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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즐거움에 빠진 여성 화가를 그린 ‘에바 곤살레스’

입력 2007.03.14 14:55:00

창작의 즐거움에 빠진 여성 화가를 그린 ‘에바 곤살레스’

마네, 에바 곤살레스, 1870, 캔버스에 유채, 191.1×133.4cm, 런던 내셔널 갤러리


흰옷을 입은 숙녀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젤 위에는 액자까지 씌운 캔버스가 놓여 있네요. 숙녀가 그리는 것은 예쁜 꽃들이 꽂혀 있는 화병입니다. 붓과 팔레트를 들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 창작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무언가에 몰입해 있을 때는 주로 재미있는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등 대상에 정신을 온통 빼앗겼을 때지요. 이렇게 아리따운 여인이 집중해서 어여쁜 꽃을 그리니 그림이 두 배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림 속 여인의 이름은 에바 곤살레스로 소설가의 딸이었습니다. 그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업 화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여성이 화가가 되기가 매우 어려웠지요. 미술학교나 공방에서도 여성들을 학생이나 제자로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세기 들어 여성의 인권과 교육 받을 권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여성 화가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바가 처음 그림을 배운 샤플랭 선생도 에바뿐 아니라 유명한 여성화가 메리 커셋을 가르쳤습니다. 여성들은 이처럼 개인교습 외에는 달리 그림을 배울 방법이 없었습니다. 에바는 후에 마네에게도 그림을 배웠는데 그 인연으로 그림의 모델이 된 것입니다.
이후 프랑스뿐 아니라 벨기에, 영국에까지 화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됐지만 에바는 서른다섯 살에 아이를 낳다가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이런 열정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위대한 여성 화가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 가지 더∼ 19세기에 여성 화가들이 많이 나오게 된 데는 튜브물감의 발명 등 과학 기술의 발전과 풍경과 정물 등 일상 소재에 대한 높은 관심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옛날에는 화가가 물감 등 재료를 다 만들어 썼는데, 튜브물감이 발명되면서 아마추어 화가가 직업 화가가 되는 게 쉬워졌고, 역사나 종교 대신 일상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을 표현하는 데 뛰어난 여성들이 화가로 성공하게 됐습니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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