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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궁금한 교육법

과외 없이 6남매를 우등생으로 키운 주부 김종선 꼼꼼 조언

기획·김유림 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이다미디어 제공

입력 2007.03.13 17:43:00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주부 김종선씨가 6남매를 모두 우등생으로 키워 화제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김종선씨에게 남다른 자녀교육법을 들었다.
과외 없이 6남매를 우등생으로 키운 주부 김종선 꼼꼼 조언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6남매를 모두 수재로 키운 김종선씨(59)가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화제다. 첫째 딸 현경씨(31)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이고, 둘째 희경씨(30)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셋째 보경씨(27)는 서울대 약대를 나와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약사로 근무 중이고, 넷째 은경씨(27)는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 동대학 대학원 과정을 마쳤으며, 다섯째 미경씨(25)는 올해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막내아들 형석군(18) 또한 교내에서 상위권에 드는 우등생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반드시 1등으로 만들겠다, 어느 대학을 보내겠다’ 등의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썩히지 않도록 뒷받침해줘야겠다는 생각만 했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웃음).”
아이 하나도 키우기 힘들다는 요즘, 여섯 남매를 모두 반듯하게 키워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김씨는 현재 서울 방배동에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김종선씨가 제안하는 ‘자녀교육 5원칙’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두루 관찰한다
김종선씨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김씨 막내아들이 생후 5개월에 접어들었을 무렵 아이의 항문 근처에 작은 흰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덕분에 위험한 고비를 넘긴 적도 있다고.
“갑자기 아이가 열이 심해 병원을 찾았는데, 처음에는 감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보름 동안 치료를 받았는데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제가 의사선생님께 아이 엉덩이에 흰 점이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외과를 가보라고 하더군요. 아이의 병명은 감기가 아니라 아기 치루였어요.”
그 사건으로 엄마가 아이의 몸을 관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아이의 건강뿐 아니라 성격, 재능, 관심 분야 등을 두루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엄마가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어야만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을 택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게, 보통인 아이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좀 더 나아지도록 이끌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공부는 아이가 흥미를 가질 때 시작한다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김씨는 아이가 무언가에 관심을 보이는 시점을 잘 포착해 재미있는 놀이로 학습에 접근하라고 말한다. 한글을 가르칠 때도 무조건 아이에게 학습지만 내밀 것이 아니라 동화책을 보여줌으로써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것. 처음 며칠 동안은 글보다는 그림으로 아이의 시선을 끄는 게 좋은데,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책의 내용을 묻게 되고, 그때 아이에게 책의 내용을 들려주면 된다고 한다. 또한 아이가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 싶으면 한 단계 더 나아가 글자를 가르친다. 아이에게 “이 아저씨가 나무꾼이야. 나무꾼이라는 글씨는 이거고, 우리 여기서 ‘나’자가 들어가는 글자를 찾아볼까?” 하면서 아이의 관심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쉽게 글자를 익히고, 책 읽는 습관까지 얻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은 며칠 만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단계씩 발전할 수도 있고, 아이가 도통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아이가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엄마는 조바심을 갖지 말고 기다려야 하는데 흥미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흥미를 잃었다 싶을 때면 미련 없이 그만두는 게 현명한 방법인데, 아이가 진저리를 낼 때까지 뭔가를 강요하다 보면 아이는 다시는 그것을 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고.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자칫하다 아이의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고, 엄마와 자녀와의 관계도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열린 공간에서 온 가족이 함께 공부한다
과외 없이 6남매를 우등생으로 키운 주부 김종선 꼼꼼 조언

김씨네 집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써온 낡고 큰 식탁이 아직도 주방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집이 좁아 아이들 수대로 책상을 다 살 수 없었던 김씨는 일부러 큰 식탁을 장만해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었다.
“어릴 때는 아이들이 서로 마주 보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벽을 앞에 두고 엄마가 감시하는 형태로 공부를 하다 보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제가 저녁밥을 짓고 있으면 아이들은 식탁에 모여 앉아 숙제를 하거나 책을 보곤 했어요. 혹시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자기들끼리 묻고 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더라고요. 저 역시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게 있으면 설거지를 하다가도 고무장갑을 벗어놓고 식탁으로 달려갔죠.”
어릴 때는 집중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공부하는 습관을 갖기 전까지는 식탁이든 거실이든 열린 공간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물론 아이가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엄마도 아이 옆에서 같이 책을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런 분위기에서 공부한 아이들은 어디에서도 집중할 수 있다.
아이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종선씨는 지금까지 낮잠 한번 자본 적 없는 부지런한 엄마다. 집안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주로 책을 보는데, 신문을 읽을 때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오려 보관해둔다고 한다. 이는 공부하느라 신문을 볼 시간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또한 김씨는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항상 국어사전을 옆에 펴놓는 습관이 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찾기 위해서다. 이런 습관은 아이들에게도 이어져 아이들 역시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사전을 찾으며 공부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았는데 아이들 친구들이 놀러오면 저도 같이 어울려서 놀기를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아이도 아닌데, 친구들 하나하나에 눈이 가더라고요. 특히 가정 형편이 넉넉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죠.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을 거라 생각해요.”
과외 없이 6남매를 우등생으로 키운 주부 김종선 꼼꼼 조언

김종선씨는 자신의 교육 노하우를 담아 ‘방배동 김선생의 공부가 희망이다’를 펴냈다.


독이 아니라 약이 되는 칭찬을 한다
김종선씨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적절한 칭찬이다. 과도한 칭찬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쉽게 무너지고, 실패의 원인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기 쉽기 때문이다. 김씨는 “잘하면 약이 되고, 잘못하면 독이 되는 게 칭찬”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주세요.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구체적인 칭찬도 중요합니다. 착하다거나 예쁘다는 식의 말은 쓸데없는 칭찬이에요. ‘숙제를 네 힘으로 해서 참 기특하다’거나, ‘친구를 도와줘서 훌륭하다’는 식으로 아이가 칭찬 받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 있도록 설명해주세요.”

여성동아 2007년 3월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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