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아이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레 아이들과 대화하는 기술을 터득한 덕에 아들 준석이(6)는 물론 이웃집 아이들에게까지 인기만점 아저씨가 됐다는 손석한 박사(39).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아이와 친해지는 좋은 방법은 ‘대화와 칭찬’이라고 말한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죠. 이야기에 맞장구쳐주고 칭찬해주면 아이는 신이 나서 아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하게 돼요. 대화와 칭찬은 아이를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된답니다.”
대화의 첫 걸음, 잘 들어주기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는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두서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아빠가 아이의 말을 정리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법. 아이가 아빠에게 말을 할 때는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아빠와 교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므로 끝까지 들어준다. 이야기 중간에 “옳지” “그렇구나” 등의 추임새를 넣어 아이가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의 마음을 여는 칭찬하기
아빠의 칭찬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힘든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밝은 아이로 자라게 만든다.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면 너그러워지기 때문에 칭찬을 받은 아이는 점차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칭찬의 효과를 이해하더라도 무엇을 칭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고, 잘 그릴 때는 “잘한다” “잘 그리는구나”라고 칭찬할 수 있지만 잘 그리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칭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칭찬은 잘한 일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지만, 더 큰 의미에서의 칭찬은 격려를 포함하는 것이다. 격려란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칭찬과 달리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손 박사는 아들 준석에게 “오늘도 그림 연습을 했구나” “네가 매일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며 아이의 동기를 자극하고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준다. 가령 혼자 옷을 갈아입거나 외출 후 집에서 손을 씻는 등 여태까지는 당연하게 여겼던, 사소한 행동들 하나까지도 ‘칭찬 목록’에 포함시켜 늘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긍정적인 말로 바꿔 말하기
아빠는 아이의 거울. 아빠가 사용하는 말에 따라 아이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바보같이 왜 그러니?” “가만히 안 놔둔다” 같은 말로 아이를 비하하거나 협박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 부정적인 말을 많이 사용하면 아이 마음 속에도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잡게 되므로 “안 돼” “하지 마” 등의 말보다 “~를 해보겠니?” “~하면 어떨까?” 등의 말로 바꿔 말한다. 평소에 칭찬과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면 아이가 잘못했을 때 엄한 표정과 목소리만으로도 야단치는 것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4가지 대화 기술
아이를 칭찬할 때

칭찬과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준다는 손석한 박사와 아들 준석이.
아이가 학교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을 때 “또 100점 받았구나. 잘했다 잘했어.” “우리 준석이는 늘 100점만 받는구나” 식의 칭찬을 하게 된다. 무관심하거나 칭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보다는 좋은 칭찬법이기는 하지만 “또 100점 받았구나”라는 말은 100점이라는 점수에 우선적으로 반응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은연중에 ‘100점이 중요한 거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말은 아이에게 ‘우리 아빠는 늘 내가 100점을 받기를 바라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줘 부담을 줄 수 있다. “열심히 했구나. 아빠는 준석이가 자랑스러워”라고 칭찬을 해주면 공부를 하는 과정, 즉 아이의 노력에 대한 칭찬이 되는 셈이기 때문에 아이가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실수해서 야단칠 때
준석이가 지나가다가 우유컵을 떨어뜨려 컵을 깨고 우유를 쏟았다. 이럴 때 “또 사고 쳤구나. 왜 맨날 그 모양이냐? 아빠가 조심하라고 했지?”라는 말은 아이가 ‘나는 어쩔 수 없는 말썽꾸러기다’라며 자기비하를 하게 만든다. 또 한편으로 ‘아빠는 왜 야단만 치지? 너무해’라는 서운한 감정이 들거나 “아빠가 언제 그랬어?”라며 반항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거나 혼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먼저 “준석이 다치지는 않았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