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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친해지는 대화의 기술”

준석이 아빠 손석한 박사의 체험적 조언!

기획·오영제 기자 / 사진·현일수‘프리랜서’

입력 2007.04.18 16:04:00

“아이와 친해지는 대화의 기술”

많은 아이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레 아이들과 대화하는 기술을 터득한 덕에 아들 준석이(6)는 물론 이웃집 아이들에게까지 인기만점 아저씨가 됐다는 손석한 박사(39).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아이와 친해지는 좋은 방법은 ‘대화와 칭찬’이라고 말한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죠. 이야기에 맞장구쳐주고 칭찬해주면 아이는 신이 나서 아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하게 돼요. 대화와 칭찬은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된답니다.”

대화의 첫 걸음, 잘 들어주기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는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두서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아빠가 아이의 말을 정리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법. 아이가 아빠에게 말을 할 때는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아빠와 교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므로 끝까지 들어준다. 이야기 중간에 “옳지” “그렇구나” 등의 추임새를 넣어 아이가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의 마음을 여는 칭찬하기
아빠의 칭찬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힘든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밝은 아이로 자라게 만든다.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면 너그러워지기 때문에 칭찬을 받은 아이는 점차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칭찬의 효과를 이해하더라도 무엇을 칭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고, 잘 그릴 때는 “잘한다” “잘 그리는구나”라고 칭찬할 수 있지만 잘 그리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칭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칭찬은 잘한 일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지만, 더 큰 의미에서의 칭찬은 격려를 포함하는 것이다. 격려란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칭찬과 달리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손 박사는 아들 준석에게 “오늘도 그림 연습을 했구나” “네가 매일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며 아이의 동기를 자극하고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준다. 가령 혼자 옷을 갈아입거나 외출 후 집에서 손을 씻는 등 여태까지는 당연하게 여겼던, 사소한 행동들 하나까지도 ‘칭찬 목록’에 포함시켜 늘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긍정적인 말로 바꿔 말하기
아빠는 아이의 거울. 아빠가 사용하는 말에 따라 아이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바보같이 왜 그러니?” “가만히 안 놔둔다” 같은 말로 아이를 비하하거나 협박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 부정적인 말을 많이 사용하면 아이 마음 속에도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잡게 되므로 “안 돼” “하지 마” 등의 말보다 “~를 해보겠니?” “~하면 어떨까?” 등의 말로 바꿔 말한다. 평소에 칭찬과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면 아이가 잘못했을 때 엄한 표정과 목소리만으로도 야단치는 것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4가지 대화 기술



아이를 칭찬할 때
“아이와 친해지는 대화의 기술”

칭찬과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준다는 손석한 박사와 아들 준석이.


아이가 학교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을 때 “또 100점 받았구나. 잘했다 잘했어.” “우리 준석이는 늘 100점만 받는구나” 식의 칭찬을 하게 된다. 무관심하거나 칭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보다는 좋은 칭찬법이기는 하지만 “또 100점 받았구나”라는 말은 100점이라는 점수에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은연중에 ‘100점이 중요한 거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말은 아이에게 ‘우리 아빠는 늘 내가 100점을 받기를 바라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줘 부담을 줄 수 있다. “열심히 했구나. 아빠는 준석이가 자랑스러워”라고 칭찬을 해주면 공부를 하는 과정, 즉 아이의 노력에 대한 칭찬이 되는 셈이기 때문에 아이가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실수해서 야단칠 때
준석이가 지나가다가 우유컵을 떨어뜨려 컵을 깨고 우유를 쏟았다. 이럴 때 “또 사고 쳤구나. 왜 맨날 그 모양이냐? 아빠가 조심하라고 했지?”라는 말은 아이가 ‘나는 어쩔 수 없는 말썽꾸러기다’라며 자기비하를 하게 만든다. 또 한편으로 ‘아빠는 왜 야단만 치지? 너무해’라는 서운한 감정이 들거나 “아빠가 언제 그랬어?”라며 반항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거나 혼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먼저 “준석이 다치지는 않았니?”라고 아이의 감정이나 상태를 먼저 생각한 다음 “항상 잘 보고 다녀야지”라고 아이가 주의해야 할 부분을 말해준다. 가끔 당황한 준석이가 “내가 안 그랬어요. 저절로 떨어졌어요”라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아이에게 더욱 화를 내며 “이제 거짓말까지 하니? 어떻게 저절로 떨어지냐?” 하고 다그치게 되면 아이는 아빠의 화난 목소리에 기가 눌려 잘못을 인정하게 되지만 아빠를 두려운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럴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며 아이의 주장에 일단 동의해주고, “그런데 아빠가 보기엔 저절로 떨어졌을 것 같지는 않아” 하고 아이의 말이 거짓말임을 인식시킨 다음 “다음부터는 조심하면 되지”라고 주의를 주는 말을 한다. 그러고 나서 “어서 치우렴”이라고 당장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일러준다.

아이가 아빠에게 요구할 때
준석이가 “게임 CD를 사달라”는 등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는 먼저 아이에게 그 물건이 왜 필요한지를 묻는다. “준석이가 게임 CD가 왜 필요한지 이유를 들어보자”라며, 처음부터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거절하기보다 일단 아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나 할 것이지 게임 CD가 왜 필요해?”라는 말은 아이의 요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지난번에 사줬잖아. 안 돼” 같은 반응은 아이에게 들어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아이의 요구를 무작정 들어주지 말고 아이가 왜 그 물건이 필요한지 이유를 설명하게 하되, 아이가 “지금 있는 CD는 다 해봐서 재미없어. 새로운 게임을 하고 싶어”처럼 어느 정도 타당성 있는 답을 할 경우에는 아이와 규칙을 정한다. “준석이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게. 하지만 앞으로 한 달간은 학용품 외에는 필요한 장난감이나 물건을 살 수 없어. CD는 한 달에 한 번 씩만 사면 어떨까?” 등으로 아이의 요구를 조절하는 것. 만일 준석이가 약속한 후 지키지 않고 재차 다른 게임 CD를 사달라고 해도 손박사는 단호하게 아이와 정한 규칙을 지킨다고 한다. 이때 아이와 한 약속을 아이에게 직접 종이에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아빠를 비난할 때
바쁘고 피곤한 아빠들이 아이들과 매일같이 놀아주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손박사는 아이에게 놀아주겠다고 약속하면 그 약속은 꼭 지켜야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놀랄 만큼 기억력이 정확하다고. 아이가 “아빠는 맨날 놀아주지도 않잖아. 거짓말쟁이, 화만 내고”라는 말을 한다면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자녀에게 비친 아빠의 모습이 실제 이렇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빠에 대해 다소 왜곡하고 있는 것일지라도 아이의 마음속에 그려진 아빠 모습이 어떤가가 중요하다. 이때 “아빠가 언제 그랬어?”라고 자기 방어에 급급하거나 “너 아빠에게 무슨 말버릇이 그래?”라고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그랬구나, 준석이에게는 아빠가 그렇게 보였구나. 앞으로는 아빠가 달라질게”라며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변화에 대한 다짐을 한다. 손박사는 아이의 말버릇이나 말하는 태도를 지적하기보다는 내용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도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해도 늦지 않다.
손석한 박사는…
“아이와 친해지는 대화의 기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연세 신경정신과 원장을 맡고 있으며 ‘어린이동아’, 육아잡지 ‘베이비’ ‘앙팡’ 등에 육아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엄마 아빠의 칭찬기술’ ‘아빠의 대화 혁명’ ‘빛나는 아이’ 등의 저서가 있다.


여성동아 2007년 4월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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