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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신(新) 결혼풍속도

‘1천억 재력가 데릴사위 공모 뒷얘기 & 달라진 결혼 풍속도’

결혼정보회사 선우 이웅진 대표가 말하는~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7.07.23 12:03:00

얼마 전 결혼정보회사 선우에 자산 1천억원의 재력가가 사윗감 물색을 의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공지가 나간 지 이틀 만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남성 2백70여 명이 데릴사위 후보로 지원하는가 하면, 결혼정보회사들에는 데릴사윗감을 찾는 딸을 둔 부모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선우 이웅진 대표를 만나 데릴사위 공모 뒷얘기와 함께 달라진 결혼 풍속도에 대해 들었다.
‘1천억 재력가 데릴사위 공모 뒷얘기 & 달라진 결혼 풍속도’

‘최근 1천억원대 재산을 가진 아버지가 딸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상담을 했습니다. 이 아버지는 데릴사위를 찾고 있으며, 아들이 없는 집안을 이끌어 갈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여성회원의 프로필: 38세, 서울 거주, 부모는 이북 출신, 기독교, 인상 A 등급, 키는 좀 작은 편입니다. 나이가 많고 키가 작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나머지 조건은 명문가 수준입니다’
지난 6월7일 결혼 정보회사 (주)선우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내용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북 출신 재력가가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데릴사위를 공개모집한다는 것. 선우 이웅진 대표(42)는 외국에서는 조건을 내걸고 배우자를 공모하는 게 흔히 있는 일이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고, 또 새로운 결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데릴사위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게시판에 사연을 공개했다고 한다.
“서울 방배지사를 통해 의뢰를 한 분으로, 현금만 수백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분이 자신의 재력을 강조한 건 아닙니다. 저희 측에서 의뢰자의 신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자산이 1천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에 따르면 아들이 없는 의뢰인은 “아들 노릇을 하면서 집안을 이끌어 갈 데릴사위가 될 수 있어야 하며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전문직 종사자나 그에 준하는 똑똑한 남성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선우 측은 이런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커플매니저 50명의 토론을 통해 1) 장남이나 외아들보다는 부모 봉양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덜한 차남 2) 재산은 여성보다 적더라도 학벌·직업은 딸과 대등 3) 사위가 아닌 아들이라는 자세로 무조건적인 기대보다 먼저 노력 4) 자존심을 부리거나 자격지심을 갖지 말고 가족에 융화되고 포용하려는 마음가짐 등 데릴사위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강남의 1천억대 갑부가 데릴사위를 공모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선우 홈페이지는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 닷새 만에 2백70여 명의 남성이 지원을 했다. 예상보다 폭발적인 반응에 의뢰인은 물론이고 선우 관계자들도 무척 당황했다고.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4배 이상 많은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그래서 당초 2주 동안 계속할 계획이던 공모를 닷새 만에 조기 마감했어요. 연령대는 30대 후반∼40대 중반, 직업은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을 비롯해 대기업 간부,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었고요. 그 가운데 5명 정도로 후보자를 압축해 의뢰인에게 소개할 계획입니다. 만약 그 가운데 의뢰인이 내세운 요건을 만족시키는 사람이 없으면 성사될 때까지 적임자를 계속 물색할 예정이고요.”

“출가외인, 백년손님은 이제 옛말, 처부모도 부모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요”
‘1천억 재력가 데릴사위 공모 뒷얘기 & 달라진 결혼 풍속도’

데릴사위는 달라진 결혼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말하는 선우 이웅진 대표.


재미있는 사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데릴사위를 찾기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딸 가진 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 선우에만 이미 60여 건의 사례가 접수됐다고 하니, 가히 ‘데릴사위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던 현상이 속도를 더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딸을 가진 부모가 요구하는 조건도 다양하다. 한 의뢰인은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외가의 성을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외가의 성을 따라야 한다는 조건은 내년부터 호주제가 폐지되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입니다만 어쨌든 데릴사위를 구하는 부모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건 ‘아들 같은’사위예요. 아들· 딸 구별 없이 하나, 둘만 낳다 보니 딸만 가진 부모가 늘었고, 그래서 딸을 결혼시킬 때 이왕이면 아들 노릇을 해줄 사윗감을 찾는 거죠.”
‘데릴사위 공모’를 두고 일부에서는 ‘경제력 있는 집안에서나 요구할 수 있는 특권 ’이라거나 ‘여기에 응모하는 남성들은 처가의 경제력에 기대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가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데릴사위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결혼 문화가 현실적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출가외인, 백년손님이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잖아요? 데릴사위는 돈이 전제가 되는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처부모도 부모’라는 인식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딸을 가진 부모들은 꼭 함께 살지 않더라도, 딸 내외와 가까이 지내기를 바라고, 젊은 남성들도 이전 세대보다 처가를 훨씬 가깝게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아들이 있는 입장에서는 아들을 나누고, 딸만 가진 가정에서는 아들을 얻는 데릴사위제가 우리 현실에서 편견 없이 적용된다면 가정의 기반은 더 단단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동아 2007년 7월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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