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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김미화 상담원이 들려주는 ‘가정에서 실천하는 예방법’

글·이남희 기자 / 사진·김형우, 홍중식 기자

입력 2006.10.23 10:53:00

최근 사행성 오락게임 ‘바다이야기’ 파문 후, 게임중독이 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게임중독에서 지켜낼 수 있을까.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김미화 선임상담원이 그 해법을 들려줬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김미화 상담원이 들려주는 ‘가정에서 실천하는 예방법’

최근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사행성 오락게임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박게임에 빠져 돈, 가정, 직장까지 잃는 성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중독은 비단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미디어와 인터넷에 노출된 요즘 어린이들의 게임중독은 날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게임 중독’이란 지나치게 인터넷 게임에 빠져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곤란을 겪게 되는 현상이다. 지난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10% 정도가 인터넷 중독이며 이중 약 5%는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인터넷에 중독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어린이가 게임에 중독될 경우 다양한 폐해가 나타난다. 먼저 일상생활의 균형이 깨지고, 그 시기에 배워야 할 부분들을 놓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직면해야 할 문제들을 자꾸 회피하다보니 가상세계와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에 빠진 한 초등학생이 실제로 자동차 운전을 시도했다가 교통사고를 낸 것이 단적인 예다. 사이버 머니(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화폐)를 무리하게 사용함으로써 용돈의 지출이 늘어나거나 금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가입하고 싶어 죄의식 없이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한 중학생은 심지어 법적 처벌을 받았다.

부모의 과도한 간섭이 자녀의 게임중독 성향 키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게임중독에서 지켜낼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9월 초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김미화 선임상담원(34)을 만났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있는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는 인터넷 중독인 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상담을 해주는 곳. 4년간 이곳에서 인터넷 중독자들을 상담해온 김 상담원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게임중독에는 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맞벌이 부모를 두었거나 별거·이혼 가정의 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된 경우가 많았어요. 무관심하게 방치된 아이들은 할 일이 없어 자연스럽게 게임에 빠져드는 거죠. 부모는 아이들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에 늘 관심을 갖고, 욕구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부모의 과도한 간섭도 자녀의 게임중독 성향을 키우는 요인이다. 아이가 무슨 공부를 하고 어떤 학원에 갈지 엄마가 계획을 다 짜버리면, 무기력해진 아이들은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PC방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 김 상담원은 “억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매일 학원을 빼먹고 PC방에서 2시간씩 오락을 하던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상담센터를 찾아왔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그 아이가 게임에 중독된 이유는 바로 강압적인 엄마 때문이었어요. 엄마의 걱정 섞인 잔소리만 들으며 자란 아이는 잔뜩 주눅이 들어 또래와 잘 어울리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게임을 하면 자신이 최고가 되니까 사이버 세상에 매달린 거죠. 저는 아이의 기를 살려주면서, 정서지향적인 성격에 맞는 취미를 갖도록 도와줬어요. 아이가 많은 책을 읽고 사촌동생을 잘 보살필 때마다 칭찬해줬더니, 굳이 ‘게임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더군요.
극성 엄마의 자녀들은 대개 엄마 앞에선 순종적이지만, 뒤에서는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원 스케줄을 짜는 것은 엄마의 일이라 여기고, 자신은 숨 막히는 공부에서 벗어나 게임에 매달리는 거예요. 극성 엄마는 아이가 자신의 템포에 맞춰 스스로 학습계획을 짤 수 있도록 교육법부터 바꿔야 해요.”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김미화 상담원이 들려주는 ‘가정에서 실천하는 예방법’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부모라면 컴퓨터 사용시간 조절 소프트웨어를 집안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자기 자신과 주위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거나,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일수록 게임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충동적이고 승부욕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지능은 높지만 감성적 발달이 부족한 아이가 게임의 자극에 쉽게 빠져든다고. 청소년의 경우 학업성적이 부진해서 학업에 흥미를 잃었거나 친구관계가 어려울 때, 부모로부터 심한 스트레스나 부담을 느낄 때 게임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김미화 상담원은 “일단 게임에 중독되면 고치기 어려운 만큼 자녀의 게임중독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먼저 부모가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자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해요. 부모가 인터넷을 전혀 모르면, 아이가 어떤 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하는지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습니다. 딸과는 ‘팬픽’(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작품을 갖고 팬들이 자신의 뜻대로 비틀기하거나 재창작한 작품.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 같은 하이틴 스타가 주인공이 되는 소설이 많다) 사이트에 대해, 아들과는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고 부모의 충고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처음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한 아이에게는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면서 온라인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세요. ‘하루에 1시간만 게임을 한다’는 식으로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온라인 게임 속의 가상공간과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도 충분히 숙지시켜야 합니다.”

아이 게임중독 예방 · 처방은 이렇게~
그렇다면 이미 게임의 수렁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구해낼 수 있을까. 김미화 상담원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게임중독 예방 · 처방법에 대해 들려줬다.

아이가 게임에만 매달린다고 해서 컴퓨터를 치우지 말라 컴퓨터에만 붙어있는 아이를 보면 속상하고 화가 나겠지만 강압적이거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그러면 오히려 반발심만 커지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정당화하는 마음만 키우기 때문. 아이가 조금씩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자율적인 조절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컴퓨터 사용일지를 만들어 아이가 자신의 습관을 기록하도록 권하라 아이가 매일 얼마나 게임을 즐겼는지, 어떤 사이트에 접속했는지 등을 컴퓨터 사용일지에 기록하게 하자. 아이는 일주일치 기록을 한눈에 살펴보며 자신의 인터넷 이용습관을 반성할 기회를 갖는다. 컴퓨터 사용일지는 아이에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게임에 허비했다’는 깨달음을 주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

인터넷 중독 방지 프로그램을 집안 컴퓨터에 설치하라 ‘하루에 몇 시간만 게임을 한다’는 규칙을 정해도, 아이는 “5분만 더~”를 외치며 컴퓨터에서 쉽게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자제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의 부모라면, 컴퓨터 사용시간 조절 소프트웨어나 부모가 외출해서도 원격조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집안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모야5, 스톱(Stop), e카드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게임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활동을 제시한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할 일이 없고 심심해서 게임을 한다”고 말한다. 게임 외에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는 더 이상 게임에 집착하지 않는다. 남성적인 성향이 강했던 한 여자 초등학생은 자신과 같이 놀아줄 친구가 없어 게임에 매달렸는데, 여자친구로부터 십자수를 배운 후 게임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다. 아이의 감성을 길러줄 수 있는 공연장이나 수목원, 체험장에 자녀를 자주 데리고 다니는 것도 좋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이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하라 부모가 자녀의 게임중독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청소년 상담기관을 방문해보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는 인터넷 중독자들을 위한 무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홈페이지(www.iapc.or.kr)에 방문하면, 인터넷 중독 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는 전국의 관련단체와 인터넷 쉼터 학교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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