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 전 어린이를 위한 놀이학교 분당 ‘김충원 키드빌리지’를 운영하는 문인경 원장.(오른쪽)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아이가 자라면서 가장 먼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그림이라는 것을 안다. 말이나 글에 익숙해지기 전부터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 편하고 손쉽게 세상과의 연결 통로를 만든다. 미술놀이를 중심으로 한 통합교육을 추구하는 ‘김충원 키드빌리지’는 이러한 아이와 미술 사이의 강한 친화력에 바탕을 두고 운영되는 곳. 이곳에서는 미술활동을 중심에 두고 음악·요리·도예·언어·수학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김충원 교수가 직접 개발한 한국형 통합놀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김충원 키드빌리지’에 ‘여성동아’ 독자 김혜원씨(33)와 다섯 살 딸 해솔이가 함께 학습 체험을 다녀왔다.
해솔이가 키드빌리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처음 관심을 보인 것은 동물·인형 등 갖가지 모양으로 만들어진 색색가지 풍선들. ‘김충원 키드빌리지’ 문인경 원장(32)은 이에 대해 “4~5세 어린이들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이때 여러 가지 미술 장난감을 이용해 놀이체험을 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네 살에서 일곱 살 사이 어린이들의 특징은 머리보다 몸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익힌다는 점. 그래서 ‘김충원 키드빌리지’의 교육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몸을 통해 흥미를 느끼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퍼포먼스·쿠킹(요리)·세라믹(도예)·커뮤니케이션(대화)·싱킹(생각하기)·뮤직(음악)·사이언스(과학)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미술을 접목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
해솔이는 일단 식빵과 과일을 이용해 카나페를 만드는 쿠킹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매주 두 번씩 진행되는 요리 수업시간에 아이들은 음식 재료에 대한 정보를 얻고 요리의 원리를 탐색할 뿐 아니라 ‘요리 이름 붙이기’ 등을 통해 상상력을 기르는 훈련도 한다고 한다. 해솔이는 문 원장의 도움을 받아 빵에 버터를 바르고 과일을 잘라 얹는 등 능숙하게 카나페를 만들며 무척 즐거워했다.
“예전에 한 아이는 식빵에 파인애플 조각을 얹어 모양을 만든 뒤 ‘빵으로 만든 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어요(웃음). 똑같은 프로그램을 같이해도 아이들은 무수한 모양, 무수한 이름의 카나페를 완성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운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이 외에도 키드빌리지에는 아이들이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표현 활동을 하게 하는 ‘퍼포먼스 아트’ 프로그램이 있다. 예를 들면 ‘바다’라는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놓고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 상황을 표현하게 하는 것. 아이들은 색종이를 찢어 뿌리거나 벽에 물감을 던져 색을 칠하며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다고 한다. 문 원장은 “그때만큼은 엄마가 집에서 못하게 하는 낙서, 어지르기 등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해솔이는 문 원장과 함께 요리, 블록 맞추기, 농구 등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미술을 중심으로 요리·영어·음악·과학 등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원스톱 놀이학교
일주일에 한 번씩 찰흙으로 작품을 만든 뒤 전기 가마에 구워 도자기를 완성하게 하는 ‘세라믹 아트’ 프로그램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 문 원장은 “찰흙 만지기는 심리적 안정감을 줘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손에 있는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세라믹 아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충원 키드빌리지’에는 이 밖에도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영어·수리·과학 등 다양한 과목을 배울 수 있도록 돼 있어 따로 취학준비 수업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문 원장은 “한국아동미술연구회 회장인 김충원 교수가 직접 개발한 ‘싱킹 아트(thinking art)’와 ‘커뮤니케이션 아트(communication art)’는 인형극 등을 통해 취학 전 아이들의 사회성을 개발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과 공동작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또래와 어울리는 법도 배우게 된다”고 소개했다.
해솔이와 함께 키드빌리지를 둘러본 엄마 김혜원씨는 “다양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도 마음에 든다”며 “특히 곳곳에 공기청정기와 손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쓴 것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키드빌리지의 내부 공간은 김충원 교수의 색채이론을 활용해 디자인됐는데, 어린이의 정서안정을 위해 자연친화적 소재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새집증후군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화학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일절 쓰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사용하는 모든 교재와 도구도 먼지 발생을 최소화하는 소재로 제작했고요.”
문 원장은 놀이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교육 프로그램 못지않게 신경 쓰는 식사 부분에 대해서도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100% 유기농 농산물로 만들어진다”며 “시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모든 식재료를 공급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봄·가을에 아이들과 함께 농장을 방문해 자연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원장은 “어린이들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사랑을 흡수해 자신감을 키우고 사회성을 기르는 존재”라며 “‘김충원 키드빌리지’의 선생님들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최고의 사랑과 칭찬을 베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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