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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궁금한 이 남자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바람둥이’로 눈길 끄는 공형진

글·김유림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07. 02. 20

개성파 연기자 공형진이 KBS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바람둥이 신세도를 연기 중이다.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를 덜어내고 진지한 ‘연애고수’로 변신한 그에게 ‘자유연애’에 대한 솔직한 생각 & 10년 결혼생활에 대해 들었다.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바람둥이’로 눈길 끄는 공형진

30대 남녀의 일과 사랑을 그린 KBS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자유연애주의자’ 신세도 역을 맡은 공형진(38). ‘감초 연기자’의 대명사인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홈쇼핑 PD로 세련된 매너에 빼어난 패션감각을 갖춘 인물로 등장한다. 지난해 SBS ‘연애시대’에서 선보였던 순수하고 숫기 없는 준표와 달리 ‘연애고수’로 변신한 것. 극 중 홈쇼핑 MD 채림과 호스트 이혜영 사이에서 화려한 연애담을 선보이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연기에 코믹함을 덜어내고 진지함을 보탰다.
“예전에 비해 많이 진지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연기를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장난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하지만 신세도의 밝은 모습 뒤에 숨겨진 아픔을 표현해야 하기에 진지하게 연기하려고 해요.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어색하게 비쳐질까봐 걱정도 많이 했어요. 불안한 마음에 강은경 작가에게 전화도 많이 걸었는데, 얼마 전에는 강 작가가 ‘신세도가 처음에는 욕을 먹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연민이 느껴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변하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바람둥이’로 눈길 끄는 공형진

그는 ‘바람둥이’라는 설정에 대해 “내가 얼마나 많은 여성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여성으로부터 사랑을 받느냐가 핵심”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요즘 30대의 연애관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에서처럼 양다리를 걸쳐본 적도 없고, 친구 사이라고 말하면서 호시탐탐 여자를 넘어뜨릴(?) 기회를 엿보는 신세도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
“신세도가 위선주(이혜영)를 자기 맘대로 요리하려고 하지만 그쪽도 연애고수이기 때문에 뜻대로 잘 안돼요. 결국 위선주한테 사랑을 구걸하다시피 집착하는데, 그런 모습은 제가 보기에도 안쓰러워요. 하지만 남녀 간 사랑에는 어느 정도의 집착도 필요한 것 같아요. 사랑하면 왜 ‘내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잖아요. 결혼한 사이에도 배우자에게 약간의 집착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매력남 신세도 연기 위해 5개월 동안 8kg 감량
극 중 바람둥이인 것 빼고 완벽한 조건을 갖춘 매력남을 연기하는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외모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5개월 동안 몸무게를 8kg이나 감량한 것. 평소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 믿고 있던 그는 지난해 ‘연애시대’에 출연하면서 살찐 모습에 충격을 받아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한다.
“축구나 야구 등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은 처음 해봤어요. 담당 트레이너 말이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하니까 효과가 더 있다고 하더라고요. 유산소 운동 없이 웨이트 트레이닝만 해서 8kg을 감량했어요. 살이 빠지니까 자연스레 옷에 관심이 더 생기더라고요.”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얼굴과 스타일리시한 옷차림 때문인지 아직도 그를 총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올해로 결혼생활 10년째인 유부남. 자녀는 열 살 난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젊어 보이는 남편을 둔 아내의 마음이 불안할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아내는 나보다 더 젊게 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며 웃었다.
“아내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줘요. 요즘은 촬영하느라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잠을 못 자니까 옆에서 많이 안쓰러워하죠. 동료 연예인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도 다 사회생활이라 생각하고 너그럽게 이해해줘요(웃음).”
그는 지난 연말 ‘2006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조연상을 수상, 아내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수상소감으로 “10년 동안 묵묵히 믿어준 아내, 세상에서 내가 가장 훌륭한 사람인지 알고 있는 아들과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 아들이 회를 좋아하는데 지금 이 순간 회라는 회는 다 먹게 해주고 싶다”고 말한 것.
그는 자신의 무명시절을 묵묵히 지켜봐준 아버지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아버지는 그가 흔들릴 때마다 마음의 기둥이 돼주었다고 한다. 아들이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했지만 그가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네가 원하는 거면 하되, 절대 내게 비굴한 모습은 보이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고. 결혼한 뒤에도 한동안 연기자로서 빛을 보지 못한 그는 4년 동안 부모 집에 얹혀 살아야했는데 그때도 아버지는 돈벌이가 시원치 않은 아들에게 용돈 한 푼 주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돈이 없다는 걸 아버지도 아셨지만 일부러 모른 척하셨어요. 나중에 영화 ‘파이란’을 찍고 난 뒤에 아버지가 저를 부르시더니 꼭 안아주시더라고요. 그러고는 ‘그동안 돈을 주지 않은 이유는 그때의 기억이 너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날 아버지의 포옹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연기자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는 아내와 아들…”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바람둥이’로 눈길 끄는 공형진

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오랜 무명시절을 견뎌내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깨달은 바가 크다고 한다.


평소 여자 연예인에게 인기가 많기로 유명한 공형진. 그에게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 비법이 뭐냐고 묻자 그는 “유부남이라 대하기 편하고 친정오빠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반문한다. 또한 그가 연예계 마당발로 소문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번 맺은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간다는 게 그의 철칙이라고. 그러고 보면 그를 ‘패밀리’라 부르는 동료 연예인들 또한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김승우, 장동건, 현빈, 주진모씨 등과 친한데, 그들과 함께 모임에 가면 사람들이 처음에는 다들 제 팬이라고 하고선 나중엔 잘생긴 친구들한테 관심을 보여요. 저도 이성적으로 매력 있다는 얘기 좀 듣고 싶은데, 다 친정오빠 같다고만 하니…. 아내는 제가 여자들한테 인기 많다고 아무리 말해도 콧방귀도 안 뀌어요(웃음).”
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오랜 무명시절을 견뎌내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깨달은 바가 크다고 한다. 자신감과 패기로 똘똘 뭉쳐 연기밖에 모르던 20대와 달리 30대가 되자 좀 더 합리적이고 여유로운 사고를 갖게 됐다고. 또한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며 “포기할 줄도 알고 상대에게 박수도 쳐줄 줄 아는 미덕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유학을 가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요. 젊은 시절에 미처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 연기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마음먹기에 따라 유학이 가능하겠지만 가로놓인 장애물이 많죠.”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감초연기로 인기몰이 중인 공형진. 하루아침에 얻은 인기가 아닌 만큼 연기력에서나 인간미에서나 진정한 연예계의 보증수표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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