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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김명희 기자의 스타 건강학

‘야무진 살림꾼’ 방송인 김혜영 건강 식단 & 자기관리 노하우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8.01.23 14:39:00

MBC 라디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를 21년째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김혜영. 야무진 살림꾼으로도 유명한 그가 10년 전 발병한 사구체 신우염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과 건강을 되찾게 해준 자기관리법에 대해 들려주었다.
‘야무진 살림꾼’ 방송인 김혜영 건강 식단 & 자기관리 노하우

12월의 차가운 바람을 뚫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김혜영(45)의 집을 찾았을 때 안에서는 두런두런 사람들의 말소리와 함께 간간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초인종을 누를 필요도 없이 살짝 열린 문을 잡아당기자 안주인 김혜영이 맨발로 뛰어나와 손을 잡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서 오세요. 춥죠? 제가 어떻게 사는지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냥 집으로 오시라고 했어요.”

Health Secret _“계절 채소로 소박한 밥상 차려내고 가벼운 운동으로 건강관리해요”
그의 집에는 요즘 아파트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배어 있었다. 귤·홍시 같은 제철 과일, 수다를 떨다가도 목이 마르면 언제라도 마실 수 있도록 보리차처럼 구수하게 내린 원두커피, 유기농 옥수수로 튀겼다는 뻥튀기 등 주전부리가 곳곳에 놓여 있었고 부엌 식탁에 자리 잡은 손님들은 제 집처럼 편안하게 음식을 내다 먹고 차를 마시며 사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저희 집은 언제나 문이 열려 있어요. 동네 사랑방이나 다름없죠. 저 역시 방송인이기에 앞서 평범한 동네 아줌마로 살고 있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 공중목욕탕에 가서 때를 벗기고 아파트 동·반장직을 맡아 집집마다 돈 걷으러 다니기도 하고요(웃음).”

‘야무진 살림꾼’ 방송인 김혜영 건강 식단 & 자기관리 노하우

그의 집은 아파트 2층에 자리 잡고 있어 요즘 같은 겨울엔 바스락거리는 마른 낙엽 소리까지 들린다고 한다. 그 마당에서 봄에는 나물을 뜯어다 무쳐 먹고 가을에는 은행을 주워와 구워 먹는다고.
“강원도 오지 산으로 나물을 캐러 가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나는 나물도 잘 먹어요. 봄에는 질경이를 뜯어다 샐러드도 해 먹는다니까요. 지난 가을엔 은행을 한 포대 주워 동네 사람들한테 나눠 주기도 했고요. 그게 다 얼마나 몸에 좋은 건데요(웃음).”
그는 봄에는 향긋한 나물, 여름엔 풍성한 야채, 가을엔 저장음식과 생선, 겨울엔 마른 나물 등 자연과 가까운 음식으로 4계절 시골밥상을 뚝딱 차려낼 수 있을 만큼 요리 솜씨가 야무지다. 어린 시절 강원도 시골에서 살며 어머니가 요리하는 걸 어깨너머로 배운 덕분이다.
“아이들마다 관심사가 다 다르잖아요. 저는 어머니가 때 되면 나물 캐고 무청이나 가지를 손질해 널어 말리고 장 담그고 하는 걸 좋아해서 항상 그 옆에서 지켜보며 잔심부름을 하곤 했죠.”
그렇게 눈썰미로 익힌 솜씨에 손맛이 더해져 요리책을 낼 정도의 경지에 이른 그는 요즘 같은 겨울철 식탁에 올리기 좋은 음식으로 시래기를 이용한 요리와 곰국을 꼽았다.
“저희는 겨울에 된장을 넉넉히 넣고 끓여낸 시래기 된장국이나 시래기를 냄비에 넉넉히 깔고 쌀뜨물에 담가 비린내를 제거한 고등어를 넣은 뒤 고춧가루·된장·간장·설탕·마늘 등 양념을 얹어 조려낸 고등어조림을 자주 해먹어요. 또 곰국을 끓여놓고 아침 빈속에 후루룩 마시게 하거나 끼니 때 국으로 먹기도 하고요.”
토속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두 딸은 스스로 인스턴트식품이나 과자,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젠 그의 도움 없이도 아이들 스스로 먹고 싶은 간식을 뚝딱 만들어 먹을 정도라고.
“포도를 냉동실에 그대로 얼려 아이스크림 대신 먹기도 하고 수박을 숟가락으로 떠서 꼬치에 끼워 얼리거나 방울토마토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긴 다음 꼬치에 끼워 얼려 먹기도 하죠. 누가 그렇게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희들이 그렇게 만들어 먹더라고요.”
97년 신장 질환의 일종인 사구체 신우염 진단을 받은 그는 저염식 위주의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이 많이 호전된 상태. 하지만 감기만 걸려도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무리한 운동 대신 일주일에 3시간 정도 가볍게 등산을 한다고 한다.
“집에 실내 자전거를 들여놓고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타고 1kg짜리 덤벨을 이용해 하루 20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하고 있어요. 또 일주일에 한 번은 친구와 우면산을 오르고요. 예술의전당 뒤쪽으로 올라가서 과천이나 서울대 방면으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아주 힘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만만하지도 않아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운동하기 딱 좋아요.”
또 햇볕이 좋은 날엔 아이들과 아파트 마당에 나가 훌라후프를 돌리거나 맨발로 여의도 공원을 산책한다고.
“맨발로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까지 열리는 것 같고 제 생각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기보단 순리에 맡겨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해요. 제가 아이들과 맨발로 걷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여기지 마시고 ‘아이들과 문제가 있어 풀려고 나왔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세요(웃음).”

Lifestyle _ “결혼 후 찾아온 행복 지키기 위해 매순간 열심히 살아왔어요”
‘야무진 살림꾼’ 방송인 김혜영 건강 식단 & 자기관리 노하우

김혜영의 집 냉장고에 붙어있는 겨울철 꼭 먹어야 할 음식 목록. 그는 두부까지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야무진 살림꾼이다.


최근 그는 ‘행복하기에도 여자의 인생은 짧다’라는 에세이집을 냈다. 인생의 매 순간이 행복했던 사람이라면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제목이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그에게 도대체 어떤 아픔이 있었을까.
“어려서 저희 집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셨고, 그런 아버지를 감당해내는 것도, 고만고만한 여섯 남매와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도 다 어머니의 몫이었죠. 중학교 때 학교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걷는다며 백원씩 갖고 오라고 해 몰래 숨겨두었던 비상금을 가져가기는 했는데 차마 내지 못하고 다시 가져왔어요. 제 눈에는 우리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그 돈을 엄마께 드렸죠.”
가난은 그를 일찍 철들게 했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게끔 했다. 대학교 1학년 때인 81년 MBC 공채 코미디언 시험에 합격해 데뷔한 그는 이후 방송 리포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돈을 모아서 가장 먼저 부모님이 진 빚을 갚았어요. 그리고 그동안 저희 가족을 도와주셨던 분들께 쌀을 사서 돌렸어요. 사실 그 돈으로 집을 살까도 고민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고요(웃음). 지금도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잠깐 욕심을 버리면 내내 마음이 편하다는 것도 그 일을 통해 깨달았죠.”
부모의 빚을 청산하고 마음의 빚도 털어낸 그는 88년 7세 연상의 MBC 보도국 기자 양재철씨(52)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그는 결혼 후부터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가꿀 수 있는 게 행복했고 그 행복을 지키려 더욱 열심히 살아왔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예쁘게만 살 수 없는 처지였는데 같은 여자로서 그게 참 안타까웠고 나는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그리고 내 가정만큼은 예쁘고 행복하게 가꿔야겠다는 책임감도 있었고요.”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기에 남편과는 결혼 20년째를 맞는 지금까지 큰 트러블 없이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혹시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더라도 금세 화해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귀띔해주었다. 싸운 후에도 잠은 꼭 함께 잘 것, 사소한 일로 말꼬리 잡고 늘어지지 않고 본질만 가지고 이야기할 것,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 서로 감정을 다치게 하지 말 것 등이 그것이라고.
“‘화가 났을 때 무슨 소리를 못하겠느냐’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경우를 봐도 부부싸움을 하다 나온 극단적인 말은 나중에 수습이 안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말을 하기에 앞서 한 번만 생각을 가다듬으면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자신도 두고두고 후회할 일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슬하에 효진(19), 효정(12) 두 딸을 두고 있다. 태교를 달리한 탓인지 두 딸은 성격이 판이한데 그런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그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
“태교가 얼마큼 중요하냐면 우리 큰아이 건강하고 예쁘게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예쁘고 건강하긴 한데 공부엔 크게 재능이 없더라고요(웃음).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20점을 받아온 적이 있는데 그때 다른 반 친구가 ‘우리 반에 20점 맞은 바보가 있다’고 하니까 큰아이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나도 20점 받았는데’ 하던 일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둘째 태교를 할 때는 책도 많이 읽고 총명하면 좋겠다고 기도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효정이는 학원 스케줄까지 자기가 알아서 조절할 정도로 야무진 성격이에요.”

‘야무진 살림꾼’ 방송인 김혜영 건강 식단 & 자기관리 노하우

김혜영은 사구체 신우염을 앓기 시작한 뒤로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며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한다.


효정이가 알아서 공부를 잘하는 게 싫지는 않지만 그는 아이들 공부에 관한 한은 귀를 막고 사는 편에 가깝다고 한다. 하루 공부를 몇 시간씩 하고 좋은 선생에게 과외를 받는 것보다 바른 인성을 익히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루는 남편이 ‘정보를 구해서 아이들 끌고 다니며 공부시키는 다른 엄마들만큼은 못하더라도 제발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말고 놀자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으면 ‘그만 하고 엄마와 놀자’, ‘요리하자’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아이들이 밤늦게 TV를 보는 문제도, 남편은 늦게까지 TV 보면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못 보게 하는 반면 저는 보고 싶으면 몰래 보지 말고 그냥 당당하게 보라고 이야기해요. 그럼 적어도 아이들이 거짓말하고 몰래 보는 일은 없거든요. 아이들을 믿어주자, 거짓말하게 하지 말자. 당당하게 키우자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Mind Control _“제 노력과 인내로 만들어온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해요”

김혜영에게는 재미있는 습관이 하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오케이~’ ‘아싸~’ 등 추임새를 놓는 것이 그것. 덕분에 ‘오케바리 여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의 시원한 ‘오케이’ 소리는 듣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하는 힘이 있다.
“누가 무엇을 부탁해도, 만나자고 해도 일단 ‘오케이’라고 대답해요. 선뜻 그렇게 대답해놓고는 불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곧 ‘설마 나쁜 일이기야 하겠어’‘그렇다고 해도 다 그만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히죠. 그런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에 늘 원망스러웠던 부모님도, 어려웠던 가정환경도 인생의 중요한 스승이 됐고 내 삶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믿어요.”
김혜영은 지난 11월 여성 진행자로는 처음으로 MBC 라디오국에서 수여하는 ‘골든 마우스’를 받았다. 라디오 진행경력 만 20년이 된 MC에게 수여하는 골든마우스는 그를 포함해 이종환 김기덕 강석 이문세 등 수상자가 5명밖에 안 될 만큼 의미 있는 상이다. 결혼식이 끝난 후 신혼여행을 가기 전 면사포를 쓴 채로 방송을 진행하고 사구체 신우염으로 투병을 하면서도 마이크를 놓지 않는 열정 덕분에 받을 수 있었던 상이기도 하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고 아이들이 탈 없이 밝게 잘 자라고 남편과 다정하게 지내는 지금, 그는 행복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제 나이가 되면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데 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요. 제 힘과 노력으로 가꾸고 만들어온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거든요.”

여성동아 2008년 1월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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