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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가면 쓰고 체면 벗다~ ‘오페라 극장의 가면무도회’

입력 2007.03.14 14:52:00

가면 쓰고 체면 벗다~ ‘오페라 극장의 가면무도회’

마네, 오페라 극장의 가면무도회, 1873~74, 캔버스에 유채, 60×73cm, 워싱턴 국립미술관


가면은 얼굴을 숨기기 위한 물건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어떤 장난을 치고 싶은가요? 친한 친구나 동생을 깜짝 놀라게 하면 어떨까요? 그래도 심한 장난을 치면 안 되겠지요?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거나 화나게 한다면 그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니까요.
가면무도회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추고 즐겁게 장난을 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마네가 그린 ‘오페라 극장의 가면무도회’를 보세요. 다 큰 어른들이 가면을 쓰고 노는 모습이 재미있지 않나요? 어른들도 때로는 자신을 감추며 놀고 싶어합니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차려입은 옷으로 보아 지체가 높은 사람들 같은데, 보통 때는 근엄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을 이들이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때는, 가면을 쓰지 않았더라도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가면을 쓴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이 있지요?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은 속에 나쁜 뜻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과 같지요.
그런 가면 말고 ‘천사의 가면’을 써 보면 어떨까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인지 모르게 자신을 감추고 선행을 하는 사람은 진정 천사와 같습니다. 그 안에 자신을 감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준다면 그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가면은 없을 듯합니다.

한 가지 더∼ 가면 혹은 탈은 원시시대 때부터 사용됐습니다. 신이나 죽은 사람, 요괴 등의 모습을 가면으로 만들어 제사 등의 의식 때 사용했지요. 처음에는 사냥할 때 모습을 감추기 위한 변장용으로 쓰다가 죽은 동물을 위로하고 주술적인 힘을 얻기 위해 제사나 의식에 활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이런 의식이 연극이나 놀이로 발달하면서 가면도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게 됐습니다.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경기도 파주 헤이리 문화마을에서 집필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미술관 탐방기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과 어린이를 위한 미술관 소개서 ‘이주헌 아저씨의 날아다니는 미술관 여행’을 펴냈다.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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