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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기대되는 변신

“이제야 제게 딱 맞는 역할 찾았어요” 푼수 연기 도전하는 홍은희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2007. 07. 23

홍은희가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SBS 새 주말드라마 ‘황금신부’에서 ‘푼수’ 노처녀 역을 맡은 것. “이제야 나와 딱 맞는 연기를 찾은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 그에게 코믹연기하는 즐거움 & 다섯 살배기 아들 키우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야 제게 딱 맞는 역할 찾았어요” 푼수 연기 도전하는 홍은희

드라마 ‘다이아몬드의 눈물’을 끝으로 1년 넘게 연기활동을 쉬었던 홍은희(27)가 최근 색다른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SBS 새 주말드라마 ‘황금신부’에서 ‘푼수끼’ 다분한 노처녀 강원미 역을 맡아 코믹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 극중 그는 결혼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여기며 노처녀로 지내다 결국 자신의 여동생을 쫓아다니던 여섯 살 연하 고시생(김경식)과 결혼한다.
“이제야 제 실제 모습과 비슷한 역할을 만나서 기뻐요. 사실 예전부터 가족들이 시트콤을 해보라고 할 정도로 제게 엉뚱한 면이 많거든요(웃음). 남편도 이번 역할을 맡게 됐다고 하자 ‘드디어 왔구나’ 하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그는 연기 변신을 위해 촬영 전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먼저 발랄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그동안 고수해온 긴 생머리에 굵은 웨이브를 줬다. 그는 “파마를 하고 나니 그제야 거울 속의 내가 원미로 보였다”며 “파마머리는 데뷔 후 처음인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고 나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변신에 남편 유준상(38)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묻자 그는 “사실 남편은 생머리를 더 좋아한다. 그 나이 때가 대체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남편과 동시에 드라마 출연, 아이는 쉬는 날 번갈아가며 보기로 했어요”
“이제야 제게 딱 맞는 역할 찾았어요” 푼수 연기 도전하는 홍은희

극중 원미의 직업은 바이올린 학원강사. 동네 아이들을 상대로 온갖 폼을 재며 동요를 연주할 예정인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두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하루 2시간씩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쳐주면서도 잘난 척하는 캐릭터예요. 코흘리개 아이들 앞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처럼 심취해서 동요를 연주하죠(웃음).”
그는 남편 역의 개그맨 김경식, 시어머니 역의 김지영과 펼칠 코믹연기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무녀독남 외아들에게 시집간 원미가 말을 잘 들으면 분가를 시켜주겠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시골집에서 우물물을 길어오고 장작 패는 일까지 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그는 “원미의 매력은 결혼 후 본격적으로 펼쳐진다”면서 “바보 온달 남편을 장군으로 만드는 평강공주 같은 여자”라고 설명했다.
결혼 5년차 주부이기도 한 그는 이번에 공교롭게도 남편과 활동시기가 겹쳤다. 유준상 또한 SBS 새 월화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에 출연 중인 것. 그는 “엄마 아빠가 동시에 일을 시작해 아들 동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해서 활동이 좀 자유로워지긴 했지만, 한창 엄마 손이 필요할 때라 신경 쓰이는 게 많아요. 물론 아이를 봐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지만 엄마 아빠 중 한 명이라도 아이와 함께 있으려고 남편과 제가 일부러 쉬는 날을 다르게 잡았어요. 그래도 안 된다 싶으면… 어쩔 수 없죠 뭐. 촬영장에 데리고 다니는 수밖에(웃음). 사실 동우는 아직 엄마 아빠가 연기자인 줄 몰라요. 텔레비전에 나온다는 정도는 알지만 다른 엄마 아빠도 다 그런 줄 알죠.”
연예인으로는 다소 이른 나이에 결혼한 그는 연기자로서 기혼이냐 미혼이냐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의 경우 오히려 결혼생활이 연기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이번 드라마가 특히 그래요. 시어머니와의 사이에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많은데, 이미 경험해본 것들이라 대본만 봐도 이게 어떤 상황인지 머릿속에 한 번에 그려지더라고요. 어설프게 흉내 내지 않아도 되니까 연기의 리얼리티가 좀 더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연기자는 자신의 실제 상황과 관계없이 언제나 변신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혼과 연기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10년째, 청순가련형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홍은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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