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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작가 예랑 결혼하던 날

드디어 만난 ‘천생연분’!

글·김명희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01.24 15:23:00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등을 쓴 인기 드라마 작가 예랑이 국제변호사 장상문씨와 화촉을 밝혔다. 박 작가와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탤런트 황신혜의 딸이 화동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결혼식 풍경 &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
인기 드라마  작가 예랑 결혼하던 날

“‘그동안 제가 뭘 알고 드라마를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직접 경험을 하게 됐으니 이제 좀 더 현실적인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맹가네 전성시대’ 등 유쾌하고 발랄한 작품으로 인기를 모은 드라마 작가 예랑(37·본명 박예랑)이 신부가 됐다. 지난해 11월 말 국제변호사 장상문씨(39)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 장씨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로스쿨과 MBA 과정을 마치고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일하고 있다.
신랑의 초등학교 1년 후배인 공형진이 사회를 보고 예랑의 아버지 박치정 건국대 교수와 친분이 있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주례를 선 이날 결혼식에는 탤런트 황신혜 박정수 박상원, 연극배우 손숙 등 스타와 지인 3백여 명이 하객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결혼식은 공형진의 주문에 따라 황신혜가 신랑·신부를 향해 ‘잘 먹고 잘 살아라’를 세 번 외치면서 일순간 흥겨워졌다. 황신혜는 2004년 드라마 ‘천생연분’ 출연을 계기로 예랑 작가와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특히 신부가 식장에 들어설 때 그의 딸이 화동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예랑을 딸처럼 아끼는 배우 손숙은 “너만 잘하면 된다”는 덕담을 했고 박정수는 “이제는 아무 때나 전화해 사람을 괴롭힐 일은 없겠다”라며 시원섭섭해 했다. 주례사가 끝나고 신랑은 “아내가 편히 기대 쉴 수 있는 그늘 같은 남편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신부는 “작은 배려에도 감사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인기 드라마  작가 예랑 결혼하던 날

황신혜, 박정수, 손숙, 박상원, 주영훈·이윤미 부부 등이 하객으로 참석해 예랑·장상문 부부의 앞날을 축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9개월 교제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예랑 작가는 결혼식 직전 신부 화장을 하는 동안 자신들의 러브스토리를 들려주었다. 생에 가장 설레는 순간, 그 역시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선물로 주면서 결혼해 달라고 하더군요. 청혼을 받으면서도 ‘이게 진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난 지 다섯 달밖에 안 됐을 때였거든요.”
‘혹시 장난이 아닐까’ 머뭇거리며 받았던 청혼 선물은 그의 목과 귀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는가에 앞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준 점에 마음을 열게 됐다고 한다.
“처음 봤을 때 제가 누군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몰랐고 물론 제 작품도 하나도 안 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믿음이 갔어요.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좋아해준 거니까요.”
그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신랑의 너른 마음 때문이었다고.
“제가 고집이 세고 그동안 혼자 편하게 살았던 터라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결혼이 결코 불편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배려심이 많아요. 밤새 일하고 짜증을 부려도 이해하고 맞춰주는 스타일이죠. 또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했고요. 그것만 해결돼도 어디예요(웃음).”

“직접 연애, 결혼준비 과정 겪으며 그동안 드라마를 너무 쉽게 썼다는 반성했어요”
그가 집필한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은 신혼 초 심한 고부 갈등을 겪는다. 결혼을 준비하며 그가 직접 경험한 현실은 어떨까 궁금했다.
“‘주변 이야기만 듣고 그동안 쉽게 드라마를 썼구나’하고 반성했어요.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더군요.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단순히 한 남자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라고만 여겼는데 저희 어머니를 뵙고 나서는 그런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몇 년 전 친정어머니를 여읜 그는 시어머니를 친엄마처럼 따르고 시어머니 역시 그를 딸처럼 여긴다고 한다.
“어머니가 결혼 전부터 밑반찬이며 김치, 고춧가루까지 다 챙겨주셨어요. 웬만한 일은 제게 양보하라고 남편한테 은근히 압력도 넣어주시고요(웃음).”
직접 경험한 결과, 남녀 간 문제 역시 드라마 속 모습과는 많이 다르더라고. 남이라고 생각하면 다툼으로 번질 수 있는 일도 가족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한 수 접고 넘어가게 되더라는 것.
“물론 치열하게 싸울 일도 생기지만 결혼을 결심한 후에는 그런 일이 생겨도 이해하고 넘어가게 되더군요. 웃으며 살기에도 짧은 날들인데 굳이 미워하면서 아파할 필요가 없잖아요. 매 순간 마음을 열고 서로의 진심이 통하는 걸 느끼고 그걸 즐기면서 살고 싶어요.”
황신혜의 란제리 브랜드 ‘엘리프리’, 박정수의 ‘수안애’를 론칭한 (주)아이비더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 우화 ‘밀리언 달러 티켓’을 출간한 마젤란 출판사의 대표이사로 연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이기도 한 예랑 작가는 올봄 새로운 드라마와 함께 우리 곁을 찾아올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새 작품은 새로운 경험이 보태져 한층 따뜻하고 깊이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여성동아 2007년 1월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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