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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진성훈 기자의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 6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뛰고 구르며 성장점 자극해요!

기획·한정은 기자 / 글·진성훈‘한국일보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도움말·현득규(한국 유아놀이체육협회장) ■ 장소협찬·청담아이엘스튜디오(02-511-8058 www.cdeyeel.co.kr)

입력 2007.11.19 14:59:00

우리 집에도 아이들이 있는 여느 집처럼 선물 받은 인형, 출장 갔다 사온 인형,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인형 등 ‘굴러다니는’ 인형들이 적지 않다. 남자 아이인 태욱이는 인형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여자 아이인 태연이는 요즘 들어 부쩍 인형을 들고 다니는 일이 잦다. 기린 인형을 데리고 다니며 밥도 먹이고 잠도 재우고 머리도 감기고 목마를 태우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부디 인형을 데리고 놀면서 태연이도 좀 얌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우리 집에서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장난감 상자에 넣어둔 인형들에게 볕들 날이 왔다. 이번 달 놀이 주제가 바로 인형을 활용하는 놀이인 것. 움직임이 많아 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과 정확성·근력을 키워준다고 하니 기대 백배다.

인형볼링 “인형을 넘어뜨려라, 뻥~!”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인형볼링’은 인형을 일렬로 세워놓고 축구하듯 공을 발로 차서 인형을 쓰러뜨리는 놀이로 정확성과 자신감을 길러줄 수 있다. 인형을 줄지어 세워놓고 2m 정도 떨어진 곳에 공을 놓은 뒤 태욱이에게 공을 차게 하려는데 태연이가 먼저 하겠다고 끼어들어 잠시 소란이 일었다. 아옹다옹한 끝에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태연이가 ‘보’를 내고 태욱이는 ‘바위’를 냈다. 태연이가 이겼지만 “와~ 태욱이가 이겼네. 태욱이가 이겼으니 먼저 차고 태연이는 다음 순서야”하며 태욱이에게 눈을 찡긋해줬다. 태욱이는 알지만 태연이는 ‘가위 바위 보’에서 뭐가 뭘 이기는지 모르기 때문에 다툼이 있을 때마다 자주 써먹곤 한다. “태욱아, 축구하듯 공을 발로 차봐. 인형을 많이 쓰러뜨리면 이기는 거야.” 아직 다리 힘이 약해 제자리에 서서 차는 건 쉽지 않으므로 약간 떨어져서 앞으로 달려가며 차도록 했다. “뻥~!” 그럴싸한 소리와 함께 공이 힘차게 날아갔지만 인형은 쓰러뜨리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차도록 했더니 공이 졸졸졸 굴러 이번에는 인형을 쓰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태연이도 한번 해봤지만 쉽지 않자 금세 시무룩해졌다. “태연아, 공을 손으로 던져서 인형을 맞춰볼래?” 태연이가 던진 공이 인형에 정확하게 맞았다. 그제야 기분이 풀리는지 활짝 웃으며 좋아한다.
아이가 공을 찰 때는 넘어져 다칠 수 있으므로 주위에 위험한 물건이 없도록 치워둔다. 공을 차는데 익숙해지면 인형을 볼링공처럼 삼각형 모양으로 겹쳐서 놓아 쓰러뜨리기 어렵게 만든다. 늘어선 인형 중에서 목표 인형을 정해 맞혀서 쓰러뜨리는 것도 놀이의 재미를 더해준다.

준·비·재·료 인형 여러 개, 탱탱볼 또는 작은 공 1개
놀·이·방·법
1 인형을 일렬 또는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놓는다.
2 2m 정도 떨어진 곳에 공을 두고 인형을 향해 발로 찬다.

인형권투 “원 투 스트레이트!”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다음으로는 인형을 잡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인형권투’ 놀이를 했다. 태욱이와는 가끔 권투 놀이를 하지만 뭔가를 들고 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맨손으로 할 때보다 덜 위험하고 더 흥미로웠다. 여기에 하나 더, 막대 풍선을 길게 불어 아이와 아빠의 발목을 각각 묶으면 두 발이 묶인 채로 움직여야 하므로 균형감각도 길러진다고 한다. “얘들아, 좋아하는 인형을 하나씩 가져와봐. 양손에 들고 아빠랑 권투하는 거야.” 아이들이 한꺼번에 아빠를 공격하도록 했다. 놀이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빠도 적당히 공격을 해줘야 하지만 세게 하면 안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아이의 기운이 빠질 때쯤 눈치를 봐 한대 맞은 척하며 쓰러진다. “아이쿠, 태욱이가 이겼다.”
두 발이 묶여 있다보니 인형을 잡고 휘두르다가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기 쉽다. 바닥에 얇은 이불을 한 장 까는 것으로 권투경기장을 만들고 다칠 염려가 없는 푹신한 솜인형을 사용한다. 막대 풍선은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기가 쉽지 않으므로 풍선에 바람을 집어넣는 조그만 기구를 따로 준비하면 편하다. 이 참에 막대 풍선으로 강아지나 칼 등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아빠 최고!”라는 점수도 딸 수 있다.
준·비·재·료 큰 인형·막대 풍선 3개씩
놀·이·방·법
1 막대 풍선을 불어 아이와 아빠의 발목을 각각 묶는다.
2 인형을 하나씩 잡고 권투를 한다.

매달린 인형 잡기 “날아가는 인형 향해 점프!”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매달린 인형 잡기’는 줄에 인형을 매달아 아빠가 들고 서 있으면 아이들이 점프해 인형을 잡는 놀이로 성장점을 자극해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형 한 개를 골라 낚싯줄 한쪽에 묶고 다른 한쪽은 신문지를 돌돌 말아 만든 봉과 연결했다. 신문지 봉을 잡고 이리저리 움직이자 인형이 허공에서 디스코를 춘다. 인형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에 신기함과 호기심이 떠올랐다. “인형을 먼저 잡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시~작!” 아이들이 서로 인형을 잡겠다며 손을 뻗었다. 아이들의 손이 인형에 닿을 만하면 신문지 봉을 살짝 들어 올려 아슬아슬하게 약을 올리는 것이 포인트. 위아래로, 옆으로 인형을 돌리면 아이들이 좀더 많이 뛸 수 있다. “아이~ 아빠가 인형을 너무 높게 들잖아.” 태욱이가 금방이라도 토라질 기세다. 아이들이 지쳐 힘든 기색이 보일 때쯤 인형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했다. “이야, 내가 잡았다!” “아빠가 졌네. 그럼, 다시 해볼까? 이번엔 안 잡힐 거야.”
똑같은 걸 하나 더 만들어서 아빠가 양손으로 잡고 놀아도 된다. 양쪽의 인형을 번갈아 움직여주면 아이가 뛰는 반경이 더 넓어져 운동량이 많아진다. 아이들은 인형만 보고 뛰어다니기 때문에 바닥에 걸려 넘어질 물건을 치우고, 아이들이 부딪칠 물건이 있는 쪽으로는 인형을 몰고 가지 않는다.
준·비·재·료 인형 1개, 신문지, 낚싯줄, 테이프, 가위
놀·이·방·법
1 신문지를 돌돌 말아 테이프로 고정시켜 봉을 만든다.
2 인형을 낚싯줄로 묶고 줄의 다른 쪽은 신문지 봉에 묶은 뒤 분리되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한다.
3 아빠가 신문지 봉을 잡고 서 있으면 아이들은 점프해 인형을 잡는다.



인형 타고 날아요 “나 잡아봐라~”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마지막 놀이는 ‘인형 타고 날아요’다. 막대 풍선과 둥근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은 뒤 내 허리에 막대 풍선을 감고 그 사이에 둥근 풍선을 집어넣었다. 아이들과 내 다리 사이에는 인형을 끼웠다.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에 아이들이 깔깔댄다. “자, 아빠한테서 풍선을 뺏는 거야. 대신 다리 사이에 끼운 인형을 떨어뜨리면 안돼.” 종종걸음으로 내가 도망치자 아이들도 움직였다. 역시 아슬아슬하게 아이들의 손을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자꾸 아이들 다리에서 인형이 빠졌다. 한두 번은 다리에 다시 인형을 넣도록 했지만, 너무 힘들어해 그냥 두 발로 뛰어다니도록 했다. 인형을 벗어던지자 아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잡았다! 아빠가 졌어요~.”
준·비·재·료 큰 인형 3개, 막대 풍선, 둥근 풍선
놀·이·방·법
1 막대 풍선과 둥근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은 뒤 아빠의 허리에 막대 풍선을 감고 그 사이에 둥근 풍선을 끼운다.
2 아이와 아빠의 다리 사이에 인형을 끼고 신호에 맞춰 뛰면서 아이가 아빠의 풍선을 빼앗는다. 이때 인형이 다리 사이에서 빠지지 않아야 한다.
‘여성동아’ 김명희 기자와 남편 진성훈씨는…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태욱(5)·태연(4) 두 남매를 키우고 있는 결혼 6년 차 맞벌이 부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대신 틈날 때마다 놀아주고, 스킨십을 자주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육아방식을 조율하는 이들 부부의 육아원칙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건강하게 뛰어놀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씨를 갖도록 하는 것.
한국일보 기자인 남편 진성훈씨는 엄마보다 아이들을 살뜰하게 돌봐주는 자상한 아빠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들 태욱이의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에 도전했다.

태욱이·태연이는…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올해 유치원에 입학한 태욱이는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고 성격도 소심하며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하지만 엄마아빠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고 친구들에게 양보도 잘하는 의젓한 꼬마신사. 욕심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태연이는 오빠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왈가닥 숙녀. 의외로 겁이 많아 때때로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키가 쑥쑥~ 인형 활용한 온몸 놀이
현득규씨는…

10년간의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살려 방송 및 잡지 등에서 유아놀이 연구가, 유아동시 작가로 활동하는 유아지도사로 현재 한국유아놀이체육협회장을 맡고 있다. 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과 국민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유아체육지도사 과정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얘들아 놀자’와 ‘현득규의 풍선 아트’ 등이 있다.

놀이를 마치고…

다른 때는 집 안에 굴러다니는 인형들이 지저분해 보이기만 했는데, 오늘 하루 우리 아이들과 좋은 친구가 돼줘서인지 다른 때보다 예뻐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예쁜, 아니 세상에서 가장 예쁜 인형은 놀이를 하느라 고단했는지 어느새 새근새근 자고 있는 태욱이와 태연이다.



여성동아 2007년 11월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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