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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여성동아 독자가 다녀왔어요~

‘여성동아’ 독자와 자녀들이 함께한 영광원자력발전소 견학기

“전기 생산과정 지켜보고 에너지의 소중함 깨달았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최연정‘자유기고가’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발전소 내부 사진·영광원자력본부 홍보전시관 제공

2007. 07. 13

지난 6월 초 ‘여성동아’ 독자들은 뜻 깊은 체험여행을 다녀왔다.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를 찾아 우리나라 전력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배우고, 인근 법성포 굴비단지와 내장산 국립공원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엄마와 자녀가 함께한 1박2일간의 나들이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여성동아’ 독자와 자녀들이 함께한 영광원자력발전소 견학기

영광원자력발전소 중앙제어실을 관람하는 어린이들.(좌) 영광원자력발전소 견학 행사에 참가한 ‘여성동아’ 독자 가족.(우)


지난 6월7일, 아침 일찍부터 서울 구로구 한 버스정류장 앞은 한데 모여 재잘대는 엄마와 아이들의 소리로 떠들썩했다. ‘여성동아’ 독자 초청행사에 뽑혀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와 주변 관광지로 체험여행을 떠나는 가족 여행객들이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마련한 이번 행사의 목적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지만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여성동아’ 독자와 4학년 이상 자녀 1명씩, 총 17쌍의 가족이 행사에 함께했다.
일행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양재동 에너지체험관. 수력·화력·원자력 등 다양한 발전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실험도구를 이용해 에너지 생성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를 찾은 듯 체험장을 뛰어다니며 발전기 조작에 열중했다. 특히 체험관 도우미가 여러 에너지 발전방식 가운데 원자력 발전에 대해 소개하며, 우라늄 1g을 핵분열시킬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 석탄 3톤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의 양과 맞먹는다고 말하자 모두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한 시간 남짓 에너지체험관 견학을 마친 후에는 전남 영광으로 향했다. 원자력발전소를 직접 방문하는 건 엄마나 아이 모두 처음. 일반인이 직접 방문하기 쉽지 않은 원자력발전소를 현장체험한다는 기대 때문인지 영광으로 가는 버스 안에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영광원자력발전소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이들이 가장 놀라워한 것은 ‘발전소’ 하면 으레 떠오르는 굴뚝이 없다는 점. 또 사각형의 일반적인 발전소 모양과 달리 둥글고 커다란 돔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체험행사의 첫 코스인 발전소 홍보전시관에서 안내를 맡은 영광원자력본부 홍보요원 강윤희씨(22)는 이에 대해 “원자력발전은 석유나 석탄을 이용한 발전과 달리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굴뚝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원자력발전소가 돔 형태로 건설된 것은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원자로 다발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원자로 다발을 감싸고 있는 돔 형태의 콘크리트 두께만 120cm로, 이 발전소 한 기를 건설하는 데 들어간 콘크리트 양이 63빌딩 건축 때 소요된 콘크리트 양의 11배가 넘는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며 놀라워했다.
강씨는 “지난 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에서 핵폭발이 일어나 주변 지역을 오염시킨 것은 이처럼 두꺼운 콘크리트 외벽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영광원자력발전소는 5중 방호벽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방사성 물질을 완벽하게 가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철저한 안전설계 때문에 영광원자력발전소 건설에는 총 4조2천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고. 86년 운전을 시작한 영광원자력발전소는 국내 최대의 발전단지로 꼽힌다고 한다.

‘여성동아’ 독자와 자녀들이 함께한 영광원자력발전소 견학기

에너지체험관에서 다양한 발전 방식을 살피고 직접 발전기를 조작해보는 모습.


영광원자력발전소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경북 울진군 울진원자력발전소 등 모두 네 곳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지난 78년부터 운전에 들어간 고리원자력발전소는 30년의 설계수명기간이 만료돼 지난 6월9일 가동을 멈췄다.
이 발전소들의 공통점은 모두 바다에 인접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강씨는 “원자력 발전을 위해 터빈을 돌리는 데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고, 발전 후 과열된 발전기를 식히는 데 역시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원자력발전소의 90%는 바닷가에 지어져 있다고 한다.
참가자 가운데 한 아이가 “발전기를 식히는 데 사용한 물을 다시 바다로 방출하면 주변 생태계가 망가지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강씨는 “따뜻한 물을 따로 내보내는 배관을 설치해 피해를 막고, 온배수 양식장을 만들어 숭어 등을 기르고 있다. 이 양식장은 지역 주민에게 낚시터로 개방하고 있는데, 외부인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방문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전기는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3교대로 발전기 돌려
드디어 멀리서만 보던 거대한 돔 건물에 들어설 시간.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핵심부인 만큼 원자력발전소는 청와대와 같은 ‘가급’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안에서는 휴대전화기와 카메라 소지가 금지되며, 개인 행동도 할 수 없다. 미로 같은 발전소 안에서 강씨의 뒤를 바짝 따라 움직이며 주위를 둘러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다소 긴장된 듯 보였다.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첨단장비가 즐비하게 놓인 중앙제어실과 전력을 생산하는 거대한 터빈기. 전기는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24시간 3교대로 계속 발전기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눈앞에서 돌아가는 터빈기를 보며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어린이들은 “전기의 생성원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는 좀 더 전기를 아껴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원자력발전소 체험을 마친 후 이들이 찾은 곳은 굴비단지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 법성포.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가리키는 말인데, 영광굴비는 우리나라 굴비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으로 손꼽힌다. 법성포는 ‘굴비’라는 이름이 만들어지기도 한 곳. 고려 17대 인종 때 반란을 일으켰다가 체포돼 법성포로 유배를 온 이자겸이 해풍에 말린 조기를 맛보고는 그 맛에 반해 임금에게 진상했는데, 그는 말린 조기를 보내며 이것이 결코 죄를 감면받기 위한 아부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뜻을 ‘굽히지(屈) 않겠다(非)’는 의미로 ‘굴비’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말린 조기는 ‘굴비’로 불렸고, 영광굴비는 임금께 진상되는 귀한 음식이 됐다.
법성포 탐방까지 마친 뒤 인근에서 하룻밤을 묵은 일행은 다음 날 독자 체험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신록이 우거진 내장산 국립공원을 찾았다. 가을 내장산이 알록달록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하다면, 여름의 내장산은 한껏 물오른 신록의 청정함으로 방문객을 사로잡았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곳곳에 마련된 호젓한 자연탐방로를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1박2일의 체험여행은 막을 내렸다.
이렇게 방문하세요~
서울 강남구 양재동 에너지체험관

별도 예약 없이 관람 가능/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일요일·공휴일 휴관/입장료 무료/문의 02-2191-1400 www.hiknef.or.kr

영광원자력홍보전시관

개인 관람은 필요 시 수시 관람, 단체 견학의 경우 사전 예약 시 발전소 견학 포함 관람 가능/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휴일 오전 9시~오후 5시/입장료 무료/문의 061-357-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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