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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열애 끝에 ‘결혼’ 공식 발표한 추상미·이석준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10.24 11:07:00

탤런트 추상미가 한 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오는 11월 웨딩마치를 울린다. 지난 200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함께 출연하며 처음 만나 5년간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이 진솔하고 따뜻한 연애 스토리를 들려줬다.
5년 열애 끝에 ‘결혼’ 공식 발표한 추상미·이석준

부부는 살면서 닮아간다는데, 오랜 기간 연애를 한 예비부부의 웃는 모습은 이미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5년 열애 끝에 오는 11월5일 결혼식을 올리는 탤런트 추상미(34)·뮤지컬 배우 이석준(35) 커플.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만난 두 사람은 “하루하루 꿈꾸듯이 결혼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행복한 순간이 또 올까 싶을 만큼 달콤하다”고 입을 열었다.
추상미의 연인 이석준은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지난 96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데뷔해 뮤지컬 ‘헤드윅’ ‘카르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 출연했으며 2004년 ‘블러드 브라더스’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함께 출연했던 조승우에게 연인관계 들켰지만 3년 동안 비밀 유지해줘
이들이 처음 만난 건 지난 2002년 봄. 두 사람은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의 사랑을 받는 여인 ‘로테’와 그의 남편 ‘알베르트’를 연기하며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을 공연하며 이석준은 연예인답지 않은 추상미의 겸손함에 반했다고 한다. 늘 다른 배우들보다 먼저 와 목을 가다듬고, 2시간 더 연습을 하다 가장 늦게 연습실을 나서는 추상미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 것. 이후 두 사람은 연습이 끝난 뒤 추상미가 운영하는 와인바에서 함께 얘기를 나누며 점점 가까워졌고 서로에게 ‘참 괜찮은 사람이다’ ‘좋아한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네가 사랑할 만큼 나이를 먹게 되면 진심을 다해 존경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상미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죠. 뛰어난 연기력과 넉넉한 성품 등 제가 갖지 못한 부분을 다 갖추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평생 존경하면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웃음).”

5년 열애 끝에 ‘결혼’ 공식 발표한 추상미·이석준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다는 추상미·이석준 커플.


추상미 역시 이석준이 자신과 같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점과 인기보다 연기에 욕심이 큰 점 등이 닮아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하지만 연인이 된 두 사람은 동료 배우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했다고. ‘사랑해’라는 표현은 눈 깜박임으로 대신하고 분장실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만나면 한 사람이 밖으로 나가거나 멀찌감치 떨어져 앉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연 후 마련된 회식 자리에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다 동료배우 조승우에게 들킨 것이다. 하지만 조승우는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연인관계임을 밝힐 때까지 비밀을 지켜줬다고 한다.
“3년간이나 몰래 데이트를 즐겼으니 꽤 오랫동안 비밀이 새 나가지 않은 셈이죠.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짜냈는데 그중 하나가 제가 상미씨의 매니저 행세를 하는 거였어요. 일명 ‘매니저 가방’이라고 불리는 손가방을 들고 다녔죠. 상미씨와 팔짱을 끼고 걷다가도 사람들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 재빨리 가방을 열어 스케줄을 적는 척하거나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전화 받는 척을 했어요(웃음). 몇 차례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제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잘 모면할 수 있었죠.”
추상미는 늘 그렇게 자신을 염려해주는 이석준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고 한다. 사소한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점도 그를 감동시켰다고. 특히 만난 지 1백 일째 되는 날 이석준에게 받은 선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공연이 끝난 뒤인 늦은 밤, 한강 둔치에서 데이트를 즐겼는데 석준씨가 그때 함께 마신 커피병을 버리지 않았나 봐요. 1백 일째 되던 날 그 병에 그동안 같이 갔던 바닷가의 흙, 모래, 물을 담아 제게 줬어요. 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값진, 정성이 가득 들어 있는 선물이었죠.”
알고 보니 이석준은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다음 날 다시 그곳으로 가 선물을 마련했다고 한다. 추상미의 말에 “별것도 아닌 선물에 매번 감동한다”고 답한 이석준은 “이렇게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자꾸 선물을 해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첫 키스 역시 ‘조심스럽게’ 추상미의 집 앞에서 했다는 그는 “하늘을 난 것만 같았다”며 소중한 기억을 되짚었다.
“상미씨를 만나면서 배우로도, 한 인간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어요. 곁에서 항상 저를 격려해주니까 일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고요. 상미씨는 제 공연을 보고 나면 늘 꼼꼼하고 날카롭게 연기 평가를 해주는데 100점 만점에 30점을 넘겨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그런 혹독한 비판이 두렵기도 하지만 제겐 큰 힘이 되죠.”
추상미는 아버지인 연극배우 고 추송웅과 국립극단 배우 출신인 어머니 밑에서 배운 연기 노하우를 이석준에게 알려준다고 한다. 칭찬으로 먼저 연인의 기를 살린 뒤 냉정한 비판을 들려주는 게 그만의 노하우라고.
“엄마는 아버지가 무대에 오르면 반드시 공연을 보러 가셔서 모니터링해줬거든요. 대사 처리는 물론 손동작, 얼굴 표정까지 빽빽하게 적어서 고칠 부분을 알려주셨죠. 아버지는 ‘모니터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불평하면서도 지적한 점을 다듬어 무대에 다시 오르시곤 했고요. 그래도 저는 엄마보다 덜 혹독해요. 칭찬은 두둑하게 하고 비판은 조금 곁들이는 편이니까요(웃음).”

“살다보면 다툴 일 많겠지만 현명한 해결책 찾아내 위기 극복할 거예요”
5년 열애 끝에 ‘결혼’ 공식 발표한 추상미·이석준

“사랑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선뜻 결혼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는 이석준은 올 초 큰 용기를 냈다. 지난 1월4일 뮤지컬 ‘헤드윅’ 공연 도중 관객들 앞에서 공개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공연이 끝났는데 뭔가 더 있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 순간 네 명의 배우들이 나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여섯 살 때 만든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곡을 부르는 거예요. 제가 여섯 살 때 작곡한 ‘캐나다판타지’라는 노래였죠. 석준씨랑 데이트할 때 한두 번 불러준 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해둔 거예요. 놀란 마음에 무대만 바라보고 있으니 석준씨가 뒤늦게 나와 ‘오늘 프러포즈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면서 저를 일으켜 세우더군요. ‘소원’이라는 가스펠을 부른 뒤 반지를 껴줬고요. 고지식해서 그런지 ‘프러포즈는 둘만의 공간에서 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석준씨의 프러포즈를 받은 뒤엔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웃음). 부끄럽고 창피했는데도 그날 밤 행복한 꿈을 꾼 걸 보면 내심 기대하고 있었나봐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프러포즈를 해주고 싶었다는 이석준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나 올 새해 첫날에 하려 했는데 상미씨가 촬영 스케줄 때문에 공연을 보러 오지 못해 계속 미뤄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네 명의 동료배우들은 늘 ‘프러포즈 대기조’ 상태였다고.
“프러포즈를 한 날 상미씨와 저는 물론 관객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렸던 걸로 기억해요. 그전엔 프러포즈를 하고 우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좋은 날 왜 울까’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해보니 마음이 울컥하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어쩌다 보니 프러포즈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결혼식은 조용하게 치른 뒤 큰 소리 내지 않고 오순도순 살 거예요.”
두 사람은 결혼을 한 뒤 바로 아이를 가질 생각이라고 한다. 추상미는 한 명의 아이만 원하는 데 반해 이석준은 “나중에 의지할 수 있도록 형제를 만드는 게 좋다”며 둘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금은 이렇게 사랑하지만 저희도 결혼하고 나면 여느 부부들처럼 사소한 일로 부딪히고 많이 다툴 거예요. 그럴 때마다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내서 ‘두 사람은 저런 방법으로 위기를 잘 극복했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이석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홀로 선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잘 산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지금까지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할 때 결혼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왔고요. 지금이 바로 그때인 것 같아요. 그동안 저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이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요.”(추상미)
두 사람은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른 뒤 타히티로 신혼여행을 다녀와 추상미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신접살림을 꾸밀 계획이다.

여성동아 2007년 10월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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