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배기 딸에게 원어민처럼 듣고 말할 수 있도록 영어를 가르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김해진씨(39). 그는 인터넷 육아사이트 쑥쑥닷컴(www.suksuk.com)에 딸 가은이가 15개월 되던 2002년 3월부터 작년까지 ‘가은 아빠의 영어짱 만들기’란 제목으로 90차례에 걸쳐 육아일기를 올렸다.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옹알이부터 언어발달과정을 MP3에 녹음하는 등 내용이 충실해 조회 수가 7천~8천회에 이를 만큼 인기를 모았다.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다가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영어유치원을 차렸을 만큼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열성적인 그는 아이에게 영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었던 비결은 ‘아이와 영어로 놀아주기’라고 말한다.
아빠가 아이와 영어로 놀아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율동을 곁들여 영어동요를 불러주며,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상황에 맞는 영어 단어나 문장을 알려주는 것. 예를 들어 공놀이를 할 때는 “Ball(공)”, “Throw a ball(공을 던지다)”, “Catch a ball(공을 받다)” 등 상황에 맞는 쉬운 단어나 문장을 반복해서 말해준다. 몇 차례 말해주면 아이가 따라 하게 되고 놀이를 반복하면서 단어와 문장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된다. “아이와 영어놀이를 할 때 아빠의 영어실력이 유창할 필요는 없어요. 놀이에 필요한 간단한 단어 몇 개만 외워두면 되지요.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처음에는 단어 몇 개씩만 알려주고, 점점 문장을 만들어나가다 보면 아빠의 영어실력까지 늘게 돼요.”
현재 가은이는 ‘해리 포터’ 정도는 원어로 읽을 수 있고 외국인과의 대화도 가능하다. 놀이를 통해 아이가 영어를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흥미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배워나갔기 때문에 실력도 쑥쑥~ 늘었다. “아이와 함께 영어놀이를 하면 아이는 말 그대로 놀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중을 잘해요. 단어나 문장에 대한 개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언어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요. 아빠를 놀이친구처럼 느끼게 돼 아이와 아빠 사이에도 긴밀한 유대감이 생긴답니다.”
아이에게 ‘영어는 놀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처음 영어놀이를 시작할 때 아이에게 많은 단어를 가르치려 들면 안 된다. 아이는 아빠가 자신과 놀아준다는 생각보다 뭔가를 가르치려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영어를 놀이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놀이를 할 때 아빠는 중요한 단어 몇 개만 말해주면서 아이가 ‘영어로 재미있는 놀이가 진행된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부터 시작
아이가 가장 잘 하고 느끼고 좋아하는 놀이를 해야 흥미를 느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규칙이 많고 복잡한 놀이보다는 단순한 놀이를 더 좋아하는데 자신이 놀이 규칙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빠가 진행과정을 영어로 말해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아빠가 놀이를 주도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즐기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놀이를 개발하면 아빠와의 영어놀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돼 즐기게 된다.
▼ 가은이 아빠가 제안하는 영어놀이 4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면 문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깨우치게 되고 아이의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아빠와 감정을 공유해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해지는 것도 장점. 동화책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로 고른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바다 속 이야기를,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공룡에 관한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책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 아이들은 영어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림만으로 충분히 내용 이해가 가능한 책을 골라야 한다.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조를 때는 일을 제쳐두고라도 읽어줘야 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된다. 책을 읽어줄 때는 동화 속 캐릭터에 맞춰 목소리나 표정을 바꾸면서 구연동화 하듯 재미있게 읽어주고 아이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도록 손가락으로 그림을 짚어가며 읽는다.
영어보드게임
아빠와 함께 블루마블 같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Die(주사위)’, ‘Money (돈), ‘Bank(은행)’ 등 게임에 필요한 단어들을 영어로 말해본다. 집에서 부직포로 직접 보드게임을 만들어 즐길 수도 있다. 부직포로 커다랗게 판을 만들어 벽에 고정하고, 색색의 부직포에 알파벳을 써서 오린 다음 뒷면에 벨크로테이프를 붙인다. 부직포로 만든 알파벳을 커다란 그릇에 담고 아이에게 숟가락으로 알파벳 하나를 뜨게 한다. A를 골랐다면 부직포 판에 붙인 뒤 다른 알파벳을 붙여 A로 시작되는 단어를 만들어본다. 부직포 판에 ‘Apple’과 ‘Orange’를 붙인 다음 어떤 것이 사과인지 맞춰보게 하거나, 아이가 만들고 싶은 단어들을 자유롭게 만들어보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영어동요 부르기
동요를 부를 때 아빠가 가사와 멜로디를 외워서 불러줘야 아이가 잘 따라 한다. 새로운 리듬의 외국동요는 아빠가 새로 배우기도 힘들고 아이에게도 생소하므로 ‘학교 종이 땡땡땡’ ‘종이비행기’ ‘곰 세 마리’ 등 아빠와 아이 모두에게 친숙한 우리나라 동요를 영어로 부른다. 영어가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동요를 부를 때는 아이가 동요의 가사를 이해하기 쉽도록 율동을 곁들여 부르고, 핑크 플레이(손가락으로 하는 율동) 등을 함께 해 아이의 흥미를 높인다.
낱말카드놀이
낱말카드는 만들기가 간단할 뿐 아니라 보물주머니 놀이, 반대말 찾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다. 종이에 여러 개의 영어 단어를 적은 다음 코팅하면 카드 만들기 끝!
‘보물주머니 놀이’는 쇼핑백이나 커다란 주머니에 낱말카드를 넣고 아이와 아빠가 한 장씩 꺼내면서 그 단어가 무엇인지 영어로 설명해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반대말 찾기’는 바닥에 카드를 펼쳐놓은 다음 한 장을 골라 반대말을 찾아내는 게임. ‘보물찾기’는 전화기 밑에는 ‘Telephone’이란 낱말카드를, 냉장고 안에는 ‘Refrigerator’란 낱말카드를 넣어두는 등 여기저기 낱말카드를 숨긴 다음 아이와 아빠가 함께 찾는 게임이다. 게임을 할 때는 사탕이나 초콜릿 등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상품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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