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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작가 조양희의 친환경 이야기

헌 옷 재활용해 인형 만드는~

기획·정윤숙 기자 / 진행·박경화‘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기자 || ■ 장소협찬·잎새달스튜디오(02-556-7056 www.ypsaedalstudio.co.kr)

2008. 04. 09

오래되고 낡은 헌 옷을 이용해 정성과 마음을 담아 핸드메이드 인형을 만드는 작가 조양희에게 친환경 생활법과 헝겊 인형 만드는 노하우를 들었다.

작가 조양희의 친환경 이야기

‘엄마의 쪽지편지’의 작가 조양희(58)는 다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69년부터 10년간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다가 88년 여성동아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씨가 펴낸 책들을 살펴보면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도시락편지’를 보면 아이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지난 88년부터 약 10년간 저자가 자신의 세 아이들에게 보냈던 쪽지를 모은 책으로 96년 내무부장관으로부터 훌륭한 부모상을 받기도 했다. 또 같은 해 ‘세계 여성의 해’를 맞아 프랑스잡지 ‘마리클레르’가 뽑은 ‘세계를 움직인 100명의 여성’ 중 환경 부문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헌옷인형은 20여 년 전 큰 딸을 위해서 만든 게 계기가 됐어요. 아이가 집에 있던 인형을 좋아해서 물고 빨고 하면서 가지고 놀았는데, 플라스틱 재질이라 괜찮을지 염려가 되더라고요. 부드러운 소재로 인형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집에 있던 헌 옷들로 시험 삼아 만들어줬죠. 생각보다 아이가 좋아해서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지금까지 만들고 있어요.”
조씨는 세 자녀 진호(27), 성진(26), 다위(22)가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잔병치레가 많아 늘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다가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친환경 생활은 무엇이든 버리지 않는 데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물건 본연의 쓰임새는 아직 남았는데 새것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요. 아이들을 키울 때 부모가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가짐을 배우게 되죠.”
그런 모습을 잘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 그는 영국을 꼽았다. 영국 사람들은 무엇이든 함부로 바꾸거나 버리지 않고 물건을 만들 때도 장인정신을 담아 정성껏 만들뿐 아니라 오래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1백50년 전 우체통이 남아 있는 영국의 거리와 오래된 물건이 좋아 벼룩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친환경적인 삶이 습관처럼 배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핸드메이드 인형이 인기가 많아요. 할머니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인형을 엄마와 딸이 물려받죠. 오래된 것을 더 귀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고 저도 본격적으로 헌옷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는 작아져서 못 입게 된 옷이나 어디선가 떨어진 단추를 모아 인형을 만드는 것은 요즘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오래된 물건을 아껴 쓰는 그 마음에서 친환경적인 삶이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씨는 현재 친환경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삶이 우리가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의미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작가 조양희의 핸드메이드 인형 이야기
작가 조양희의 친환경 이야기

조씨가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 만든 핸드메이드 인형들은 개성이 뚜렷해 한번만 봐도 잊을 수 없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옷을 입은 인형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개성을 담고 있는 것. 그는 인형을 만들 때마다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영감을 얻는데, 지금까지 만들었던 수십 개의 인형들이 모두 다른 표정을 지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저에게 이 인형들은 단순한 장난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요. 며칠씩 인형의 얼굴을 구상하고, 이름을 지어주고, 얼굴에 어울리는 성격도 만들어주죠. 크리스마스에 만든 ‘이브’는 웃는 얼굴을 한 쾌활한 여자아이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지인에게 선물할 때도 ‘입양’ 보낸다고 이야기해요. 저에게는 자식 같은 인형들이고, 받는 사람들도 저처럼 인형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낸답니다.”
조씨는 인형 하나를 만들려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그는 요즘 만나는 아이들에게 솜인형을 하나씩 나눠준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컴퓨터 게임을 하며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솜인형 친구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지 알려주고 싶어서다.

따라 해보세요~ 헌옷으로 만드는 헝겊 인형
작가 조양희의 친환경 이야기

준·비·재·료 헌 옷이나 자투리 천, 여러 색의 털실, 단추, 솜, 가위, 연필이나 초크, 바늘, 실
만·드·는·법
1 인형 만들 천을 준비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여러 가지 색의 털실로는 머리카락을 만들고, 다양한 종류의 천으로 인형 옷을 만든다. 자투리 천을 활용하면 인형 가방이나 모자 같은 소품도 만들 수 있다.
2 자른 천에 연필이나 초크로 도안을 그린다. 인형의 전체적인 크기를 생각해 머리, 몸통, 팔, 다리로 나누어 그린다. 얼굴은 타원형으로 그려야 두상이 예뻐지고, 목은 길게 그려야 얼굴과 연결하기가 수월하다.
3 도안대로 두 장의 천을 겹쳐 손바느질을 하는데, 인형 속에 솜을 넣을 수 있도록 창구멍을 2cm 정도 남긴다. 바느질을 다 하면 바느질 선에서 1cm 정도 여유를 두고 천을 자른다.
4 자른 천을 뒤집어 창구멍으로 솜이나 부드러운 헌 옷을 넣는다. 다소 뻑뻑한 느낌이 들 때까지 속을 채워 넣다가 몸통과 연결하는 부위는 듬성듬성 넣어야 인형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진다. 솜을 다 넣은 후에는 창구멍을 꿰맨다.
5 몸통에 머리와 팔, 다리를 바느질로 연결한다.
6 털실이나 단추 같은 소품을 이용해 눈, 코, 입과 머리카락을 만든다. 얼굴을 만들기 전에 아이와 함께 어떤 표정을 한 인형을 만들 것인지 상의한 후 만드는 것도 좋다.
작가 조양희의 친환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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