비(원주횡성문화정보센터 www.canavi.kr)

입력 2008.06.18 13:45:00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최근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말년에 머물며 집필활동에 몰두했던 강원도 원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지’의 고향이며,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를 간직한 원주로 떠나보자.

첫째 날 - 영동고속도로 새말IC-새말삼거리-치악산국립공원-점심-구룡사~구룡폭포~세렴폭포-옻칠기·한지 공예관 공예체험-저녁식사 및 숙박
둘째 날 - 천연염색학교-원주시립박물관-토지문학공원-문막으로 이동-영동고속도로 문막IC-귀가
강원도 원주

치악산 구룡사 연못에 살고 있던 아홉 마리 용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용 한 마리가 머물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구룡소 구룡폭포.(좌)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 구룡사.(우)


강원도 원주는 접근성이 좋은 도시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원주시를 관통해 전국 어디서나 찾아가기 좋다. 치악산국립공원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고, 한지·옻칠기·천연염색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도 가족여행지로 첫손에 꼽을 만한 장점이다. 원주에는 ‘한국 문학의 어머니’ 고 박경리 선생이 말년에 머물며 ‘토지’를 완성한 옛집 터에 건설된 토지문학공원도 있어 문학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첫째날
짙은 녹음 드리운 산길과 계곡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산책~ 치악산국립공원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은 시원한 산자락이 좋아지는 시기다. 차령산맥 줄기에 자리 잡은 치악산은 해발 1288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쪽의 남대봉, 북쪽의 삼봉까지 24km에 걸쳐 있는 웅장한 산. 자신의 몸을 바쳐 은혜를 갚은 꿩의 이야기로 유명하다.
옛날 한 젊은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치악산을 넘다가 꿩이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상황에 놓인 것을 보고 화살을 쏴 구해줬다. 그런데 그날 밤 인적 드문 산 속에서 여인 혼자 살고 있는 기와집을 발견하고 하룻밤을 청했다가 구렁이에게 목이 졸려 죽을 위기에 처한다. 꿩을 잡아먹으려다 젊은이에 의해 목숨을 잃은 구렁이의 아내가 복수를 하기 위해 사람으로 변신해 그를 유인한 것. 젊은이의 몸을 단단하게 조인 암구렁이는 “날이 새기 전 산 속 빈 절의 종각에 달린 소리 안 나는 종에서 종소리가 세 번 울리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때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한 젊은이의 귀에 어렴풋이 종소리가 들린다. 작지만 또렷하게 세 번의 종이 울린 덕에 젊은이는 목숨을 구했고, 동이 튼 뒤 종소리의 비밀을 풀기 위해 빈 절에 찾았다가 종 밑에서 머리가 깨진 채 죽어 있는 꿩 세 마리를 발견했다. 꿩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젊은이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소리를 낸 것이다.
이 전설에 등장하는 절은 치악산 상원사로 지금도 남대봉 아래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치악산의 이름은 적악산(赤岳山)이었는데, 이 일이 있은 뒤 ‘꿩 치(雉)’ 자를 넣어 ‘치악산’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강원도 원주

우리 풀을 이용한 색색의 천 제품이 전시된 천연염색학교.(좌) 한지공예관에서 색깔이 있는 한지로 보석함을 만들고 있는 모습.(우)


치악산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국립공원 입구부터 세렴폭포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경사가 완만해 아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책로가 3km 정도 이어지는데, 곳곳에 볼거리가 많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국립공원매표소 구룡탐방지원센터 지나서 있는 ‘황장금표(黃腸禁標)’. 구룡계곡에 곧게 자라 있는 소나무 황장목을 궁궐의 목재로 쓰기 위해 일반인은 함부로 베지 못한다는 뜻을 새겨놓은 바위다. 그 앞을 지나 높이가 20~30m는 족히 됨직한 아름드리 소나무를 감상하며 20여 분간 산을 오르면 구룡사에 닿는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사찰에는 보광루·대웅전·구룡사 부도 등 아름다운 불교 건축물이 많다.
구룡사 너른 마당을 지나면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룡소가 나온다. 계곡의 물줄기가 흘러내리다 작은 폭포를 이루고 그 아래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소를 이룬 곳으로 경관이 수려하다. 구룡사 연못에 살고 있던 아홉 마리 용이 하늘로 올라갈 때 미처 함께 오르지 못한 용 한 마리가 살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물 가장자리로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는 나무다리가 있다. 그 위에 오르면 맑은 물 아래를 오가는 작은 물고기와 물 표면에 비친 나무들, 구룡소 한쪽으로 흘러내리는 작은 폭포가 어우러진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등산로를 따라 곧장 올라가면 세렴통제소를 지나 세렴폭포에 닿는다.
치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치악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숲 이야기,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국립공원 해설 프로그램을 3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운영하고 있다. 치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http://chiak.knps.or.kr)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33-732-5231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새말IC로 나와 삼거리에서 안흥 방면으로 우회전. 500m 전방 굴다리 통과 후 새말삼거리에서 42번 국도 원주 방향 우회전. 치악산국립공원 도착 뒤 치악산 구룡 주차매표소를 지나 구룡 제2주차장 내 주차할 것. 제1주차장이 좁아 주말엔 차량을 세우기 어렵다. 제2주차장에서 구룡탐방지원센터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다.

아름다운 전통공예 감상하고 나만의 작품 만들어요~ 한지공예관·옻칠기공예관
강원도 원주

은은한 불빛과 더불어 고상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지 전등갓.


원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는 2백60여 가지 색으로 제작되는 아름다운 한지다. 올해로 10년째 한지문화제를 열고 있는 원주는 2002년 치악산 입구에 한지공예관을 세워 원주 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원주에서 한지가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부터. 당시 이곳에는 한지의 원료가 되는 대규모 닥나무 군락지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명맥을 잇고 있는 한지공예관에 들어서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한지공예 작품이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지로 만든 전등갓으로, 흰색 한지와 어우러진 자연소재 소품이 불빛에 비쳐 은은한 멋을 더한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한지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한지 인형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볼 수 있다.
전시장을 관람한 뒤에는 공예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상자를 조립한 뒤 겉면에 감자녹말로 만든 풀을 칠하고 잘라놓은 한지를 모양대로 붙여 한지 보석함을 만드는 것으로, 과정이 간단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체험료는 재료에 따라 3천~7천원. 방문 1주일 전 홈페이지를 통해 체험신청을 해야 한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설날과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다. 문의 033-731-2323 www.hanjimart.com
한지공예관 옆으로는 옻칠기공예관이 있다. 옻칠기는 옻나무에서 추출한 수액을 발라 만든 생활도구로 항균과 방수성, 내열성이 우수해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원주에서 생산되는 옻은 옻산의 함량이 타지역에 비해 높아 품질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공예관 1층은 전시장, 2층은 공방으로 꾸며져 있어 전시장에서 원주 옻칠 장인들의 혼이 잠긴 작품을 감상한 뒤 2층으로 올라가 옻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원주산 옻으로 만든 부부잔·물컵·반상기 등 각종 생활칠기도 판매한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설날·추석 연휴에는 휴관한다. 문의 033-732-5726 찾아가는 길 치악산 구룡계곡에서 원주 방향으로 직진. 길 오른쪽으로 한지·옻칠기 공예관이 보인다.

강원도 원주

한지공예관에서는 한지 공예 인형을 통해 한지제작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좌) 원주의 질 좋은 옻으로 생산된 옻칠기를 볼 수 있는 옻칠기공예관.(우)


둘째날
우리 풀과 약재 이용한 울긋불긋 천연염색~ 천연염색학교
강원도 원주

천연염색학교에서는 깨끗한 천에 자연색을 들이는 염색체험을 할 수 있다.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에 자리한 천연염색학교는 조경학을 전공한 이성만·김문정씨 부부가 운영하는 곳. 조경학도가 염색전문가가 된 건 다양한 식물을 공부하다 천연염색의 재료로 사용되는 염재식물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풀과 나무, 흙에서 색을 얻어내는 작업에 흥미를 느낀 그들은 자연을 천으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이젠 염색학교를 만들어 다른 이들에게 천연염색 노하우를 전수하는 전문가가 됐다. 천연염색제품 판매장을 겸하는 천연염색학교에 들어서면 선명하면서도 담백한 천연염색 특유의 색상으로 제작된 다양한 패브릭 상품을 만날 수 있다. 꼼꼼히 염색하고, 볕 좋은 날 내다 널기를 반복해 얻은 천으로 만든 옷과 소품은 하나하나가 멋진 작품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천연염색을 해볼 수도 있다. 깨끗하게 빨아놓은 천을 따뜻한 물에 넣어 염색이 잘 배도록 15분쯤 주무른 뒤 다시 준비된 염료에 넣어 골고루 색을 들이기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체험료는 4명 기준 한 팀당 10만원이다. 문의 033-732-6562 찾아가는 길 옻칠기공예관에서 원주 방향으로 가다 삼거리에서 좌회전. 학곡저수지를 만나면 건너편에 천연염색학교 안내판이 보인다.



선사시대 유적부터 고미술품까지 한눈에~ 원주시립박물관
원주지역의 역사와 문화, 민속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지난 2000년 원주시 봉산동에 문을 열었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로 이어지는 선사시대의 석기와 토기 등을 전시한 역사관, 조상들의 생활모습과 마을 모양을 모형으로 전시하는 민속생활실 등이 있다. 원주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옛 미술품을 모아 전시하는 고미술실에서는 법천사지·거돈사지·황산사지 등에서 출토된 기와와 불상 등 다양한 불교문화재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료는 어른 7백원, 어린이는 무료다. 매년 1월1일, 설날과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 문의 033-737-4370 www.wonjumuseum.or.kr 찾아가는 길 천연염색학교에서 원주 방향으로 진행하다 원주경찰서 삼거리에서 왼쪽 길 진입. 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을 지나 우회전하면 원주시립박물관이 보인다.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공원 안에 보존돼 있는 고 박경리 선생의 옛 자택 전경. 정원과 텃밭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좌) 아름드리 나무와 개울 등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토지문학공원 내 산책로.(우)


대하소설 ‘토지’가 완성된 박경리 선생의 문학의 고향, 토지문학공원
강원도 원주

19세기 말부터 광복까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담아낸 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는 우리 문학의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주시 단구동 토지문학공원은 지난 5월 타계한 고 박경리 선생이 머물며 대하소설 ‘토지’를 완성한 곳. 지난 69년 ‘토지’의 집필을 시작한 뒤부터 94년 완간할 때까지의 모든 기록이 오롯이 모여 있다. 원래 이곳에는 선생이 살던 집이 있었는데, 89년 택지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문화계 인사들이 공원 조성을 건의해 97년부터 공원화 작업이 시작됐다. 선생은 그 과정에서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에 지어진 토지문화관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집을 떠나며 “단구동의 흙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할 만큼 이 집을 사랑했다고 한다. 특히 창문을 열면 치악산과 백운산이 병풍을 두르듯 보이는 전경과, 풀 한 포기까지 손수 가꾼 텃밭을 아꼈다고. 지난 99년 완공된 토지문학공원 안에는 선생의 손길이 담겨 있는 옛집과 정원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고, 주위로 ‘토지’의 배경을 옮겨놓은 3개의 테마공원 ‘평사리마당’ ‘홍이동산’ ‘용두레벌’이 꾸며져 있다.
방문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박경리 선생 옛집. 1층에는 집필실·서재·부엌 등 선생의 생활공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2층은 ‘토지’와 관련한 교육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옛집 관람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진다.
공원 안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그림책 전문 꼬마도서관인 패랭이꽃그림책 버스도 있다. 폐차 상태인 버스를 재활용해 꾸민 시설로,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며 쉬어갈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이용료는 무료.
토지문학공원 전체의 관람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다. 문의 033-762-6843 www.tojipark.com 찾아가는 길 천연염색학교에서 원주경찰서 방향으로 나와 경찰서 앞에서 좌회전. 원주교를 지나 5번 국도 제천 방향으로 좌회전. 단구사거리에서 직진하면 토지문학공원이 보인다. 북원부페 옆으로 들어가야 주차장이 있다.
알아두면 좋아요
강원도 원주
먹을 곳 원주는 시내 중심부와 치악산을 중심으로 먹을 곳이 집중돼 있다. 그중 치악산 아래인 원주시 행구동에 자리한 석경묵집(033-747 -6283)은 도토리묵밥(5천원)과 묵무침(8천원) 등 산골 음식이 맛있는 곳이다. 원주시 단구동 판부농협 앞 대복추어탕(033-764-0044)에서는 유명한 원주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무쇠 솥에 끓여주는 구수한 추어탕(7천원) 맛이 일품이다. 잠잘 곳 원주에는 숙박장소가 많다. 소초면 학곡리의 치악산호텔(033-731-7931 www.chiaksanhotel.co. kr), 원주시 중앙동의 원주관광호텔(033-744-3998 www.wjhotel.co.kr)이 좋다. 단계동에는 모텔밀집지구가 형성돼 있어 숙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여성동아 2008년 6월 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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