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랜 소망은 태욱이와 태연이에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어린 시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내가 태욱이만 하던 때 자연 속에서 경험했던 놀이는 재미있는 추억거리로 남아 있다. 개구리로 키우겠다며 냇가에서 잡아 집으로 가져갔던 올챙이, 친구의 것과 싸움을 시켰던 사슴벌레, 겁을 주면 공처럼 몸을 말았던 쥐며느리 등도 나에게 좋은 친구가 돼주었다. 이렇게 논밭과 야산·냇가에서 뛰놀며 마음껏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내 어린 시절과 달리 태욱이와 태연이에게는 아스팔트와 철제 놀이터, 레고 장난감, 파워레인저 시리즈가 더 익숙한 듯하다. 개미마저도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니, 혹시 이 세상에 좋은 생명체라고는 사람과 파워레인저 로봇밖에 없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다.
이 달에는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좀더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꽃과 나뭇가지, 풀잎 등 자연물을 갖고 놀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집 주변의 공원에서 풀과 꽃, 흙을 마음껏 가슴에 담아 왔으면 하는 기대를 품고 놀이를 시작했다.
자연물로 그림 그리기 “나뭇가지와 풀잎 붙여 그림 완성해요~”
처음으로 해본 놀이는 자연물로 그림 그리기다. 우선 공원 풀밭 주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얇고 조그만 돌멩이와 나뭇가지, 꽃잎 등 여러 가지 자연물을 주웠다. “태욱이 뭐 그릴까?” 태욱이가 평소 잘 그리는 그림을 보면 땅에는 개미나 곤충들이 거닐고, 하늘에는 해와 구름이 떠 있고, 잠자리나 꿀벌이 날아다니는 풍경화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태욱이가 선택한 그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도화지에 풀을 짜주고 태욱이가 자연물을 붙여 나갔다. 두꺼운 도화지 위에 땅이 그려지고, 작은 돌멩이 두 개로 만든 눈사람이 세워졌다. 동그란 나무껍질로 해를 만들고 주위로는 솔잎을 붙여 햇살을 그렸다. 나무와 구름도 제법 모양을 갖췄다. “우와, 멋진걸! 크레파스로 그리는 것도 재밌지만 이렇게 해도 그림이 되네?” 태욱이가 완성한 그림을 보며 칭찬을 해줬다. “네, 아주 멋~진 그림이 됐어요!”
■ 준·비·재·료 자연물(돌멩이·나뭇가지·나뭇잎 등), 두꺼운 도화지, 목공용 풀
■ 놀·이·방·법
1 아이와 함께 돌멩이나 나뭇가지 등 여러 가지 자연물을 모은다.
2 두꺼운 도화지 위에 그리고 싶은 모양대로 목공용 풀을 바르고 자연물을 붙여 그림을 완성한다.
나뭇가지 놀이 “쌓인 나뭇가지를 하나씩 빼 오자~”
다음으로는 나뭇가지 놀이를 해봤다.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아이와 함께 모은 뒤 두꺼운 도화지 위에 흩뿌린 다음 순서대로 돌아가며 하나씩 빼내 가져오는 놀이다. 다른 나뭇가지를 건드리면 안 되므로 밑에 깔린 나뭇가지 대신 위에 놓인 나뭇가지를 빼내야 한다. 이때 나뭇가지를 한 군데로 모아놓으면 골라내기가 쉽지 않으니 적당히 흩뿌려 놓는 것이 포인트.
아이들에게 놀이 규칙을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태욱이부터 나뭇가지를 빼내게 했다. 첫 시도부터 실패. 아무 나뭇가지나 건드리다보니 나뭇가지들이 무더기로 따라 나왔다. “봐, 태욱아, 맨 위에 있는 걸 가져와야 다른 게 움직이지 않지.” 태욱이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듯 다음번에는 나뭇가지들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하나를 제대로 집어냈다. 태연이도 한두 번의 시행착오 끝에 요령을 터득한 듯했다. 나도 적당히 실수를 해가며 아이들과 보조를 맞췄다. 순서대로 하나씩 가져간 나뭇가지들이 각자의 손에 쌓이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바닥을 드러낼 때쯤 놀이를 끝냈다. “자, 누가 누가 많이 가졌나 볼까?” “하나, 둘… 아홉.” 태욱이가 손에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끝까지 셌다. “하나, 둘…여섯, 그리고 어, 열.” 숫자를 세다가 중간에 건너뛰는 태연이 때문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 준·비·재·료 나뭇가지 여러 개, 두꺼운 도화지
■ 놀·이·방·법
1 나뭇가지들을 주워 도화지 위에 흩뿌려 놓는다.
2 아이와 번갈아가며 다른 나뭇가지들을 건드리지 않은 채 나뭇가지를 하나씩 빼낸다.
3 나뭇가지가 바닥을 드러내면 각자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세어본다. 많이 모은 사람이 이긴다.
비석치기 “영차영차~ 작은 돌로 큰 돌 맞춰요”
이어진 놀이는 비석치기. 아빠들이라면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많이 해봤을 놀이다. 두 개의 선을 몇 미터 간격으로 그어놓고 한쪽 선에는 상대편의 돌을 세우고, 다른 편에서 돌을 들고 공격하는 놀이로, 어린 시절에는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비석치기에 푹 빠져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과 함께 돌을 주운 뒤 큰 돌은 목표지점에 세워놓고 작고 넓적한 돌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아빠처럼 발등에 돌을 올려놓고 저기 큰 돌까지 가서 맞추는 거야. 먼저 맞추는 사람이 이기는 건데, 대신 중간에 돌을 떨어뜨리면 안 돼.” 발등 쳐다보랴, 앞에 서 있는 큰 돌을 쳐다보랴 아이들의 시선이 분주하다. “악!” 태욱이의 돌이 떨어졌다. “그럼, 출발선에 서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이들의 발걸음에 맞추느라 일부러 속도를 조절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태연이가 결승선까지 다가갔다. “이야, 내가 1등.” 폴짝폴짝 뛰는 태연이 옆에서 태욱이의 속이 타나보다. “다시 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발목이나 무릎에 돌을 끼워서 해도 재미있을 듯하다.
■ 준·비·재·료 큰 돌, 작고 납작한 돌멩이 여러 개
■ 놀·이·방·법
1 1~3m의 간격을 두고 선을 2개 긋는다.
2 도착선에 큰 돌을 놓는다.
3 작고 납작한 돌멩이를 아이와 아빠의 발등에 각각 올린 뒤 시작과 동시에 돌을 떨어뜨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 도착선에 있는 돌을 맞춘다.
풀그림 그리기 “연필로 슥슥~ 문지르니 풀잎 모양이 생겨요”
마지막으로는 풀그림 그리기를 했다. 학창 시절 해봤던 습자지 그림 그리기와 비슷한 것으로, 풀이나 나뭇잎 등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자연물을 두꺼운 도화지나 책받침에 놓은 뒤 그 위에 습자지를 대고 4B연필로 살살 문질러 본을 뜨는 놀이다. “얘들아, 가서 풀잎하고 나뭇잎을 주워 올래? 그걸로 그림을 그릴 거야.”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그림을 그리기에 적당한 것들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지나가던 새가 떨어뜨렸을 것 같은 깃털도 하나 찾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태욱이와 태연이는 처음 해봐서인지 연필을 잡는 게 서툴렀다. “이렇게 옆으로 연필을 뉘여서 살살 문지르는 거야.” 손으로는 습자지 밑에 깔린 풀을 만지면서 촉감을 느끼게 해줬다. “풀이 여기 있네, 여기를 문질러야지.”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 평소에는 눈여겨 볼 수 없었던 나뭇잎과 풀잎의 자세한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얘들아, 그림을 자세히 봐봐. 큰 기둥이 가운데 서 있고 가지가 양쪽으로 뻗어 있지? 이 조그만 줄기들을 통해 물과 영양분이 옮겨가 나무가 자라게 되는 거야.” 설명을 들은 아이들이 신기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림을 한참 들여다봤다.
■ 준·비·재·료 풀잎이나 나뭇잎, 두꺼운 도화지(또는 책받침), 습자지, 4B연필
■ 놀·이·방·법
1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풀잎과 나뭇잎을 모은다.
2 두꺼운 도화지 위에 풀잎과 나뭇잎의 껄끄러운 면이 위로 향하도록 놓고 습자지를 올린다.
3 4B연필로 풀잎과 나뭇잎 위를 살살 문질러 본을 뜬다.
놀이를 마치고…
놀이를 마친 태욱이가 오늘따라 이모(아이들은 진행기자를 이모라고 부른다)를 붙잡고 “더 놀자”며 애원을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걸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태연이는 오늘도 여전히 오빠가 이모를 붙들고 늘어지든 말든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1년 가까이 이어온 태욱이, 태연이와의 놀이 연재는 끝이 났다. 처음에는 태욱이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자 시작한 놀이였으나, 나도 모르게 차츰 놀이에 빠져들어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나게 어울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본 아내들에게 들들 볶였을 전국의 모든 ‘남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남편들에게 폐를 끼쳤지만, 아빠와 놀이를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쉬는 날 달콤한 낮잠을 포기하고라도 아이들과 놀아주기를 권한다. 비싼 돈 들여 하는 교육보다 효과가 크고, 아빠와 아이 사이에 유대감도 깊어지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이 달에는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좀더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꽃과 나뭇가지, 풀잎 등 자연물을 갖고 놀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집 주변의 공원에서 풀과 꽃, 흙을 마음껏 가슴에 담아 왔으면 하는 기대를 품고 놀이를 시작했다.
자연물로 그림 그리기 “나뭇가지와 풀잎 붙여 그림 완성해요~”
처음으로 해본 놀이는 자연물로 그림 그리기다. 우선 공원 풀밭 주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얇고 조그만 돌멩이와 나뭇가지, 꽃잎 등 여러 가지 자연물을 주웠다. “태욱이 뭐 그릴까?” 태욱이가 평소 잘 그리는 그림을 보면 땅에는 개미나 곤충들이 거닐고, 하늘에는 해와 구름이 떠 있고, 잠자리나 꿀벌이 날아다니는 풍경화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태욱이가 선택한 그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도화지에 풀을 짜주고 태욱이가 자연물을 붙여 나갔다. 두꺼운 도화지 위에 땅이 그려지고, 작은 돌멩이 두 개로 만든 눈사람이 세워졌다. 동그란 나무껍질로 해를 만들고 주위로는 솔잎을 붙여 햇살을 그렸다. 나무와 구름도 제법 모양을 갖췄다. “우와, 멋진걸! 크레파스로 그리는 것도 재밌지만 이렇게 해도 그림이 되네?” 태욱이가 완성한 그림을 보며 칭찬을 해줬다. “네, 아주 멋~진 그림이 됐어요!”
■ 준·비·재·료 자연물(돌멩이·나뭇가지·나뭇잎 등), 두꺼운 도화지, 목공용 풀
■ 놀·이·방·법
1 아이와 함께 돌멩이나 나뭇가지 등 여러 가지 자연물을 모은다.
2 두꺼운 도화지 위에 그리고 싶은 모양대로 목공용 풀을 바르고 자연물을 붙여 그림을 완성한다.
나뭇가지 놀이 “쌓인 나뭇가지를 하나씩 빼 오자~”
다음으로는 나뭇가지 놀이를 해봤다.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아이와 함께 모은 뒤 두꺼운 도화지 위에 흩뿌린 다음 순서대로 돌아가며 하나씩 빼내 가져오는 놀이다. 다른 나뭇가지를 건드리면 안 되므로 밑에 깔린 나뭇가지 대신 위에 놓인 나뭇가지를 빼내야 한다. 이때 나뭇가지를 한 군데로 모아놓으면 골라내기가 쉽지 않으니 적당히 흩뿌려 놓는 것이 포인트.
아이들에게 놀이 규칙을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태욱이부터 나뭇가지를 빼내게 했다. 첫 시도부터 실패. 아무 나뭇가지나 건드리다보니 나뭇가지들이 무더기로 따라 나왔다. “봐, 태욱아, 맨 위에 있는 걸 가져와야 다른 게 움직이지 않지.” 태욱이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듯 다음번에는 나뭇가지들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하나를 제대로 집어냈다. 태연이도 한두 번의 시행착오 끝에 요령을 터득한 듯했다. 나도 적당히 실수를 해가며 아이들과 보조를 맞췄다. 순서대로 하나씩 가져간 나뭇가지들이 각자의 손에 쌓이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바닥을 드러낼 때쯤 놀이를 끝냈다. “자, 누가 누가 많이 가졌나 볼까?” “하나, 둘… 아홉.” 태욱이가 손에 쥐고 있는 나뭇가지를 끝까지 셌다. “하나, 둘…여섯, 그리고 어, 열.” 숫자를 세다가 중간에 건너뛰는 태연이 때문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 준·비·재·료 나뭇가지 여러 개, 두꺼운 도화지
■ 놀·이·방·법
1 나뭇가지들을 주워 도화지 위에 흩뿌려 놓는다.
2 아이와 번갈아가며 다른 나뭇가지들을 건드리지 않은 채 나뭇가지를 하나씩 빼낸다.
3 나뭇가지가 바닥을 드러내면 각자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세어본다. 많이 모은 사람이 이긴다.
비석치기 “영차영차~ 작은 돌로 큰 돌 맞춰요”
이어진 놀이는 비석치기. 아빠들이라면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많이 해봤을 놀이다. 두 개의 선을 몇 미터 간격으로 그어놓고 한쪽 선에는 상대편의 돌을 세우고, 다른 편에서 돌을 들고 공격하는 놀이로, 어린 시절에는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비석치기에 푹 빠져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과 함께 돌을 주운 뒤 큰 돌은 목표지점에 세워놓고 작고 넓적한 돌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아빠처럼 발등에 돌을 올려놓고 저기 큰 돌까지 가서 맞추는 거야. 먼저 맞추는 사람이 이기는 건데, 대신 중간에 돌을 떨어뜨리면 안 돼.” 발등 쳐다보랴, 앞에 서 있는 큰 돌을 쳐다보랴 아이들의 시선이 분주하다. “악!” 태욱이의 돌이 떨어졌다. “그럼, 출발선에 서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이들의 발걸음에 맞추느라 일부러 속도를 조절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태연이가 결승선까지 다가갔다. “이야, 내가 1등.” 폴짝폴짝 뛰는 태연이 옆에서 태욱이의 속이 타나보다. “다시 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발목이나 무릎에 돌을 끼워서 해도 재미있을 듯하다.
■ 준·비·재·료 큰 돌, 작고 납작한 돌멩이 여러 개
■ 놀·이·방·법
1 1~3m의 간격을 두고 선을 2개 긋는다.
2 도착선에 큰 돌을 놓는다.
3 작고 납작한 돌멩이를 아이와 아빠의 발등에 각각 올린 뒤 시작과 동시에 돌을 떨어뜨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 도착선에 있는 돌을 맞춘다.
풀그림 그리기 “연필로 슥슥~ 문지르니 풀잎 모양이 생겨요”
마지막으로는 풀그림 그리기를 했다. 학창 시절 해봤던 습자지 그림 그리기와 비슷한 것으로, 풀이나 나뭇잎 등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자연물을 두꺼운 도화지나 책받침에 놓은 뒤 그 위에 습자지를 대고 4B연필로 살살 문질러 본을 뜨는 놀이다. “얘들아, 가서 풀잎하고 나뭇잎을 주워 올래? 그걸로 그림을 그릴 거야.”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그림을 그리기에 적당한 것들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지나가던 새가 떨어뜨렸을 것 같은 깃털도 하나 찾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태욱이와 태연이는 처음 해봐서인지 연필을 잡는 게 서툴렀다. “이렇게 옆으로 연필을 뉘여서 살살 문지르는 거야.” 손으로는 습자지 밑에 깔린 풀을 만지면서 촉감을 느끼게 해줬다. “풀이 여기 있네, 여기를 문질러야지.”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 평소에는 눈여겨 볼 수 없었던 나뭇잎과 풀잎의 자세한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얘들아, 그림을 자세히 봐봐. 큰 기둥이 가운데 서 있고 가지가 양쪽으로 뻗어 있지? 이 조그만 줄기들을 통해 물과 영양분이 옮겨가 나무가 자라게 되는 거야.” 설명을 들은 아이들이 신기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림을 한참 들여다봤다.
■ 준·비·재·료 풀잎이나 나뭇잎, 두꺼운 도화지(또는 책받침), 습자지, 4B연필
■ 놀·이·방·법
1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풀잎과 나뭇잎을 모은다.
2 두꺼운 도화지 위에 풀잎과 나뭇잎의 껄끄러운 면이 위로 향하도록 놓고 습자지를 올린다.
3 4B연필로 풀잎과 나뭇잎 위를 살살 문질러 본을 뜬다.
놀이를 마치고…
놀이를 마친 태욱이가 오늘따라 이모(아이들은 진행기자를 이모라고 부른다)를 붙잡고 “더 놀자”며 애원을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걸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태연이는 오늘도 여전히 오빠가 이모를 붙들고 늘어지든 말든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1년 가까이 이어온 태욱이, 태연이와의 놀이 연재는 끝이 났다. 처음에는 태욱이의 소심함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고자 시작한 놀이였으나, 나도 모르게 차츰 놀이에 빠져들어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나게 어울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칼럼을 본 아내들에게 들들 볶였을 전국의 모든 ‘남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남편들에게 폐를 끼쳤지만, 아빠와 놀이를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쉬는 날 달콤한 낮잠을 포기하고라도 아이들과 놀아주기를 권한다. 비싼 돈 들여 하는 교육보다 효과가 크고, 아빠와 아이 사이에 유대감도 깊어지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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