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정작 실천은 쉽지 않다. 알고 있음에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뇌가 강한 자극에 적응해버렸기 때문이다. 박 전문의는 “중독된 뇌를 치료하는 방법은 건강한 생활 패턴을 회복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교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파민은 본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먹을 것을 찾거나 목표를 성취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인공적 자극은 이 시스템을 왜곡시켰다.
끊임없는 스마트폰 알림, 무한 재생되는 영상, 설탕이 가득한 음식은 뇌가 ‘이 자극은 꼭 필요하다’고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즉각적인 쾌락을 좇도록 길들고, 자극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손은 스마트폰을 쥐고, 몸은 무의식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도파민 중독은 의지만으로는 고치기 어렵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의지력이 소모되고, 쇼핑을 참아내는 동안 뇌는 불안과 초조함의 신호를 온몸으로 내보낸다. 이때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영상을 보면 즉각적인 보상은 1초 만에 주어지지만, 운동이나 독서 같은 대체 활동에서 찾는 쾌감은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결국 뇌는 본능적으로 빠른 쾌락을 선택하고, 우리는 ‘알면서도 못 하는’ 악순환 속에 빠진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박 전문의는 실천의 단위를 작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하루 1시간을 폰 없이 버티기보다 단 10분만 내려놓는 식으로 뇌를 훈련하는 것이다. 또 환경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침대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집에 간식을 들이지 않는 것이 의지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여기에 대체 보상을 심어주는 일도 필요하다. SNS 대신 산책, 폭식 대신 차 한 잔, 쇼핑 대신 음악 감상처럼 새로운 보상을 만들어주면 뇌는 점차 잔잔한 즐거움에도 반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반복이다. 처음에는 지루하고 힘들지만 경험이 쌓이면 뇌는 학습을 통해 ‘작은 행복에도 충분하다’는 새로운 보상 회로를 만들어낸다.

멈춤이 곧 회복의 시작. 한 모금의 차가 과열된 뇌를 식힌다.
HOW TO
도파민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는 방법
1. 보상 시스템을 ‘작게 쪼개기’뇌는 큰 목표보다는 작은 성취에서 더 자주 도파민을 분비한다. 예를 들어 ‘3개월 안에 10kg 빼기’라는 큰 목표보다는 ‘오늘 30분 걷기’ 같은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했을 때 스스로 칭찬하면, 뇌는 마치 큰 보상을 얻은 것처럼 착각하고 도파민을 분비한다.
2. 보상을 지연시키기
뇌는 즉각적인 쾌락에 가장 민감하다. 하지만 ‘10분 뒤에 하겠다’는 작은 지연만으로도 충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지연 보상 훈련인데, 이 같은 방법은 쇼핑 충동이나 폭식 욕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뇌는 기다리는 과정 자체를 새로운 학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3. 환경을 바꿔 ‘선택지 제한하기’
뇌는 눈앞에 있는 것을 쉽게 선택하게 한다. 따라서 과자를 눈에 보이지 않는 찬장에 넣어두거나, 침대 머리맡에서 스마트폰을 치워두는 것만으로도 뇌는 ‘자극이 없다’고 생각한다. 선택지를 줄이면 뇌는 스스로 갈망을 줄이는 쪽으로 반응하게 된다.
4. 감각을 재프로그래밍하기
커피 향이나 산책길의 바람처럼 작은 자극을 의식적으로 음미하면, 뇌는 그것을 ‘보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지금 이 순간이 좋다’는 인식을 반복하면 뇌는 점점 더 작은 즐거움에도 도파민을 분비한다.
5. 가짜 보상 장치 활용하기
뇌는 현실과 상상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할 일을 다 끝낸 뒤의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일부 도파민을 분비한다. 운동을 마친 뒤의 개운함을 머릿속에 떠올리거나, 성취했을 때의 기분을 미리 시각화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보상을 경험한 것으로 인식한다.
#도파민중독 #뇌리셋 #여성동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