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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전문가와 1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박상민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11.23 11:03:00

영화배우 박상민이 세 살 연하의 영어교육 전문가 한나래씨와 11월 화촉을 밝힌다. 지난해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된 두 사람에게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러브스토리를 들었다.
영어교육 전문가와 1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박상민

“‘장군의 아들’ 박상민 드디어 장가갑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예비신부 한나래씨(34)와의 결혼을 발표한 영화배우 박상민(37). 예비신부의 손을 꼭 잡은 그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박상민의 피앙세인 한씨는 한국외대 독일어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대학원 영어학과를 졸업한 영어교육 전문가. 현재 EBS 잉글리시 TV에서 미국 ABC 방송사의 ‘월드뉴스 리뷰’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 94년에는 케이블 채널 Mnet 1기 VJ로 선발돼 방송활동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박상민이 SBS 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가 종영된 후 참석한 지인의 파티에서였다고 한다. 박상민은 ‘내 사랑 못난이’에서 재벌 2세면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역을 맡아 영어와 일어를 유창하게 하는 모습을 연기했는데, 그 파티에 참석한 한씨는 박상민이 실제로 영어에 능통한 줄 알고 먼저 그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다고 한다.
“TV나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친구인데, ‘내 사랑 못난이’만큼은 봤다더라고요. 그 드라마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제 모습에 호감을 느꼈나봐요. 제게 와서는 영어로 몇 가지 질문을 연거푸 던지는데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눈만 껌벅껌벅하던 제가 결국 한마디했어요. ‘What?’ 간단한 영어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저를 보며 많이 실망했을 거예요(웃음).”
예상치 못한 박상민의 반응에 한씨는 “뭐 이런 사람이 있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점차 대화를 나누면서 호감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특히 일부러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는, 꾸밈없는 박상민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매일 새벽 집에 찾아와 아침인사를 건네는 정성에 감동했어요”
영어교육 전문가와 1년 열애 끝에 결혼하는 박상민

“처음엔 저를 가끔씩 TV에 출연하는 탤런트로만 알았지, 유명한 작품을 찍은 영화배우인 줄은 몰랐대요. ‘‘장군의 아들’도 안 봤냐?’고 물으니 ‘그런 폭력적인 영화는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장군의 아들’은 폭력 영화가 아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영화인데 안 봤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니까 ‘그럼 오빠는 내가 나오는 교육방송 프로그램 본 적 있어요?’라고 되묻더라고요. 뭐라 대답할 말이 없어 허허허~ 하고 웃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지만 내게는 애교 넘치는 개구쟁이”라고 박상민에 대해 말한 한씨는 “결혼한 친구들이 자신의 결혼 상대는 직감으로 알 수 있다고 말할 때 믿지 않았는데 오빠를 만나면서 ‘이 사람이 내 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박상민·한나래 커플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만났다고 한다. 식성이 비슷해 허름한 식당부터 근사한 레스토랑까지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고. 애정표현은 주로 박상민이 하는 편인데, 첫 키스는 정식으로 교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적한 언덕길로 드라이브를 갔을 때 박상민이 ‘저돌적으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빠가 불꽃이 튈 것 같은 정열적인 모습만 보여준 건 아니에요. 오히려 한결같은 마음을 보여줘 믿음이 생겼죠. 연예인 생활을 하는 오빠는 주로 오후에 바쁘고 방송일을 하는 저는 오전에 바빠서 얼굴 볼 시간이 부족했는데, 언제부턴가 매일 새벽 6시면 오빠가 집 앞으로 찾아와서 ‘얼굴 봤으니까 됐다. 조심히 가라’면서 인사를 건네더라고요. 그게 참 믿음직스러웠어요. 오빠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제 얼굴을 본 뒤 자기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 거죠.”
두 사람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다투지 않았다고 한다. 30년 이상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야 한다는 게 두 사람의 연애지론. 한씨는 “언성을 높인 적이 한 번도 없다. 지나가는 말로 ‘이러이러한 점은 고치면 좋겠어’라고 말하면 오빠는 그 얘길 확실히 기억해뒀다가 다음 날부터 고쳤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그때만 고치는 척하는 사람도 많은데, 오빠는 아니에요. 혹여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힘들어할 때면 포기하지 않고 저한테 맞춰주려고 부단히 노력했죠. 양란은 크고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고, 동양란은 화려하진 않지만 향기가 무척 진하잖아요. 오빠는 동양란 같은 사람이에요. 속정이 깊은 남자죠.”
박상민은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열정을 다하는 한씨의 모습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연애 초기 한씨와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영어를 기초부터 가르쳐달라”고 말했는데 한씨가 ‘레이 한’이라는 필명으로 직접 쓴 기초영어 교재를 선물하면서 책 안쪽에 적힌 자신의 프로필을 가르키며 “내가 20~30대 때 걸어온 길이야”라고 당당하게 소개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고. 또한 나이가 30대 중반인데도 철저한 자기관리로 미모와 몸매를 유지해온 점도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연애를 하며 자연스럽게 미래를 약속했기 때문에 특별히 프러포즈를 하지는 않았다”는 박상민은 “집으로 초대해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거나 밥을 먹으러 가면서 ‘평생 맛있는 음식 사줄게’라고 말한 게 프러포즈의 전부”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꿈꾸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씨는 “인위적으로 만든 프러포즈보다 진심이 담긴 한마디가 더 소중하다. 오빠는 만날 때마다 달콤한 말로 사랑표현을 해줘 매일 매일 프러포즈를 받는 기분이 든다”고 답했다.

데뷔작 ‘장군의 아들’ 임권택 감독 주례로 결혼식 올려
두 사람의 가족은 지난 9월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가 부모에게 공식적으로 결혼 승낙을 받은 박상민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장군의 아들’로 그를 영화계에 데뷔시킨 임권택 감독을 찾아가 주례를 부탁했고, 임 감독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해마다 설이 되면 감독님께 세배를 드리러 가곤 했는데 올해는 추석 때 가니까 ‘웬일이냐’며 놀라시더라고요. ‘선생님, 저 장가갑니다. 11월 초로 날을 잡았습니다’라면서 신부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마음에 드신 듯 미소를 보이셨어요. ‘주례는 누가 맡냐’고 물으시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님이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바로 임권택 감독이십니다’라고 했더니 너털웃음을 터뜨리셨고요. 그리고 바로 ‘그래, 내가 네 결혼식 주례만큼은 꼭 해야지’ 하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박상민은 주변 연예인들의 축하인사도 많이 받았는데, 특히 절친한 선배인 영화배우 허준호는 ‘네가 드디어 정신 차리고 살겠구나’라면서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두 사람에게 2세 계획을 묻자 박상민은 “2~3년간 신혼 재미를 즐긴 후 천천히 가질 생각”이라며 “솔직히 2세가 나를 닮을까봐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저를 닮은 아들이 매일 친구들과 싸움만 하면 어쩌나 싶어 딸을 원했는데, 생각해보니 딸은 더 안 되겠더라고요. 저를 닮아 부모 말 안 듣고 가출을 하면 어떡해요(웃음). 사내아이면 사랑의 매라도 들어 혼내주겠는데, 딸은 어디 때릴 수가 있나요. 아들이든 딸이든 제발 엄마를 닮으면 좋겠어요.”
오는 11월9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리는 두 사람은 3~4주 동안 해외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박상민이 살고 있는 집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박상민은 내년 1월 방영되는 KBS 대하사극 ‘대왕 세종’에서 ‘양녕대군’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습니다. 결혼식장에 들어가서야 ‘아, 내가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의 가정을 이루자’는 약속은 아직 하지 않았어요. 살면서 천천히 약속도 세우고 지켜나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여성동아 2007년 11월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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