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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②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자유롭고 흥겨운 ‘콜리우르의 열린 창’

2006. 12. 12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자유롭고 흥겨운 ‘콜리우르의 열린 창’

마티스, 콜리우르의 열린 창, 1905, 캔버스에 유채, 55×46cm, 뉴욕, 휘트니 미술관


‘콜리우르의 열린 창’은 야수파 화가로서 마티스의 자유분방한 색채 구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실내에서 창밖의 지중해 풍경을 본 그림입니다. 그런데 창 너머 바다가 붉은색을 띠고 있군요. 우리의 상식에 어긋나는 색입니다. 방도 한쪽 벽은 초록색인데, 다른 한쪽 벽은 붉은색입니다. 사물들의 형태도 불분명한 까닭에 색채는 줄 풀린 개처럼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마티스가 대상의 색채를 그대로 옮길 생각이 전혀 없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원래의 색채와는 관계없이 마음에 떠오른 색채들을 아무 곳에나 칠했습니다. 마티스는 말했습니다.
“내가 초록색을 칠한다고 그것이 풀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파란색을 썼다고 해서 하늘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
이렇듯 색채가 사물로부터 해방되니 그림은 그만큼 자유롭고 편안해 보입니다. 꼭 어린아이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어린아이들은 그리는 것이 서툴러서 그럴 때도 있지만, 천성적으로 사물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보다는 마음껏 변화를 주며 기분이 내키는 대로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그릴 때 그림 그리는 일도 흥이 나고 즐겁습니다.
마티스는 자신의 그림에서 바로 어린아이의 그런 자유로움과 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예술은 그렇게 모든 사람을 어린 시절의 즐거움과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더∼ 19세기 말~20세기 초 많은 유럽 화가들이 지중해를 찾았습니다. 마티스를 비롯해 보나르, 피카소, 샤갈 등이 지중해의 화가들로 유명했습니다. 이들이 지중해를 찾은 것은 이 지방이 날씨가 좋고 살기 좋아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하늘과 자연의 색채가 원색으로 밝고 화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들의 그림은 시간이 갈수록 밝고 화사해졌습니다.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 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칼럼니스트. 신문 기자와 미술 전문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문화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4남매를 키우며 집필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술평론가 노성두씨와 함께 중세부터 현대까지 79점의 명화를 소개하는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를 펴낸 데 이어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 기행’의 개정판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관 순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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