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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곡예사의 흥미진진한 묘기 생생하게 담아낸 서커스

2008. 01. 10

곡예사의 흥미진진한 묘기 생생하게 담아낸 서커스

쇠라, 서커스, 1890~91, 캔버스에 유채, 185.5×152.5cm, 파리 오르세미술관


연말연시 연휴에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하나가 서커스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데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묘기로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일 년치 묵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해 새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볼거리지요.
신인상파 화가 쇠라는 서커스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틈이 나면 서커스 공연장을 찾아 묘기를 즐겼습니다. 그림을 그리느라 쌓인 여러 가지 고민을 날려버리고 새로운 활력을 얻었지요.
그림의 서커스 장면은 달리는 말 위에서 여러 가지 묘기를 부리는 마상기술을 보여주고 있네요. 서커스를 우리말로 부를 때 곡마단(曲馬團)이라고 하는 걸 보면 서커스 묘기의 중심에 마상기술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커스라는 말은 원래 고대 로마시대 전차경기장의 원형 울타리를 뜻합니다. 18세기 영국에서 한 말타기 곡예사가 원형 공연장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그 밑에 있던 기수가 독립해 ‘로열 서커스’라는 곡마단을 만들면서 서커스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지요.
그림을 보면 곡예사의 재주가 대단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렇게 원을 그리며 달리는 말 위에서 한쪽 발만 올려놓고 중심을 잡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조련사가 채찍으로 말의 주의를 사로잡고 피에로로 분장한 동료들이 말이 지나간 자리에서 갖가지 재주를 보여줍니다.
관객들은 흥미진진한 묘기에 빠져 다들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감탄을 연발하면서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고 나면 내일부터 더욱 열심히 일하고 생활할 수 있겠지요? 잘 보고 잘 노는 것도 인생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주는 보약입니다.

한 가지 더~ 물감의 색은 제한돼 있습니다. 그래서 화가는 원하는 색을 내기 위해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어 칠하게 되지요. 하지만 쇠라는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는 대신 여러 색의 점을 화포에 찍는 방법을 택했는데, 어느 정도 떨어져서 보면 우리 눈에서 색이 섞여 보인답니다. 이것을 점묘법이라고 합니다. 점묘법으로 그리면 같은 색도 팔레트에서 섞은 것보다 맑고 신선하게 보입니다.

조르주 쇠라(1859~91) 파리의 미술학교 에콜데보자르에서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그림을 배웠지만 인상파의 밝고 화사한 그림에 매혹돼 빛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색채이론을 공부하고 점묘법을 확립했습니다. 점묘법을 쓰는 화가들의 그룹인 신인상파의 지도자가 되어 미술의 과학적 표현에 앞장섰습니다. 천재로 평가받았지만 서른두 살의 젊은 나이에 후두염으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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