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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사랑’ 만나 결혼하는 가수 서영은

글·송화선 기자 / 사진·민트뮤직 제공

입력 2006.10.24 14:16:00

‘좋아좋아’‘널 사랑하겠어’ 등 감미로운 발라드 곡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수 서영은이 10월의 신부가 된다. 지난 8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며 단단한 사랑을 키웠다는 그와 예비신랑의 러브스토리를 들었다.
‘운명 같은 사랑’ 만나 결혼하는 가수 서영은

서영은(33)이 예뻐졌다. 뽀얀 피부에 반짝이는 눈동자가 한눈에 들어와 “도대체 그렇게 예뻐진 비결이 뭐냐”고 묻자 “전 잘 모르겠는데, 정말 예뻐졌어요?”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요즘 그는 어디를 가나 “얼굴 참 좋아졌다. 무슨 좋은 일 있느냐”는 인사를 받는다고 한다.
“전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데…. 어쩌면 좋은 일이 많아서 늘 싱글벙글 웃다보니 저절로 예뻐진 건지도 모르겠어요.”
수줍게 대답하는 얼굴에 또 한가득 함박웃음이다. 아닌게아니라 요즘 서영은은 행복한 일이 많다. 7월에 발표한 앨범 ‘로맨틱 2’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록곡 ‘좋아좋아’ ‘널 사랑하겠어’ ‘칵테일 사랑’ 등이 연이어 히트하고 있고, 오는 10월28일에는 8년 동안 알아온 재미교포 분수 엔지니어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 지난 94년 재즈 보컬리스트로 가수생활을 시작한 후 12년 만에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제가 무명시절이 좀 길었거든요. 유명 연예인들이 과로로 쓰러졌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도대체 얼마나 바쁘면 쓰러지냐. 나도 한 번 쓰러져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곤 했어요(웃음). 그런데 요즘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그때 그분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조금은 알 거 같더라고요. 방송 출연하고, 각종 행사와 대학 축제에 참석하느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저한테 이런 날이 오다니, 바쁘고 힘들다가도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행복해요.”
요즘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두 시간 정도 운동한 뒤 바로 차를 타고 이동해 스케줄을 소화하다 밤 늦게야 집에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서영은이 집에 돌아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와 화상 카메라를 켜는 일.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약혼자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8년 전 만났다가 헤어졌던 사람, 다시 만나 평생 인연 맺게 됐어요”
서영은의 결혼 상대자는 두 살 연하의 재미교포 분수 엔지니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특별한 분수를 만드는 전문가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98년. 미국 한 음대에서 색소폰을 전공한 약혼자가 한국에 들어와 잠시 재즈클럽에서 공연할 때 친지의 소개로 서영은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2년 정도 사귀었을 무렵 남자친구가 갑자기 한마디 말도 없이 서영은의 곁을 떠나며 두 사람은 헤어졌다고 한다.

‘운명 같은 사랑’ 만나 결혼하는 가수 서영은

데뷔 12년 만에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영은.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사랑하던 사람이었는데,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그가 미워졌죠. 그 뒤로 5년간 그를 잊으려고 노력하며 보냈어요.”
그런데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갑자기 서영은의 꿈속에 그가 나타난 것이다. 서영은이 한 공연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같은 스타일의 옷을 차려입은 남자친구가 다가와 “잠시 여행을 다녀왔다. 미안하다”고 말하며 그를 꼭 안아줬다고. 꿈이라고 여기기엔 지나치게 생생해 한동안 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신기한 일은 연달아 일어났다. 꿈을 꾼 며칠 후 한국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의 외숙모가 서영은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 둘이 사귀던 시절 함께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 터라 알고는 있었지만, 지난 5년 동안 연락 한 번 한 적 없는 사이였다고 한다. 외숙모는 “조카가 잠시 한국에 다니러 왔는데 손가락에 너와 함께 끼던 커플링이 그대로 있더라. 그동안 한 번도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만큼 너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며 서영은에게 “조카와 다시 만나면 안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모질게 떠나버린 사람이 왜 지금 와서 날 그리워한다는 건지 궁금했죠. 그가 나온 꿈도 자꾸만 떠올랐고요. 한참을 생각하다 그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곧 남자친구의 답신이 왔다. 알고 보니 그는 서영은을 사랑하면서도, 미래가 불확실한 자신이 그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떠났던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나던 때 제 나이가 벌써 20대 후반이었거든요. 그는 제가 곧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어하던 음악일이 잘 되지 않아서 변변한 직업이 없는 상태이니, 절 잡고 있으면 제가 결혼도 하지 못하고,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괜히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고 모질게 떠난 거고요. 그때 이후로 늘 제가 그리웠지만 제게 잘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먼저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오해가 풀리자 두 사람은 5년이 흐른 뒤에도 변치 않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남자친구는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지난해 12월에 프러포즈를 받았어요. 남자친구가 ‘우리 예쁘게 입고 어디 좀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는데 한 레스토랑이었죠. 반지를 내밀며 ‘우리 5백 년만 같이 살자’고 하더라고요. 언젠가 ‘결혼하자’고 하겠지 생각은 했지만, 기대보다 훨씬 따뜻하고 로맨틱했죠.”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오랫동안 자신은 결혼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서영은은 결혼을 결심한 뒤부터는 ‘이게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털어놓았다. 늘 나이든 큰딸이 걱정이던 어머니 아버지는 두 사람의 결정을 크게 환영했고, 지난 4월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시부모도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이 한국 여자와 결혼하게 돼 정말 좋다”며 눈물을 보일 만큼 기뻐했다고.
“남자친구와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스케줄이 없을 때는 늘 화상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사실 저희는 잘 때도 컴퓨터를 켜두거든요. 두바이 시간이 서울보다 다섯 시간 느리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남자친구 자는 모습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죠(웃음).”
한때 음악을 했기 때문에 서영은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기뻐하는 남자친구는 결혼 뒤에도 그가 계속 가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서영은은 두바이에 신접살림을 차린 뒤, 남편의 근무지와 한국을 오가며 지낼 계획이다.
“요즘은 제게 여러 행운이 겹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쭉 좋은 모습 보이는 걸로 지금 제게 주어진 모든 것에 보답하겠습니다.”
또 한 번 활짝 웃는 서영은의 얼굴이 행복으로 빛나 보였다.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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