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와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를 잇는 ‘광릉길(98번 지방도)’은 국립수목원과 봉선사를 끼고 있는 청정지역. 광릉길을 사이에 두고 죽엽산(622m)과 수리봉(526.8m)이 부드러운 능선을 뻗고 있어 숲이 울창하고 공기가 깨끗하다. 요즘처럼 나무들이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엔 숲에서 건강한 피톤치드가 뿜어져나오기 때문에 삼림욕을 겸한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가까이에 있는 아프리카문화원과 고모리 저수지, 분재예술공원까지 함께 둘러보면 자연학습과 문화여행을 겸한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초록 바다에서 즐기는 싱싱 삼림욕~ 국립수목원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수리봉 자락에 있는 국립수목원은 침엽수원, 화목원 등 16개 전문 수목원과 산림박물관, 야생동물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수목원이다. 15만여 평 대지 위에 2천9백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크낙새와 장수하늘소 등 희귀 조류와 곤충도 살고 있다.
국립수목원에 들르려면 예약은 필수. 정문에서 예약자임을 확인받은 뒤, 다리를 건너면 주제별로 구성된 전문 수목원으로 뻗어 있는 산책로가 나타난다. 정해진 관람 코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보통 ‘정문~습지원~만목원~관상수원~수생식물원~맹인식물원~화목원~관목원~난대식물원(온실)~산림박물관~활엽수원~침엽수원~육림호~방문자센터’로 난 산책로를 따라 움직인다.
수목원 전체를 도는 대신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정문~습지원~침엽수원~육림호 코스와 ‘숲 생태 관찰로’를 추천한다. 침엽수원 일대는 수목원 내에서 가장 울창한 삼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침엽수에서 많은 양의 피톤치드가 방출돼 삼림욕 효과까지 톡톡히 얻을 수 있다. 육림호 주변에 조성돼 있는 ‘숲 생태 관찰로’는 울창한 숲 사이로 462m에 이르는 통나무 오솔길이 조성돼 있는 곳. 상쾌한 숲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펼쳐져 있는 육림호의 풍경 또한 특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육림호 숲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는 것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재미일 것이다.
숲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내부.(좌)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아이들.(우)
백두산 호랑이와 반달가슴곰 등 희귀 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야생동물원과 숲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알려주는 산림박물관 등도 들를 만한 곳이다.
매표소 근처에 있는 방문자센터에 신청하면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거나, 수목원 안에 있는 식물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담겨 있는 ‘자동 해설기’를 대여할 수 있다. 숲의 훼손을 막기 위해 평일에만 개장하며, 방문 5일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청소년 7백원, 어린이 5백원. 주차료는 3천원이며, 하절기(4~10월) 입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야생동물원은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30분, 오후 2시30분)만 개방한다.
문의 031-540-1030 www.kna.go.kr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43번 국도나 47번 국도에서 국립수목원 방향으로 가면 된다. 정문으로 진입해야 주차가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4번 출구에서 707번 버스를 타고 광릉내에 하차한 뒤 의정부행 21번 버스로 갈아타고 국립수목원 앞에서 내리면 된다. 21번 버스의 배차간격은 20분이다.
고요하고 아늑한 숲길의 매력~ 광릉
울창한 삼림이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국립수목원 산책로.(좌) 한적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일품인 광릉 입구.(우)
미처 수목원을 예약하지 못했다면 수목원에 버금가는 숲길을 자랑하는 광릉으로 길을 잡는 것도 좋다. 광릉은 세조와 그의 부인 정희왕후 윤씨를 모신 능. 매표소에서 능까지 이어지는 350m 길이의 숲길이 아름답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 아래로 밟기 좋은 흙길이 뻗어 있으며 수목원에 비해 한적하다. 아늑한 숲길을 걸어 능 앞에 섰을 때 왼쪽에 있는 것이 세조의 능, 오른쪽은 정희왕후의 능이다. 능 위에 올라 보는 경치는 평화롭고 빼어나기 그지없다. 능은 6월부터 10월까지 개방되며, 문화유산 해설사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원하면 언제든지 광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입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 관람료는 어른 1천원, 초·중·고생 5백원. 주차료는 2천원이다.
문의 031-527-7105
찾아가는 길 국립수목원에서 퇴계원 방향으로 700m 정도 더 가면 된다. 수목원에서 광릉까지 걸어도 좋다.
<B>1</B> 이색적인 조각상이 인상적인 아프리카문화원 야외 조각공원. <B>2</B> 다양한 아프리카 문화재가 모여 있는 아프리카문화원 박물관. <B>3</B> 각종 아프리카 미술품이 전시돼 있는 아프리카문화원 전시실. <B>4</B>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각종 가면들.
아프리카의 신비 가득~ 아프리카문화원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와 예술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곳. 1만여 평 대지 위에 박물관과 야외 조각공원, 공연장, 레스토랑 등이 조성돼 있다. 먼저 토인의 발바닥 형상을 하고 있는 박물관부터 둘러보자. 박물관 입구는 동굴을 연상케 하는 아치형 터널 형태를 띠고 있는데, 어둑한 터널 양쪽으로 아프리카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돌 조각들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터널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박물관 관람이 시작되는 중앙홀이다. 케냐와 탄자니아의 대표적 부족인 마사이족을 형상화한 2m 크기의 나무 조각과 짐바브웨에 사는 쇼나 부족의 돌조각 등을 지나면 아프리카 부족들의 성인식·혼례·장례 등 관혼상제 의식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인들의 핏속에 흐르는 정열과 마음의 소리를 담아냈던 악기, 각종 생활용품도 용도별로 전시돼 있다. 투박하지만 진솔한 수렵 도구, 장신구 등을 보면서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온 아프리카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게 된다. 여러 전시품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프리카인들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가면 2백50여 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지나칠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예술적인 가면을 통해 또 다른 아프리카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2층 구조의 박물관 내부에는 태천만 관장이 아프리카 30여 개국을 돌며 1백50여 부족으로부터 직접 수집한 유물 6백여 점과 조각 3백여 점, 미술품 30여 점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관람이 끝난 뒤에는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아프리카 춤 공연도 꼭 관람하자. 코트디부아르 출신 흑인들로 구성된 공연단 ‘아닌카(AANINKA)’가 선보이는 아프리카 토속춤은 ‘문화원의 보물’이라 할 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매일 3회, 한 번에 1시간 정도씩 공연이 펼쳐지는데 흑인 특유의 탄력적인 움직임과 정열은 관객들의 환호와 어우러져 신비롭고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공연 관람료는 어른 7천원, 청소년 6천원, 어린이 5천원. 공연시간은 문화원 홈페이지(www.africaculturalcenter. com)에 안내돼 있다. 문화원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의 031-543-3600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포천 방향 43번 국도로 8.2km 정도 달린 뒤 축석검문소에서 98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달리거나, 남양주 퇴계원에서 47번 국도로 접어든 다음 진접을 지나 부평교에서 98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아프리카문화원이 첫 코스일 경우 43번 국도를 타는 것이 편리하다. 축석검문소에서 아프리카문화원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의정부 옛 터미널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축석검문소를 지난 뒤 아프리카문화원 앞에서 내리면 된다. 정거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보물 제397호 봉선사 대종.(좌) 조선시대 교종의 총본산이었던 봉선사 경내.(우)
고찰에서 듣는 은은한 타종 소리, 봉선사
시간이 넉넉하면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봉선사에도 들르자. 조선시대 교종의 총본산이던 봉선사는 13차례의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에 한글로 쓴 ‘큰법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게 이색적. 삼성각과 개건당 등 각각의 건물도 독특하고, 일반 절과 달리 들어가는 문이 양반가의 솟을대문 같은 모양인 점도 이채롭다. 봉선사에서 꼭 봐야 할 것은 조선 예종 때 만들어진 대종. 보물 제397호로 지정돼 있는데, 오묘한 빛깔의 이 종소리를 듣고 싶다면 해질 무렵 봉선사를 찾아야 한다. 초여름엔 오후 6시에 타종하는데, 그 은은한 소리가 방문객의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고도 남는다. 입장료 및 주차료 무료.
문의 031-527-1956
찾아가는 길 광릉에서 퇴계원 방향으로 1km 정도 거리. ‘봉선사 대종’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주차장은 일주문 바로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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