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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반가운 얼굴

오랜 슬럼프 딛고 조심스레 활동 재개한 김지현

글·김수정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7. 11. 22

2003년 2집 앨범 발표 후 모습을 감췄던 룰라의 전 멤버 김지현이 최근 한 케이블방송의 성인 시트콤 출연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잇따른 연예계 활동 실패로 오랜 시간 가슴앓이를 했다는 그를 만났다.

오랜 슬럼프 딛고 조심스레 활동 재개한 김지현

혼성 그룹 ‘룰라’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김지현(35)이 4년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6월과 9월 방송된 케이블방송 CGV의 성인 시트콤 ‘파이브 걸즈’ 시즌1·2의 주연을 맡은 것. 얼마 전에는 KBS 오락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에 이상민 고영욱 채리나 신정환 등 룰라 멤버들과 함께 나와 ‘날개 잃은 천사’와 같은 히트곡들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4년 동안 연예인이 아닌, 30대 보통 여자 김지현으로 살았어요. 2집 솔로 앨범 활동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은 후 연예계를 잠시 떠났죠. 평소에는 서울 강남에 문 연 와인바를 운영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고 시간이 날 때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지인들과 봉사활동을 하러 다녔어요.”
“지난 94년 룰라로 데뷔한 이래 그렇게 오랫동안 쉰 적이 없었다”는 김지현은 “쉬는 동안 화려했던 룰라 활동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해하다가도, 그룹 탈퇴 후 계속된 활동 실패로 위축돼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오랜 슬럼프 딛고 조심스레 활동 재개한 김지현

최근 방송활동을 재개한 김지현은 “계속된 활동 실패로 어려움 겪었지만 신인의 자세로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룰라로 한창 인기를 모았던 그가 갑작스럽게 팀을 탈퇴한 건 지난 97년의 일. 그는 “금전적인 문제로 소속사와 마찰을 빚은 일과 자신을 둘러싸고 떠돈 악성 루머가 탈퇴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 무렵 무리한 스케줄로 쓰러졌는데 병원으로 기자분들이 찾아와 ‘유산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면서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건강한 여가수가 갑자기 쓰러지면 그런 소문이 나돌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소문은 가라앉질 않았어요. 그 일이 있은 후 팀을 떠나게 됐죠.”
김지현은 곧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다.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대학원에 진학, 체계적인 연기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한 뒤 출연한 영화가 2001년 상영된 ‘썸머타임’이었다. 하지만 ‘썸머타임’은 그의 과감한 베드신과 전라 노출로 주목받았을 뿐, 흥행에 실패했고 오히려 ‘김지현=노출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후 연기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 노출 연기나 베드신을 서슴지 않고 한 건데, 사람들은 제 연기가 아니라 몸만 보더군요. 영화에 함께 출연한 류수영씨, 최철호씨가 그 뒤에도 다른 작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보면서 부러웠어요. 벗는 연기를 하고 난 뒤 제게는 에로물 출연 제의만 들어왔거든요.”

홀로서기 후 영화 음반활동 잇달아 실패하면서 방황
영화 흥행실패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반신 노출과 동성 간 러브신이 담긴 솔로 2집 앨범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그때 연예계를 잠시 떠나 있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왜 자꾸 일이 안 풀릴까. 왜 내게만 시련이 올까’ 좌절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럴 때면 (이)상민이와 (고)영욱이, 이젠 가족같이 편한 룰라 팬들이 찾아와 위로해줬어요. 힘이 들 때 전화하면 달려와 다독여준 그들이 있어 그나마 견딜 수 있었죠.”
사실 그는 지난해 컴백을 준비하기도 했다. 룰라 원년 멤버인 이상민·고영욱과 함께 룰라 9집 앨범 작업을 비밀리에 해온 것. 하지만 녹음이 끝날 무렵 이상민이 사업실패의 아픔을 겪으면서 가수활동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라는데 솔로 앨범과 영화 출연, 룰라 앨범 작업까지, 저는 그 ‘때’를 잘 만나지 못해 실패를 잇따라 한 것 같아요. 비록 룰라 활동은 무산됐지만, 앨범을 준비하는 내내 설레고 행복해하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잘되고 있는 와인바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연예계 복귀를 결심했죠.”
다행스럽게도 복귀 의사를 밝히자마자 그는 지난 6월 ‘파이브 걸즈’ 출연 제의를 받았고 시즌 1의 반응이 좋아 9월에는 시즌 2인 ‘파이브 걸즈 맥시멈’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오랜 공백기가 있었지만 다시 활동할 수 있어 기뻐요. 지금껏 많이 놀았으니(웃음), 당분간 쉬지 않고 오래 활동해야죠.”
김지현은 “조만간 코믹액션 연기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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