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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름다운 그녀

두 아이 키우다 1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한 유호정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장승윤‘프리랜서’

2007. 09. 22

지난해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 귀여운 이혼녀를 연기했던 유호정이 1년간 휴식을 마치고 MBC 새 드라마 ‘깍두기’로 돌아왔다. 쉬는 동안 오로지 아이들의 스케줄에 맞춰 생활했다는 그에게 12년 결혼생활 & 두 아이 키우는 재미를 들었다.

두 아이 키우다 1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한 유호정

‘남편과 사별 후 또 다른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요즘 탤런트 유호정(38)의 최대 고민이다. MBC 새 주말드라마 ‘깍두기’에서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시부모를 모시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구성작가 유은호 역을 맡은 것. 바깥일은 물론 집안일도 빈틈없이 해내는 은호 앞에 어느 날 방송국 PD이자 이혼남인 정동진(김승수)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조금씩 사랑을 싹틔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동진의 전처가 유학에서 돌아와 두 사람 사이에서 방해공작을 펼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편을 떠나보낸 여자가 또 다른 사랑을 만났을 때는 어떤 감정일지 많이 고민이 돼요. 동진과 전처 사이에서 어떤 모습으로 연기를 해야 할지도 걱정이고요. 하지만 그동안 드라마 ‘앞집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 ‘여우야 뭐하니’를 만든 권석장 PD가 연출을 맡으셨기 때문에 진솔하면서도 유쾌한 작품이 탄생될 거라 믿어요(웃음).”
총 50부작으로 구성된 ‘깍두기’는 남녀간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간의 따뜻한 정을 풀어내는 홈드라마로 일반 드라마에 비해 출연자가 많다. 덕분에 유호정이 극중 주인공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을 예정이라 한시름 놓았다고 한다.

두 아이 키우다 1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한 유호정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인 유호정은 결혼하고 지금껏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내년 2월까지 방송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호흡이 긴 만큼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감독님도 처음 섭외 전화를 하셔서는 ‘이제야 호정씨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예전에 ‘앞집 여자’에 출연했을 때는 주인공 분량이 너무 많아서 거의 밤샘 촬영을 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현재 여섯 살배기 아들 태현이와 세 살배기 딸 예빈이를 둔 그는 새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잠시나마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연기자는 카메라와 떨어져 있을수록 손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두 아이를 떼놓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더라는 것. 다행히 남편 이재룡(43)이 얼마 전 MBC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를 마쳐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마음을 놓았다고 한다.
“상반기에는 남편이 고생을 많이 해서 하반기에는 제가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웃음). 솔직히 요즘에는 저는 좀 더 쉬고 남편 보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막상 좋은 작품을 만나면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두 아이 모두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때라는 건 잘 알지만 남편이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크게 안 돼요. 남편이 워낙 아이들을 예뻐하기 때문에 알아서 잘 돌보거든요.”

“제가 일하는 동안에는 아이들을 끔찍이 예뻐하는 남편이 육아 도맡기로 했어요”
올해로 결혼생활 12년째인 그는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려왔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한다. 남편 역시 아이들을 끔찍하게 여기는데, 가끔 아이들과 노는 남편의 눈을 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아이들 역시 아빠 말이라면 뭐든 잘 따른다고 한다.
“엄마나 아빠 중 한 명은 악역을 맡아야 하는데, 저희는 둘 다 아이를 예뻐하기만 해서 조금 걱정이에요. 이제는 아이가 말귀를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까 따끔하게 야단도 치려고요. 또한 저는 남편과 아이들을 대하는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추려고 해요. 사실 그동안 남편에게 미안할 정도로 아이들한테만 매달렸거든요.”
가정적인 남편으로 소문이 자자한 이재룡에게도 한 가지 흠이 있다고 한다. 문제의 요인은 언제나 술.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유호정이 남편에게 반성문과 각서를 수차례 받아낸 이유도 술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 만나는 걸 유난히 좋아하다 보니 어떨 때는 낮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 이튿날 새벽이 돼서야 끝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남편을 앉혀놓고 각서를 쓰게 했다는 유호정은 “10년 넘도록 각서를 쓰게 한 나도 독하지만, 매번 각서를 쓰고 또 술을 마시는 남편도 대단하다”며 웃었다.
“이제는 포기하려고요. 사실 얼마 전 8개월 정도 술을 끊었는데 요즘 들어 다시 시작했어요. 대신 젊었을 때처럼 많이는 못 마시더라고요. ‘이젠 술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는 나이가 됐구나’ 싶으니까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해요(웃음). 얼마 전에는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큰아이가 아빠 책상 위에 ‘아빠 이제 절대로 술 마시지 마세요’ 하고 경고문을 써 붙여 놓았더라고요. 앞으로는 아들을 내세워서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게 해야겠어요.”
얼마 전 아침 토크쇼 ‘남희석·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한 두 사람은 간간이 방송가에서 흘러나오는 ‘이혼설’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자신들의 행복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퍼뜨린 소문이라 생각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것. 하지만 유호정은 아이가 커가면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아내의 걱정에 이재룡은 “아이가 엄마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아이 앞에서는 안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에 행여 이상한 소문을 접하더라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길 것”이라고 위로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아이가 듣지 못하는 공간에서 하고, 아이 앞에서는 절대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유호정은 요즘 들어 큰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아졌다. 여섯 살이면 학습이 습관화돼야 할 시기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는 것. 그는 무작정 공부만 시키기보다는 음악·미술·운동 등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얼마 전부터는 아이와 함께 수영도 다니기 시작했다고.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운동인데, 이제는 건강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수영을 시작했어요. 아이도 재미있어하고, 한번 다녀오면 기분까지 개운해져 좋더라고요.”
‘깍두기’를 시작하기 전 1년 정도 쉬면서 오로지 아이들의 스케줄에 맞춰 지내왔다는 그는 “앞으로도 언제나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모범이 되는 엄마, 편안한 아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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