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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메세지

주례 선 조영남의 한마디∼

“잘 사는 게 모든 걸 이기는 겁니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문형일‘프리랜서’

2007. 02. 20

이경실의 결혼 소식만큼이나 가수 조영남이 그의 결혼식 주례를 맡은 사실이 화제가 됐다. 결혼에 두 번 실패한 자신이 주례를 맡으면 사람들이 웃지 않을까 고민도 됐지만, 반듯한 가정을 꾸린 사람만이 주례를 설 수 있다는 통념을 깨는 것 또한 의미 있다는 생각에 주례를 수락했다는 그를 만나 이경실에게 들려주고 싶은 결혼축하 메시지와 당부를 들었다.

주례 선 조영남의 한마디∼

“주례를 부탁했더니 깜짝 놀라며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일주일이 지나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대단한 주례사를 준비하고 있는 눈치였어요. 제 결혼식을 계기로 ‘주례 전문가’로 나설 생각인지, 흥행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더라고요(웃음).”(이경실)
“일주일쯤 끌면 다른 사람을 구하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주례로 발표될지는 몰랐어요.”(조영남)
“이경실이 언론에 발표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주례를 맡게 됐다는 조영남(62). 이경실의 결혼 발표 후 그의 휴대전화는 부쩍 통화량이 늘었다고 한다.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사람들도 안부전화를 핑계로 “주례를 맡은 게 사실이냐, 결혼식에서 어떤 말을 할 거냐”를 물었기 때문이다. 이경실의 재혼 소식 못지않게 두 번 이혼한 조영남이 결혼식 주례를 본다는 것 역시 장안의 화제가 됐던 것.
그런 관심을 의식한 듯, 그는 “주례를 서기 전에 나도 간략하게나마 형편 닿는 대로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내 두 번째 결혼식 때 경실이가 사회를 봤죠. 아마 연예인 결혼식 중 여자가 사회를 본 건 처음일 것 같은데… 아마 경실이가 그걸 갚으라고 하는 것 같아요. 두 번 이혼한 내가 주례를 맡으면 사람들이 웃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혼 경험이 없는 사람보단 내가 낫지.”
사실 조영남이 주례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3년 전에도 결혼식 주례를 맡아 “사랑할 때까지만 같이 살라”는 파격적인 주례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기억을 못하는데 그 부부는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하더군요. 치열하게 사랑하고 사랑이 끝나면 헤어지는 거였는데 그게 좀 이상한가? 내 말 뜻은, 결혼할 때 불타는 사랑을 해도 몇 년 지나면 그 느낌이 없어지잖아요. 거기다 아이까지 생기면 그냥 관성에 따라 살고… 그런 걸 경계하라는 의미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주례를 할 수가 없어요. 경실이 경우는 좀 달라요. 둘 다 두 번째거든.”
어렵게 재혼을 결심한 부부에게 “사랑이 식으면 헤어지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살라”고 말하기엔 좀 늦은 감이 있다. 신랑 신부 머리엔 이미 흰머리가 듬성듬성하더라는 것.
“한국 사회에서 두 번째 결혼을 하는 건 굉장히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거예요. 경실이 경우엔 더군다나 공인이기 때문에 이혼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했던 힘든 부분도 있었고… ‘과연 잘 살까’ 하는 사람들의 의구심을 이겨내는 게 숙명적인 숙제죠.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잘 사는 게 이기는 거’라는 거지. 원래 라틴어 속담에 ‘잘 사는 게 복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좀 바꿨어요.”
그는 또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한다. 두 번째니까 또 다시 실패할 게 두려워 참고 산다든가, 또는 두 번은 했는데 세 번, 네 번은 못하랴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이후로 이경실이 다시는 자신에게 주례를 부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그럴 경우가 되도 내가 안 할 사람은 아니지만. 나도 나를 모르거든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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