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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진성훈 기자의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 10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밀고 당기는 자석 원리 배워요!

기획·한정은 기자 / 글·진성훈‘한국일보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 ■ 도움말·현득규(한국유아놀이체육협회장)

입력 2008.04.08 19:02:00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를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돼간다. 진행을 하는 이모, 사진을 찍는 삼촌들과 제법 친해진 태욱이가 지난달에 놀이를 하면서 “우리 자석놀이도 해봐요”라는 말로 하고 싶은 놀이를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성격이 소심해 좀처럼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 태욱이의 변화가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놀이에 앞서 우선 아이들에게 자석에 대해 알려줘야 했다. 아직 어린 태욱이와 태연이에게 ‘자석에는 N극과 S극이 있다’는 식으로 알려줄 수는 없는 일. “태욱아, 자석은 서로 잘 붙는 쪽이 있고, 밀어내는 쪽이 있지?” 그런데 태욱이를 너무 얕본 것 같다. “맞아요. 이 파란색은 남자고, 빨간색은 여자예요. 빨간색이랑 파란색은 친해서 잘 붙어요.” “그럼 남자끼리는 왜 밀어내지? 둘이 싸워?” “어… 싸우는 건 아니고…” 고민하던 태욱이가 끝내 웃음으로 때우고 만다.
자석놀이는 자석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조금은 ‘지적인 놀이’다. 아이와 뒹굴며 몸으로 하는 놀이에 지쳤을 때 차분하게 앉아 할 수 있는 것으로, 아이의 지적 호기심도 자극시킬 수 있다.

낚시놀이 “월척이다!”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맨 처음 시작한 놀이는 ‘낚시놀이’로 오늘 해본 놀이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하고 싶을 만큼 나도, 아이들도 재밌었다.
우선 신문지를 돌돌 말아 낚싯대를 만든 다음 낚싯대의 한쪽 끝에 낚싯줄이나 실을 매달고 그 끝에는 동그란 자석을 고정시켰다. 낚싯줄이 길면 아이들이 조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길이로 맞췄다. 아직 낚싯대만 만들었는데도 태욱이는 벌써 바닷가에 와 있는 듯 콧노래를 불렀다. “고기 잡자, 고기~.”
물고기들은 조금 품을 들인다면 우드락에 색지를 붙여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클립을 우드락에 끼워 넣기도 수월하다. 두꺼운 도화지를 잘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고 뒷면에 투명 비닐테이프로 클립을 붙여도 된다. 시중에 비슷한 장난감이 있지만, 아이와 직접 만들면 놀이가 훨씬 즐거워진다. 물고기를 만드는 게 여의치 않으면 작은 장난감들에 클립을 붙이거나 자석 병따개, 손톱깎이 등 자석에 붙는 쇠붙이 등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고기에 클립을 달아 연못처럼 꾸민 판에 늘어놓으니 태욱이와 태연이는 벌써부터 고기를 낚아 올리고 싶어 안달이다. “난 상어를 잡을 거야.” 사실 태욱이는 상어가 무섭다고 수족관에도 안 가려고 한다. “난 오징어.” 물고기를 잡기 전에 이렇게 미리 목표물을 정하게 하면 집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시작!” 어린 강태공들의 어설픈 낚시질에도 물고기들은 잘만 낚여 올라왔다. “잡았다!” 이런 식으로 누가 더 많은 물고기를 잡는지 게임을 하면 재밌다. 조금 더 활동적인 놀이로 만들고 싶으면 작은 통을 멀리 떨어진 곳에 둔 상태에서 잡은 물고기를 들고 뛰어가서 통에 넣은 뒤 다시 돌아오도록 해도 재밌을 것 같다.

준·비·재·료 신문지, 낚싯줄, 가위, 투명 비닐테이프, 동그란 자석, 우드락, 색지, 풀, 클립
놀·이·방·법
1 신문지를 돌돌 말아 낚싯대를 만든다.
2 낚싯대의 한쪽 끝에 낚싯줄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투명 비닐테이프로 고정하고 낚싯줄의 끝에 동그란 자석을 매단다.
3 우드락에 색지를 붙여 물고기나 오징어 등의 모양으로 오린 뒤 각각 클립을 끼운다.
4 우드락에 색지를 붙여 연못 모양의 판을 만든다.
5 바닥에 판을 펼쳐놓고 ③의 물고기와 오징어 등을 늘어놓은 뒤 낚시질한다.

모래가 움직여요 “자석 따라 졸졸졸~”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그 다음으로 한 놀이는 ‘모래가 움직여요’인데, 자석을 따라 철가루가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자석의 원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플라스틱 책받침이나 아크릴판 위에 색색의 철가루를 뿌리면 준비 끝! 이때 책받침은 되도록 얇은 것으로 준비해야 자석이 힘을 제대로 발휘한다.
내가 책받침을 들고 태연이와 태욱이가 말굽자석을 책받침 밑에서 이리저리 움직여보도록 했다. “움직인다, 움직여.” 자석을 따라 철가루가 움직이자 태욱이가 반응을 보였다. 색색의 철가루가 섞이면서 그럴 듯한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다. “지구 같아요, 지구!” 지구본 위에 그려진 지도를 말하는 것이다. 태욱이가 “여기는 우리나라, 여기는 미국…” 하고 짚어나가자 태연이도 “여기는 프랑스”라며 거들었다. 우리 아이들이 아는 나라는 이 정도까지라 놀이는 여기서 끝났다.
단, 이 놀이를 할 때는 철가루에 중금속이나 유해물질 등이 섞여 있을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철가루를 입에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놀이를 하고 나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준·비·재·료 플라스틱 책받침이나 아크릴판, 철가루, 색모래, 말굽자석
놀·이·방·법
1 플라스틱 책받침이나 아크릴판 위에 색색의 철가루와 색모래를 뿌린다.
2 아빠가 책받침을 잡으면 아이는 책받침 아래에 말굽자석을 대고 이리저리 움직인다.



자석축구 “내 공을 받아라!”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다음으로는 자석을 이용한 축구를 했다. 평면자석을 조그맣게 잘라서 탁구공에 붙이고 막대자석으로 탁구공을 밀어내며 정해진 골대에 축구공을 넣는 놀이다. 이때 막대자석은 탁구공에 붙여 놓은 평면자석과 같은 극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잡아야 탁구공이 밀린다. 태연이는 심판을 보고 나와 태욱이가 막대자석을 들고 마주 앉았다. “준비~ 시작!” 태연이의 구령에 맞춰 탁구공을 조심스럽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조금씩 탁구공을 밀어내다가 막대자석이 탁구공에 닿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키 경기처럼 막대자석으로 탁구공을 치며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태욱이는 자석축구 놀이보다 이게 더 신이 나는지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자석축구 놀이로는 실격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한다면 자석하키 놀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준·비·재·료 접착력 있는 평면자석, 탁구공, 가위, 막대자석
놀·이·방·법
1 평면자석을 가위로 잘라 탁구공에 붙인다.
2 탁구공에 붙인 자석과 반대 극으로 막대자석을 잡는다.
3 막대자석으로 탁구공을 밀어서 이동시킨다.

머리로 장난감 옮기기 “영차영차~”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마지막으로 한 놀이는 ‘머리로 장난감 옮기기’. 모자에 자석을 붙이고 고개를 숙여 바닥에 있는 장난감들을 들어 올리는 놀이다. 동전 크기의 동그란 자석을 준비해 양면테이프로 모자에 붙이면 된다. 모자 중앙(정수리 부분)에 붙이면 고개를 많이 숙여야 해 장난감을 붙이기 어려우므로 아이의 이마 정도에 닿는 위치에 붙인다. 아이들의 장난감 중에서 가볍고 작은 것들을 몇 개 골라서 양면테이프로 클립을 붙인 뒤 바닥에 늘어놓는다.
“자, 이번에는 손을 쓰면 안 되고, 머리를 숙여서 장난감을 잡는 거야.”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바닥을 헤집어보지만 모자에 붙은 자석의 위치가 정확하게 인식되지 않은 탓인지 쉽사리 장난감을 잡지 못했다. “자석은 이쪽에 있어” 하며 손가락으로 톡톡 아이들의 이마 부위에 붙어 있는 자석을 건드려줬다.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여 장난감을 잡는 데 성공한 태욱이와 태연이가 서로의 모습이 우스운지 깔깔댄다. 이렇게 잡은 장난감들을 바구니에 집어넣도록 하면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준·비·재·료 동그란 자석, 클립, 모자, 가위, 양면테이프, 작은 장난감, 바구니
놀·이·방·법
1 동그란 자석 뒷면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모자에 고정시킨다.
2 무게가 가벼운 작은 장난감에 클립을 붙여 바닥에 펼쳐놓는다.
3 자석이 붙은 모자를 쓰고 바닥의 장난감을 들어 올려 바구니에 넣는다.

놀이를 마치고…
태욱이가 자석 낚싯대로 낚아 올리려고 시도해본 물건 중에 동전이 있었다. 하지만 동전은 자석에 붙지 않았다. “동전은 왜 자석에 안 붙어요?” “쇠붙이 중에도 자석에 붙지 않는 게 있는데 그건….” 학창시절에 분명히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해내지 못하는 나의 기억력을 탓하며 인터넷을 뒤졌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태욱이가 좀더 크면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자석에는 철이 가장 잘 붙고 니켈과 코발트도 쉽게 붙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동전은 대부분 구리를 주성분으로 하는 합금이기 때문에 태욱이의 자석 낚싯대에 붙지 않았던 것. 그런데 모든 나라의 동전들이 자석에 붙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에 있던 유로화 동전은 자석에 반응을 보였고, 중국 동전들도 잘 붙었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아이가 궁금할 때 척척 답을 줄 수 있도록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아빠 여러분, 공부합시다!”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여성동아’ 김명희 기자와 남편 진성훈씨는…


결혼 7년차 부부로 태욱(6)·태연(5) 두 남매를 키우고 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고민이라는 이들 부부는 아이들이 엄마아빠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틈날 때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한국일보 기자인 남편 진성훈씨는 아내보다 더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자상한 아빠로, 소심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태욱이를 위해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에 도전했다.

태욱·태연이는…

엄마아빠가 없을 때 똘똘 뭉쳐 서로를 보살피는 다정한 남매. 유치원에 갓 입학했을 당시 또래 친구들과 낯을 가릴 정도로 부끄러움이 많았던 태욱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자기주장을 똑바로 표현하는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했다. 태연이는 때로는 엄마아빠의 정신을 쏙 빼놓는 ‘땡깡공주’이긴 하지만 특유의 귀여운 말투와 표정으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과학적 사고 길러주는~ 자석놀이
현득규씨는…

한국유아놀이체육협회의 회장이자 유아놀이 연구가 겸 유아동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과 국민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유아체육지도사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여성동아 2008년 4월 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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