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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기획·박경화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 ■ 그릇협찬·루미낙(02-593-9330)

2008. 03. 12

플라스틱과 형광증백제가 들어 있는 생활용품 대신 무형광 제품을 사용하고, 직접 만든 간장과 두부 등 유기농 먹거리로 가족 건강을 지키는 장소윤 주부에게 친환경 살림 노하우를 배워보았다.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b>1</b> 평소 항산화작용을 하는 루이보스티를 물처럼 마신다. <b>2</b> 과일과 야채로 과채가루를 만들어 요리와 간식에 넣어 먹는다.


집에서 직접 간장과 손두부를 만들고 베란다에서 새싹을 길러 먹으며 건강을 지키는 결혼 14년차 주부 장소윤씨(42). 그는 평소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와 스테인리스 그릇을, 형광증백제가 들어간 행주나 속옷 대신 무형광 제품을 사용한다. 건축회사에서 조경전문가로 일해오던 장씨는 지난 99년부터 남편이 성인아토피로 고생하면서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저와 남편도 아침을 거르기 일쑤였고 잦은 야근과 회식 때문에 외식을 자주했어요. 특히 저는 건축현장에 나가는 일이 많다보니 인스턴트 식품을 거의 끼니마다 먹고 새집의 유해한 환경 속에서 살았죠. 남편이 언젠가부터 여기저기 가렵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온몸에 아토피 피부염이 번져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부터 좋다고 알려진 병원을 찾아다녀봤는데 1년 동안 전혀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자신의 건강이 안 좋아진 것과 남편의 성인아토피도 원인을 따져보니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온몸에 피가 날 정도로 긁느라 괴로워하는 남편을 보며 음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그때부터 아토피에 좋다는 녹즙과 어성초를 다려 먹고 유제품은 먹지 않았다고. 2년 동안 남편의 건강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며 식재료와 살림살이들을 하나하나 따지고 꼼꼼히 고르다보니 이제는 친환경 살림법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줄 정도의 지식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는 항산화작용을 하고 알레르기 예방에 좋은 루이보스티를 물처럼 마시고 유자나 생강, 다래, 매실, 느릅나무 껍질 등으로 여러 종류의 차를 만들어두었다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마신다. 또 직접 키우거나 한살림·무공이네 등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한 브로콜리나 버섯류, 더덕, 솔잎, 감귤껍질 등의 유기농 재료를 가루로 곱게 빻아 음식이나 요구르트에 넣어 먹는다. 베란다에는 작은 텃밭을 만들어 몸에 좋은 야채들을 직접 길러 먹는다.
“플라스틱 소재를 아예 안 쓸 수가 없어 음식을 담는 그릇부터 유리나 스테인리스 소재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김장김치는 장인이 만든 옹기를 직접 구입해 베란다에 놓고 보관하는데 김치냉장고에서 발효시켰을 때보다 더 감칠맛이 나더라고요. 오분도 쌀은 지리산의 한 농가에서 주문해 먹고 두부 역시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그는 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간수가 해양오염으로 문제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두부판을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꺼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두부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초두부를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두부를 만들 때 필요한 두부틀은 그가 직접 디자인해 삼목공방(http://blog.naver.com/dust68 052-254-5358)에 주문해서 만들었다. 편백나무에 접착제나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모서리를 짜 맞춰 제작한 것으로 공방에서도 처음 만들어본 것이라며 감탄했다고. 어렵게 만든 두부틀을 그가 즐겨 활동하던 인터넷 카페에 소개했더니 구입하고 싶다며 물어보는 회원들이 많아 흐뭇했다고 한다.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다래, 느릅나무 껍질, 유자, 매실로 차를 만들어 두었다가 수시로 마신다.


무형광 제품과 유기농 면 사용하기
장씨는 요즘 살균효과가 있어 침구의 집먼지진드기나 실내공기 살균을 위해 구입한 자외선 램프로 형광증백제 걸러내기에 빠져 있다. 특히 남편의 아토피 증상이 염려돼 삶아 빨기 좋은 하얀 면 티셔츠를 즐겨 입었는데, 속옷은 물론 대부분의 흰 티셔츠에 형광증백제 사용을 확인했다고. 형광증백제는 종이나 섬유를 더욱 하얗게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염료로 하얀색을 내는 의류부터 천 기저귀, 생리대, 치약, 화장지, 식품포장지 등 흰색을 내는 대부분의 물건을 비롯해 옷감을 하얗게 만드는 세제에 사용된다. 형광증백제의 사용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어린아이들의 아토피가 악화되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접촉하는 사람에게 옮겨가는 형광증백제는 삶거나 세탁하는 등 어떤 방법으로도 없앨 수 없어요.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함께 빨기만 해도 오염되죠. 그렇다고 지금껏 입던 옷이나 물건들을 한번에 바꿀 수는 없으니 속옷처럼 피부에 닿는 옷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형광증백제가 포함된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구분해 세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기저귀와 생리대, 행주에 형광물질이 들어 있다면 과감히 바꾸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연약한 아기 피부와 여성들의 예민한 부분에 사용되는 것이므로 기저귀나 면 생리대를 구입할 때는 무형광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특히 행주의 형광물질은 손에 묻어나 주부습진이 잘 낫지 않고 그릇을 통해 입에 들어갈 수도 있으니 주의하고, 옷감은 유기농 소재라도 실이나 라벨 등에 형광물질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구입할 때 살펴본다. 형광증백제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푸른빛이 돌 정도로 눈부시게 흰 옷이나 물건들을 멀리하는 것. 장씨는 아이보리 컬러처럼 누르스름한 빛을 띠는 제품 위주로 고르고, 식당에서 주는 물수건은 되도록 사용하지 말고 손은 물로 씻는다. 가루세제에 들어 있는 파란색, 빨간색 알갱이가 형광증백제 성분이므로 친환경 세제를 쓰고, 빨래가 덜 깨끗한 느낌이 들면 애벌빨래를 하거나 삶는 것이 좋다.

집에서 길러 먹는 새싹채소와 직접 만든 두부로 건강하게~
그는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화초를 키우면서 다른 한쪽에는 흙을 깔고 텃밭처럼 꾸며 새싹들을 기른다. 자연스럽게 실내의 습도조절이 돼 건조한 계절에도 가습기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집에서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야채로는 새싹과 브로콜리·케일·적양배추 등이 있는데 새싹채소는 기르는 방법이 쉽고 간단해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다. 꽃시장이나 인터넷에서 구입한 씨앗을 서로 겹치지 않을 정도로 바닥이 넓은 그릇에 뿌리고 5~6시간 동안 물에 불린다. 바닥에 구멍이 뚫린 화분에 양파망이나 가제를 깔고 불린 씨앗을 뿌린 뒤 씨앗이 촉촉이 젖을 정도로 물을 뿌려준다. 씨앗이 발아하기 전까지는 햇빛을 가리고 하루에 3~4번 물을 준다. 싹이 트고 뿌리가 내리면 흙으로 옮겨 심어도 되고, 그대로 수경재배를 해도 된다. 씨앗을 심고 일주일 정도면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는데, 15~20℃의 상온에서 잘 자라므로 겨울철 베란다에서도 기르기 쉽다. 장씨는 사용하던 플라스틱 반찬 용기나 물병에서 생기는 환경호르몬 때문에 유리나 스테인리스 소재로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크고 속이 깊은 플라스틱 김치통은 버리지 말고 바닥에 구멍을 뚫어 화분 대신 사용하면 좋다고 귀띔한다. 보통 4~5명 기준의 가족이라면 30×20cm 크기의 김치통 하나에 한 종류씩 심으면 적당하다고. 높이가 깊은 물병에는 좁아지는 곳을 잘라내고 높이 올라가는 콩나물을 키우고, 작은 반찬 그릇에는 보기 좋은 적양배추나 새싹을 조금씩 덜어 방에 화분 대신 두면 좋다.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베란다에서 키우는 새싹채소는 가습효과로도 그만이다. 직접 담근 간장과 김치는 옹기에 넣어 베란다에 두고 먹는다. 새싹채소 기르는 방법은 쉽고 간단해 누구나 키울 수 있다고 말하는 장소윤 주부. 두부 역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간수 대신 식초를 이용해 만든 초두부. (왼쪽부터 차례로)



손쉽게 만드는 건강 초두부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초두부는 간수 대신 식초를 이용해 두부를 응고시켜 만드는 것으로 깨끗할 뿐 아니라 두부 만들 때 흔히 쓰는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아 환경호르몬 걱정도 덜 수 있다.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간단해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초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콩비지는 비지전이나 비지찌개 등으로 활용하면 좋다.
준·비·재·료 콩 250g(오래 불린 콩 8컵), 물 10컵, 염촛물(산도 11% 기준, 식초·구운 소금 1큰술씩, 생수 1컵)
만·들·기
1 콩은 깨끗이 씻어 콩의 3배 정도의 물을 붓고 8~12시간 정도 불린다.
2 불린 콩은 분량의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5분간 곱게 간다. 곱게 갈수록 두부가 부드러워진다.
3 간 콩물을 삼베나 면보에 붓고 꼭 짠다. 면보에 걸러낸 콩물은 두부 재료로 쓰고, 걸러진 콩비지는 비지 요리에 사용한다.
4 콩물이 끓으면 넘치기 쉬우므로 콩물의 2~3배 되는 냄비나 솥에 넣고 은근한 불에서 눌지 않도록 간간이 저어주며 끓인다. 콩물이 어느 정도 끓어서 부글거리면 넘치지 않도록 바로 불을 끈다.
5 불을 끄고 5분 정도 지나 물 위에 생긴 거품과 막을 걷어낸다.
6 분량대로 잘 섞어 만든 염촛물을 ⑤의 가장자리에 살살 돌려가며 부은 뒤 살짝 저어준다.
7 10분 정도 지나 멍울멍울 순두부처럼 응고될 때까지 기다린다.
8 바닥에 구멍이 뚫린 틀을 준비해 삼베를 깐 다음 빠지는 물 받을 그릇을 하나 받친다. ⑦의 두부를 붓고 뚜껑을 덮은 뒤 물을 가득 채운 페트병이나 무게가 있는 물건으로 눌러놓고 30분 정도 기다리면 두부 완성! 오래 누를수록 두부가 단단해지므로 부침용으로 쓸 때는 2~3시간 동안 눌러놓는다.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남은 비지로 만든 비지전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준·비·재·료 비지 100g, 부침가루 50g, 청양고추 1개, 소금·후춧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1 비지와 부침가루를 섞어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고 소금·후춧가루로 밑간한다.
2 준비된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부친다.









과채가루 뿌린 건강 요구르트
장소윤 주부의 무공해 살림법

준·비·재·료 우유 6컵, 유산균 음료 ½컵, 과채가루·견과류 적당량씩
만·들·기
1 브로콜리, 감귤껍질, 솔잎, 뽕잎 등의 재료를 깨끗이 씻어 햇볕에서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일주일 정도 말린 뒤 믹서에 갈아 과채가루를 만든다.
2 우유에 유산균 음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3 원하는 양으로 나눠 담아 찜기에서 찌거나 밥솥에서 보온상태로 놓고 8시간 정도 기다리면 요구르트가 완성된다.
4 요구르트를 차게 식혀 과채가루와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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