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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의 작은 쉼표, 아나운서 손미나의 Sweet Journey

기획·오영제 기자 / 사진·권영호(eo studio) || ■ 의상&소품&협찬·데무 닥스 불가리(02-546-7764) 랄프로렌 액세서라이즈 루즈앤라운지 아일랜드스타일 헬렌카민스키 HANEZA(02-3444-1730) 코데즈 컴바인(02-540-7817) MNG 제라드다렐 올리브데올리브(02-542-0214) GIVY NOTON 알비에로마르티니(02-514-9006) 질샌더 에르마노설비노(02-546-3068) DS.MARIE(02-512-4329) 트렁크협찬·율리스(www.ullys.com) 히데오 와카마츠(www.hideoshop.co.kr) ■ 장소협찬·그랑씨엘(02-548-0283) ■ 자동차협찬·BMW Korea(080-269-2200 www.bmw.co.kr) ■ 헤어·원진장(프리랜서) ■ 메이크업·이동수(프리랜서 018-279-0634) ■ 코디네이터·권호수

입력 2007.01.18 14:25:00

지친 일상의 작은 쉼표, 아나운서 손미나의 Sweet Journey

아나운서 손미나에게 여행은 열심히 달려가는 중간에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열심히 일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듣는 색다른 여행 즐기기.
아나운서라면 누구나 꿈꾸는 뉴스 앵커 자리를 포기하고 새롭게 충전하는 시간을 갖으려 훌쩍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던 아나운서 손미나(34). 그가 공부와 여행을 목적으로 스페인에 다녀온지도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떠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지금껏 쌓아온 것을 잃으면 어떡할지, 돌아와서 달라진 방송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 했지만 그는 요즘 KBS ‘세상은 넓다’, ‘아침마당’, 라디오 ‘손미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진행하며 이전만큼이나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더 열심히 살기 위한 터닝 포인트
일주일 동안 일을 하면 일요일 하루는 쉬어야 하듯 그는 열심히 일한 후 자신에게 여행이라는 작은 휴식을 선물했다. 그가 여행에 빠지게 된 것은 10여년 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던 그는 대학 3학년이던 1994년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1년간 호주에 머무르다 이듬해에 한국에 돌아오는 대신 스페인 행을 선택했다. 스페인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언젠가 생활에 휴식이 필요해지면 꼭 다시 스페인에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심한 지 꼭 10년이 되던 2004년, 드디어 꿈꿔오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쉬어 간다고 늦는 것은 아니에요.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기까지는 용기도 필요하고, 쉬어가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조바심도 나지만 충전의 시간을 갖고 나면 그 시간만큼 추진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
그는 어디론가 떠날때는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명 관광지를 다니며 눈도장을 찍는 것보다는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부대끼며 현지의 문화를 몸으로 느껴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여행할 때 하모니카를 빼놓지 않고 챙긴다. 악기는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한적한 바다를 즐겨 찾아요. 바닷가에서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죠. 게다가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데 음악만큼 좋은 게 없거든요. 필리핀에 갔을 때는 하모니카 덕분에 꼬마 친구들이 많이 생겼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하모니카 하나만 있으면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음악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하던 필리핀의 작은 섬 아이들에게 그는 하모니카를 몇 구절 가르쳐주며 음악을 선물했다.

지친 일상의 작은 쉼표, 아나운서 손미나의 Sweet Journey

여행의 순간은 기록으로 남긴다
여행에서 책과 노트, 그리고 카메라는 그의 좋은 친구가 된다. 필리핀의 바닷가에서, 프랑스의 카페에서, 스페인의 캠퍼스 안에서의 모든 순간을 그는 카메라와 노트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스페인에서의 단상들을 엮어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여행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이 순간의 기억으로 잊혀지는 건 원치 않아요. 보고 느낀 것들,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원할 때마다 그 순간을 떠올릴 수 있죠.” 책을 쓰기 위해 그동안 끄적였던 노트를 뒤적이고 사진을 다시 들춰보면서 그는 그 시간이 선사해준 행복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 속 자신을 바라보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회상하며 그는 다시 한번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손미나의 즐거운 여행을 위한 가이드
지친 일상의 작은 쉼표, 아나운서 손미나의 Sweet Journey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는 ‘용기’와 ‘준비’. 그는 일단 떠날 마음을 먹었다면 무엇을 볼 것인지, 무엇을 경험할 것인지에 대한 여행 목적을 확실히 세우고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꼭 무언가를 배우고 와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쉬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다면 확실히 쉴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떠나야 한다는 거죠. 사람이 북적거리는 시끄러운 도시에서 편하게 쉴 수는 없잖아요.” 추억을 고스란히 남겨주는 노트와 카메라, 여기에 하나 더해 현지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줄 작은 선물까지 챙기면 여행 준비는 완벽하게 끝난다.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자개가 달린 작은 열쇠고리 하나만 가져가더라도 친구를 만들기 훨씬 수월하다. 그의 하모니카처럼 자신을 알리는 물건을 챙겨가면 한결 특별한 여행을 만들 수 있다.



지친 일상의 작은 쉼표, 아나운서 손미나의 Sweet Journey

손미나가 추천하는 특별한 여행지

필리핀 말라빠쓰꾸아
‘시간을 망각하는 섬’이라는 뜻의 이곳은 일상을 잊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에요. 해먹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죠. 제가 갔을 땐 리조트도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것도 세 번째 방을 짓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순박해요. 하모니카를 불어준 덕에 동네 아이들과 친해져서 오후가 되면 남자아이들은 물고기를 잡아주고 여자아이들은 조개껍데기를 주워 저에게 주곤 했어요.

칠레 남부 여행
칠레 남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년설과 에메랄드빛 호수, 우거진 삼림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날씨가 변덕스러워 사계절이 하루에 다 있다고 말할 정도인데 제가 들렀을 때는 다행히도 2주 내내 날씨가 맑았답니다.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말을 타고 호수가를 산책하는 코스에요. 하루종일 타도 3달러(약 2천8백원)밖에 들지 않고 근사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호사를 누릴 수 있으니 그마저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래프팅도 추천할만한데 가이드가 고무보트를 타고 빙하 가까이로 접근해 빙하의 얼음을 위스키에 넣어 준답니다. 몇만 년 전에 만들어졌을지 모를 빙하를 먹는 기분,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나요? 거대한 자연 속을 여행하다 보면 자연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겸손해지게 돼요.

스페인 세비야
어느 한 군데 꼽기 힘들 만큼 모두 좋지만 그 중에서도 스페인적인 모습에 이국적인 느낌이 더해진 세비야를 추천하고 싶어요. 아랍 사람들이 스페인을 점령했다 물러날 당시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으로 세비야의 심벌인 히랄다 탑 역시 이슬람 교도가 세운 것이랍니다. 투우와 플라멩코의 발상지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볼거리가 많죠. 특히 스페인 남부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축제가 많아 재미있어요. 일조량도 좋아 맛 좋은 와인이 생산되고 음식도 맛있죠. 사람들이 외향적이라서 친구 사귀기에도 그만이고요.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관광객 티를 내지 말라는 거예요. 좀도둑들이 생각하는 아시아 관광객은 ‘카메라, 현금 등 돈 되는 것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돈은 따로 넣어두고 조금만 주의하면 한결 즐거운 여행이 될 거예요. 일교차가 커서 아침저녁으로는 항상 쌀쌀하니 카디건 하나쯤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뉴질랜드 타카카
세계의 모든 아름다운 자연을 축소해 놓은 듯한 곳이 바로 타카카예요. 뉴질랜드의 땅끝 마을인데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죠. 영화에 나온 배경 그대로 연한 초록빛의 끝없는 언덕이 넓게 펼쳐져 있어요. 그곳에서 맨발로 산을 오르는 트래킹을 했는데 발에 닿는 잔디와 모래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감촉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세계 각지 사람들이 모여 신발을 배낭에 묶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경험은 한번쯤 꼭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7년 1월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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