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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쌍둥이 아빠’ 조인직 기자의 육아일기 8

아빠의 특명! 쌍둥이들의 감기를 잡아라

기획·권소희 기자 / 글·조인직‘신동아 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입력 2007.06.11 15:20:00

쌍둥이 중 한 명이 감기에라도 걸리면 온 가족에게 옮겨져 가족 모두 콜록대며 감기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 갑자기 찾아온 쌍둥이들의 감기에 대처하는 아빠의 노하우 공개.
아빠의 특명! 쌍둥이들의 감기를 잡아라

쌍둥이들이 감기에 걸려 콜록대는 모습이 가장 마음 아프다는 아빠 조인직 기자.


한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은 초긴장 상태가 된다. 처음에는 둘을 떼놓고, 심지어 다른 방에 재우기도 하며, 숟가락이나 젖병도 모두 다른 걸 쓰게 하면서 한 명이라도 감기를 막아보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약간의 시차만 생길 뿐, 둘이 다 똑같이 감기를 앓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까지도 결국에는 감기의 침공에 굴복되게 된다.
어찌 보면 한집에 살면서 서로 옮지 않는 게 신기한 거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예 유정이나 민정이 중 한 명이 열이 나거나 콧물이 나오면 아예 ‘올 것이 왔구나’라는 비장한 마음을 먹는다. 이렇게 돌고 돌아 온 가족이 감기에서 해방되기까지는 대략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집 애들만 그런 줄 알았더니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집도 사정이 비슷하다. 게다가 고열은 꼭 낮이 아닌 밤에 오른다는 거, 또 평일보다는 주말에 더 많이 골골댄다는 거다. 머피의 법칙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첫 번째 특명! 쌍둥이들의 펄펄 끓는 열을 떨어뜨려라
아이가 열이 펄펄 끓으면 육아백과사전이나 육아사이트에서 본 매뉴얼대로 ‘국민 해열제’로 공인된 부루펜시럽, 타이레놀 물약 등을 번갈아 먹이지만 열은 생각보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가장 효과를 본 방법 중 하나는 아예 옷을 다 벗기고 몸을 미지근한 수건으로 닦아주는 것이다. 특히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주위는 그야말로 뜨끈해서 닦아주다보면 열이 서서히 내린다.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다는데 유정이나 민정이 경우는 알코올 솜보다는 마른 수건 적신 것을 쓰는 게 좀더 효과가 나았다. 알코올 솜은 냄새가 진하고 몸에 닿을 때 느낌이 쌀쌀하기 때문에 이이들이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게 반응하기 때문.
아침까지 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스테레오로 기침 콧물 울음소리 범벅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동이 튼다.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찾는 분당의 한 소아과는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데, 언제나 가보면 오전 8시부터 만원이다. 이름을 적어놓고 아예 한 시간 있다가 다시 찾아간 적도 있다. 그만큼 유아 감기는 유행성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사례가 많다. 비단 우리 동네가 아니라도 일요일에 문을 여는 동네 소아과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니 연락처와 주소를 잘 알아놓고 있는 게 좋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대학병원 응급실보다는 훨씬 친절하고 안심된다.
동네병원에서 의사선생님들은 대개 비슷한 진료 패턴을 보인다. 청진기로 배와 등을 짚어본 다음 목을 본다. 대개는 목이 부은 채로 염증이 난 단계가 초기이고, 좀 진행되면 숨소리에 가래가 섞인 것처럼 ‘그르럭’ 소리가 섞여 나온다. 이렇게까지 되면 호흡이 힘들어져 아이들은 밤잠을 제대로 못 잔다.
의사선생님들이 마지막으로 꼭 확인하는 곳이 귀다. 아이들은 코와 입과 귀가 그야말로 논스톱으로 연결돼 있는 탓에 감기가 중이염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어른보다 크기 때문이다. 미루고 미루다가 약국에서 대강 종합감기약 먹고 떼는 ‘어른 감기’와는 달리 애들은 감기에 걸렸다 싶으면 얼른 병원에 가서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

아빠의 특명! 쌍둥이들의 감기를 잡아라

병원놀이를 하는 민정이와 유정이.(좌) 아빠와 함께하는 병원놀이는 병원에 대한 거부감도 없앨 수 있다.(우)


두 번째 특명! 혼을 쏙~ 빼놓고 안전하게 약을 먹여라
병원에서 처방받은 감기약 먹이는 것 또한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다. 빨간 물약에 흰 가루약을 섞고 딸기주스라며 “아이 맛있다 얼른 먹자~” 라며 아무리 꼬드겨도 애들만의 육감이 있는지 물약을 따르는 순간부터 찡찡대기 시작이다. 그렇다고 찔끔찔끔 먹이다보면 애들 입으로 퍼 넘기기도 힘들고 입 밖으로 새는 경우도 허다하다. 4㎖ 정량을 꼭 먹이라고 하는데 하다보면 1㎖나 먹였나 싶을 때도 많다.
이럴 때는 일단 약 숟갈은 들고만 있는 채로, 처음엔 갖은 아양과 놀이로 혼을 빼놓다가 아이가 입을 크게 벌리는 순간을 포착해 한순간에 털어넣어야 한다. 물론 이 방법도 억지로 하다보면 사레들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열 나는 게 아이들에게 고역이라면 콧물 나는 건, 아니 정확히 콧물 나는 소리를 듣는 건 어른들에게 고역이다. 한방에서 같이 잠을 자다가도 아이들이 코딱지와 콧물에 막혀 숨소리가 제대로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란 걸 직감할 수 있다. 마치 내 코가 막힌 듯 신경이 쓰인다. 잠자기 전 나는 아이들 세수를 시키면서 있는 대로 ‘코쨈’을 쥐어짠다. 아이들은 코가 잡힐 땐 고통스럽다는 의사표시를 하지만 내 손안에 잡힌 이물질을 확인시키며 “거 봐, 아이 시원하다”라고 반복해 외쳐주면 이내 기분이 좋아진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세 번째 특명! 감기는 사전에 예방하라
감기를 예방하려면 환기를 잘해주고 가습기 잘 틀어주라는 게 공식처럼 나와 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는 오히려 추운 겨울에는 잘 견디다가 늦봄이나 초여름에 방심한 나머지 감기에 당한 적이 많다. 기온이 높은 날이라도 바람이 많이 불면 옷을 잘 입혔어야 하는데, 쌀쌀할 때 그만 몇 번 바람을 맞힌 것이다. 아무리 날이 따뜻해도 바람막이용 여분 점퍼나 목을 두를 수 있는 가제수건 정도는 준비하고 외출해야 한다. 그래도 두 돌째를 맞은 요즘은 감기 뒷바라지가 한결 수월해졌다. 생후 7, 8개월 때 심한 감기를 앓은 적이 있는 민정이는 폐렴으로 진행돼 3박4일간 대학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고, 유정이는 중이염으로 전이돼 보름 정도 항생제를 먹으며 진땀을 빼기도 했었다. 특히 민정이가 병원에 입원해 말 그대로 주사바늘보다 작아 보이는 손에 링겔을 꼽을 때, 그마저도 핏줄이 잘 안 찾아진다며 시간을 끌 때 그걸 옆에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그 으스스한 느낌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때 비하면 단순 감기 정도는 귀엽게 봐줄만도 하다.

아빠의 특명! 쌍둥이들의 감기를 잡아라

약을 먹일 때는 갖은 아양과 놀이로 혼을 빼놓은 후 재빨리 먹이는 것이 노하우! 갑자기 찾아오는 감기를 대비해 상비약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열이 많이 날 때는 미지근한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준다.(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조인직 기자는…
동아일보 정치부·경제부 등에서 7년여간 일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시사월간지 ‘신동아’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2년 10월 결혼해 2005년 5월 쌍둥이 딸인 유정·민정이를 낳았다. 쌍둥이다보니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그는 이제 ‘육아의 달인’이라는 애칭을 달고 산다.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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