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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구가인 기자의 Space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장승훈‘프리랜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입력 2006.12.13 18:21:00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이화동 사거리까지 1.1km 구간은 대학을 끼고 있는 서울 시내 수많은 거리를 물리치고 ‘대학로’라는 타이틀을 얻은 특별한 공간이다. 수백여 개의 카페와 극장이 밀집돼 있는 이곳은 풋풋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옆 아르코예술극장.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다.(왼쪽) 혜화역 2번 출구 방향에 위치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오른쪽)


혜화역 2번 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나 :-D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데/랄라라~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라랄랄라~”(동물원 ‘혜화동’ 중)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여유로운 보폭으로 2~3분 정도 걸으면 마로니에 공원이 나온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이곳 공원은 70년대까지 서울대학교 인문대가 위치했던 곳으로 수십 년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아온 곳이다. 공연장이 많은 주변 여건 덕에 공연 포스터가 가득한 공원 내부에는 야외공연장과 놀이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면 거리 공연이나 축제를 벌이는 이들과 이를 구경하며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즐기는 인파로 들뜬 느낌을 준다. 하지만 비교적 사람이 적은 평일 낮이라면 벤치나 건물 계단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테이크아웃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읽거나 사람을 기다리고, 햇살을 쬐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마로니에 나무를 비롯한 수많은 나무들과 벤치, 거리예술가와 거리철학가(점술가), 그리고 노점상이 사이좋게 어우러져 너른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습은 주말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건물 일부.(왼쪽) 아르코 미술관.(오른쪽)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는 부모가 공연을 관람할 동안 아이를 놀이방에 맡길 수 있다.(왼쪽) 아르코 미술관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오른쪽)


연극 볼까, 영화 볼까? 전시는 어때? ^.~
마로니에 공원에 위치한 붉은 벽돌 건물인 아르코예술극장과 아르코 미술관은 마로니에 공원의 멋을 한층 더해주는 공간이자 그 자체가 작품이기도 하다. 이 건축물들은 모두 올해로 타계 20주년을 맞은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 김수근은 88올림픽 경기장을 건축한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건축가다. “건축이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는 그의 말처럼, 70년대 지어진 건물임에도 빛과 벽돌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 만든 이 건물들은 여느 첨단 건물 못지않게 세련된 아름다움을 풍긴다. 미술관의 경우, 한 개의 정문으로 안과 바깥을 구분짓는 게 아니라, 긴 통로 중간중간 여러개의 입구가 있어 공간과 공간이 서로 연결되는 열린 구조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학로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곳 아르코예술극장과 미술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여성과 어린이 관객을 배려한 시설 및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진 가족 극장석과 공연관람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놀이방, 남자화장실보다 그 개수가 많은 여자화장실(극장)은 물론 어린이 연극놀이교실(극장)이나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엮은 미술관 가족프로그램(미술관) 등도 눈에 띈다. (문의 아르코예술극장 02-760-4840~3 http://artstheater.arko.or.kr, 아르코미술관 02-760-4525 http://art.arko.or.kr)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입구. 예술전용극장 ‘하이퍼텍 나다’의 모든 좌석에는 문화계 인사들의 이름표가 붙어있다. 동숭아트센터 뒤뜰에 놓인 항아리들. 아트센터 곳곳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소품들을 볼 수 있다.(왼쪽부터 차례로)


사랑티켓
공연을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려면 ‘사랑티켓’을 이용하자. 문화사랑티켓의 준말인 사랑티켓은 연극, 음악, 무용, 뮤지컬 등 공연 관람료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공공지원 제도로 사랑티켓에 가입된 공연에 한해 한 장당 7천원(서울기준)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www.sati.or.kr)이나 사랑티켓관객지원센터(서울은 아르코 예술극장 1층 로비에 위치)를 통해 회원가입한 후 원하는 공연의 티켓을 예매 및 결제하고, 공연장이나 사랑티켓관객지원센터에서 표를 받으면 된다. 문의 02-3672-2466


낭만 가득한 문화예술 공간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옆에 위치한 로봇박물관. 창이 있는 극장 내부. 하이퍼텍 나다 전경. 동숭아트센터 1층 로비에 위치한 커피숍.(왼쪽부터 차례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보다 좀 더 한산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라면, 동숭아트센터 방면을 추천한다. 동숭아트센터(02-741-3391 www. dsartcenter.co.kr)는 혜화역 1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다다르는 완만한 언덕길에 위치한 종합극장이다. 건물들이 빽빽하게 붙어있는 이 일대에서 건물 앞에 ‘놀이마당’이라 불리는 넉넉하게 열린 공간이 숨통을 틔워준다. 때로 이곳 아트센터에서는 프랑스 영화제나 여성 영화제, 대학 연극제와 같은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이 마당은 부대행사가 진행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되고 있다고. 대극장과 소극장과 같은 공연장 외에도 영화관 ‘하이퍼텍 나다’는 이곳에서 놓치고 지나쳐선 안 될 곳이다. 이곳은 멀티플렉스가 대세인 요즘, 단 한 개의 상영관에 겨우 1백47석이 전부인 아담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감히 ‘특별’하다고 불릴만 하다. 무엇보다 ‘하이퍼텍 나다’는 창이 있는 영화관으로 오른쪽에 벽 대신 통유리를 설치해 영화 상영이 시작되면 스르륵 커튼이 움직여 깜깜해졌다가 영화가 끝나면 커튼이 젖혀져 장독대와 각종 들꽃, 담쟁이 넝쿨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정원의 풍경을 보여준다.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비춰지는데, 조명에 비친 하얀 눈이 장독대에 소담스럽게 쌓여가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겨울밤이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또 하나 신기한 점은 모든 좌석에 국내 유명 문화 인사들의 이름이 붙어있다는 사실. 매년 말 관객들의 투표로 1백47명의 문화계 인사를 뽑고, 그들의 이름을 ㄱ,ㄴ 순으로 번호표와 함께 붙인다고 한다. 혹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가 있다면 그들의 자리에 앉아보는 건 어떨까. 영화표를 살 때 먼저 물어보는 거다. “32번 비 자리로 주실 수 있나요?”
이 밖에도 3천5백 점의 로봇이 전시돼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로봇박물관(02-741-8861 www.robotmuseum.co.kr)과 김민기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잘 알려진 학전 소극장(02-763-8233 www.hakchon.co.kr)도 동숭아트센터 근처에 위치한, 빠뜨리면 아쉬울 공간들이다.

끝나고 맛난 식사나 향기로운 커피 한 잔 :) ♡
연극 혹은 영화가 끝난 후, 그 무대 혹은 화면이 줬던 여운을 가라앉히기가 마냥 아쉬운 이라면 주변 카페나 식당을 찾을 것을 권한다. 대학로 곳곳에는 유명한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다. 그곳에 찾아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낮은 목소리로 담소를 나누어도 좋고, 쉼 그 자체를 나른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행복감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 겨울은 춥지만 그만큼 따뜻한 것도 많고, 곧 끝나 아쉬운 12월이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애틋하고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여성동아 2006년 12월 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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