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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Beginner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한정은 기자와 남편 서창문의 생생 초보요리 일기

기획·한정은 기자 / 사진·서창문‘프리랜서’

2007. 10. 18

저희 부부의 좌충우돌 초보요리 도전기 첫 번째 시간에는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구수한 된장찌개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초간단 반찬을 만들었어요. 칼칼한 바지락된장찌개와 찌개 끓이고 남은 재료를 활용해 만든 애호박전, 버섯굴소스볶음, 두부조림으로 맛있는 밥상을 차려보세요.

건강 위해 집에서 밥해 먹기로 결심했어요~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안녕하세요? 이 달부터 초보 주부들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함께 배워볼 한정은 기자예요. 저희 부부는 결혼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맞벌이라는 핑계로 집에서 밥해 먹은 횟수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답니다. 둘 다 야근이 잦은 직업이라 각자 회사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일찍 끝나는 날에는 밖에서 만나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인지 남들은 결혼하면 얼굴색이 좋아지고 살도 찐다는데 오히려 남편은 살이 쏙쏙 빠지더라고요. 저는 뱃살만 볼록하게 나오고요. 얼마 전 남편 직장에 잠시 들렀는데 저희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동료가 결혼 전과는 달리 살이 보기 좋게 찌고 얼굴도 환해져 남편과 어찌나 비교가 되던지 민망해서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요리선생(?)인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 소개된 레시피를 뒤져가며 ‘집에서 밥해 먹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답니다.
이 달에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애호박, 버섯, 두부 등 찌개 끓이고 남은 재료를 이용한 반찬을 만들어봤어요. 매일같이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다보니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구수한 찌개와 반찬이 그리웠거든요. 촬영을 앞두고 요리 선생님들에게 된장찌개 맛있게 끓이는 노하우를 물었더니 하나같이 입을 모아 쌀뜨물을 꼽더라고요. 쌀뜨물이 된장의 구수한 맛을 한층 깊게 해준다고요. 여기에 멸치의 비린내를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 시원하게 바지락을 넣고 고추장을 한술 풀어 끓였더니 친정 엄마가 끓여준 듯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이 나는 된장찌개가 만들어졌어요.
된장찌개를 끓이고 나서 남는 두부, 애호박, 버섯 등을 이용해 반찬을 만들어봤답니다. 애호박은 동글동글하게 썰어 전을 부치고, 버섯은 청경채와 양파와 함께 굴소스를 넣어 볶았어요. 두부조림은 제가 매운맛을 좋아해 칼칼하게 했는데 오히려 저보다 남편이 더 잘 먹었답니다.
이렇게 한 끼를 푸짐하게 차렸는데도 재료비는 1만원이 채 들지 않았어요. 외식비로 하루에 3만~4만원씩 쓰던 것에 비하면 경제적이지요. 지난달에는 외식비로 너무 많은 돈을 써 열흘이나 남겨두고 생활비가 똑 떨어져 고생 했거든요. 시간과 노동력을 조금만 투자하면 생활비도 아낄 수 있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요리의 매력에 푹 빠진 저희 부부의 좌충우돌 ‘집에서 밥해 먹기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남편의 시크릿 쿠킹 다이어리를 공개합니다!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1년 남짓한 결혼생활 동안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밖에서 끼니를 때우곤(?) 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와 밥하고 뒷정리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함께 밥을 먹을 때면 집 근처 식당이나 평소 봐뒀던 맛집을 찾았다. 매일 밖에서 화학조미료를 넣은 느끼한 음식을 먹다보니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돼 요즘에는 입맛까지 사라졌다. 그래서인지 눈에 띄게 살도 빠졌다. 이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아내가 갑자기 ‘집에서 밥해 먹기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일 때문에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온 날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간단하게라도 밥을 차려 먹자는 것이다. 어쨌거나 정성이 담긴 집밥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집에서 밥해 먹기의 요리 선생님은 다름아닌 인터넷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우리 입맛에 맞게 양념을 가감해 만들어보자는 것. 그러고 보면 잘 모를 때 한참 고민해야하는 나와 달리 아내는 참 무대뽀(?)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처음 도전한 요리는 된장찌개다. 사실 결혼 전 10년 동안 자취를 하면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정도는 뚝딱 끓여내던 나에게는 아주 쉬운 요리지만 아내는 인터넷을 뒤지고 평소 친분 있던 요리 선생님들에게 노하우를 물어보느라 바쁘다. 나는 국물에서 멸치 비린내가 나는 것을 싫어해 된장찌개를 끓일 때도 맹물로 끓이거나 멸치를 살짝 넣어 끓였다가 얼른 건져내 육수로 사용했다. 그런데 아내가 쌀을 씻어 쌀뜨물을 받으라고 했다. 쌀뜨물로 된장찌개를 끓이면 구수한 맛이 더해진다는 것이 이유다. 아내가 시키는 대로 바지락도 넣고 나머지 재료도 넣어 보글보글 끓였더니 냄새가 그럴싸하다.
다음으로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남은 재료로 반찬을 만든다고 한다. 두 식구 먹을 음식을 만들고 나면 항상 재료가 남아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버려지는 재료가 없다니 우리집 음식물쓰레기 담당인 나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남은 애호박으로 애호박전을 만들었다. 평소에 나는 애호박을 달걀 푼 물에 적셔서 부쳤었는데, 인터넷 레시피에서는 밀가루를 입힌 다음 달걀 푼 물을 적시라고 나와있다. 그래야 달걀이 잘 입혀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불 조절을 잘못해 한판을 다 태워버렸는데, 약불로 줄인 뒤에는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예전에 아내가 한번 해줘서 먹어본 버섯굴소스볶음은 걸쭉하면서도 버섯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다. 통이 큰 아내는 요리를 하면 4인분 이상씩 해버리는지라 준비한 버섯과 야채 양이 많은 것 같다며 한마디 했더니 걱정 말라며 큰소리친다. 야채를 볶으니 숨이 죽으면서 양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자신 있게 큰소리를 쳤나보다. 여기에 녹말물을 넣으니 걸쭉해지면서 양념과 야채가 어우러졌다.
마지막으로 만든 두부조림은 내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메뉴라 기대가 컸다. 나는 두부에 달걀 푼 물을 묻혀 부침으로 해먹었는데, 아내는 두부를 팬에 지지더니 양념장을 넣고 함께 조렸다.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자신을 위한 메뉴라는데 맛을 보니 칼칼한 게 딱 술 한 잔이 생각났다(아내에게 말하면 알코올홀릭이라며 난리 칠 게 분명하지만^^).
만든 요리를 한상 차려놓고 보니 푸짐한 것이 산해진미 부럽지 않다. 하나씩 맛을 보니 처음 한 것치곤 맛도 훌륭했다. 사실 간이 조금 맞지 않거나 맛이 없어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 그래야 아내가 좋아하며 다음번에도 요리를 해줄 것 같기 때문이다(결혼생활 1년 동안 나도 눈치 삼백단이 다 됐다).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먹으니 언제 입맛이 없었냐는 듯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매일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집에서 밥을 해 먹겠다는 아내의 결심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장보기 리스트
두부 1모 1,300원 / 바지락 1봉 1,180원 / 애호박 1개 1,280원 / 새송이버섯 1봉 2,480원 / 팽이버섯 4봉 1,000원 / 청경채 100g 1,740원
총 8,980원 (2007. 9. 10 이마트 기준)

바지락된장찌개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준·비·재·료 바지락 1봉지, 소금 약간, 두부 ⅓모, 애호박 ¼개, 감자·양파 ⅓개씩, 팽이버섯 ½봉지, 새송이버섯 ½개, 풋고추·홍고추 1개씩, 대파 ½대, 물 3~4컵(물 대신 쌀뜨물을 넣었어요.), 된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만·들·기
1 바지락은 소금을 뿌려 비벼 씻은 뒤 소금물에 해감시킨다.
2 두부, 애호박, 감자, 양파는 깍둑썰기한다.
3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 가닥을 나누고 풋고추(새송이버섯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요.), 홍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대파도 어슷하게 썰어요.)
4 물에 바지락을 넣어 끓이다가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한 번 더 끓인다.
5 끓어오르면 생기는 거품을 걷어낸 뒤 감자를 넣어 끓이다가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두부, 애호박, 양파를 넣어 끓인다.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6 감자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끓인 후 팽이버섯, 풋고추, 홍고추를 넣어(이때 새송이버섯과 대파도 함께 넣어요.) 한소끔 더 끓인다.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Check Point 바지락 대신에 해물을 넣어도 시원한 맛이 나요. 팽이버섯 외에도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을 넣어도 좋고요. 물 대신 쌀뜨물을 넣으면 된장의 구수한 맛이 잘 우러나요. 칼칼한 맛이 싫다면 고추장은 생략하고, 더 맵싸하게 먹고 싶을 땐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도 좋답니다.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애호박전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준·비·재·료 애호박 ½개, 소금·밀가루 약간씩, 달걀 2개, 올리브오일 적당량, 홍고추 1개
만·들·기
1 애호박은 둥글게 썰어 소금에 절인다.
2 그릇 두 개에 각각 밀가루와 달걀 푼 물을 준비한다.
3 애호박에 밀가루, 달걀 푼 물 순으로 옷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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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③을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홍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하나씩 올려 모양을 내요.)



Check Point 애호박은 0.7cm 두께로 썰어야 살캉하게 익어요. 애호박에 밀가루를 입힐 때는 살짝만 묻혀 톡톡 털어내세요. 밀가루옷을 두껍게 입히면 모양도 좋지 않고 익히고 나서도 밀가루 냄새가 많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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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굴소스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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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팽이버섯 2봉지, 새송이버섯 2개, 피망 1개(피망 대신 파프리카를 넣었어요), 청경채 2개, 양파 ½개, 올리브오일 적당량, 다진 마늘 약간, 간장·굴소스·녹말가루·물 2큰술씩
만·들·기
1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 가닥을 나누고 새송이버섯은 반으로 갈라 얇게 저며 썬다. 피망은 채썬다.
2 청경채는 2분의 1 또는 4분의 1등분으로 하고 양파는 채썬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내다가 양파를 넣어 볶는다.
4 양파가 투명해지면 피망을 넣어 볶다가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청경채를 넣어 볶는다.
5 야채가 숨이 죽으면 간장과 굴소스를 넣어 고루 저으면서 볶다가 재료가 물을 자작하게 붓고(저는 물을 넣지 않았어요) 끓인다.
6 녹말가루와 물을 섞은 뒤 ⑤에 부어 농도를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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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Point 집에 있는 버섯을 활용해도 좋아요. 피망 대신 파프리카를 넣어도 상관없고, 없으면 생략해도 돼요. 청경채 대신 배춧잎을 넣어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답니다. 야채에서 수분이 나와 저는 ⑤번 과정에서 물은 생략했더니 오히려 아삭한 맛이 나더라고요. 이때 간장 2큰술을 다 넣으면 간이 짜지기 때문에 1큰술만 넣은 후 간을 봐가면서 더 넣으세요. 녹말물은 한꺼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넣으면서 농도를 조절하고요. 집에 굴소스가 없을 때는 간장만으로 맛을 내도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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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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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두부 ½모, 올리브오일 약간,양파 ½개, 피망 1개(피망 대신 파프리카를 넣었어요), 양념장(고춧가루 1½큰술, 간장·물엿(물엿은 ½큰술만 넣어요)·맛술 1큰술씩, 물 6~8큰술, 들기름·다진 마늘 ½큰술씩)
만·들·기
1 두부는 납작하게 썬 뒤 키친타월에 올려 물기를 제거한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두부를 넣어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 뒤 건져 기름기를 뺀다.
3 양파와 피망은 채썬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두부를 지졌던 팬에 양파와 피망을 넣어 볶다가 양념장을 부어 바글바글 끓인다.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6 ⑤에 지진 두부를 넣은 뒤 두부가 으깨지지 않도록 살살 저어가면서 조린다.

Check Point 두부는 큼직하게 썰어야 조리할 때 부서지지 않아요.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야 팬에 지질 때 기름이 튀지 않고요. 피망은 없으면 생략해도 되고, 당근이나 양배추 등 집에 있는 자투리 야채를 활용해도 좋아요. 단맛을 좋아하지 않으면 물엿은 반 정도만 넣으세요.
된장찌개로 차린 구수한 한식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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