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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로 새 삶 살기까지의 인생스토리 책으로 펴낸 조하문

대마초 부작용으로 인한 우울증, 자살충동 이기고~

기획·김유림 기자 / 글·임경하‘자유기고가’ / 사진·뉴시스, 홍성사 제공

입력 2006.09.21 16:39:00

‘해야’ ‘이 밤을 다시 한 번’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등의 노래로 8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조하문. 지난 2003년 목사안수를 받은 후 캐나다로 이주, 1년 전부터 토론토비전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인 그가 최근 자전에세이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홍성사)를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신앙의 힘으로 힘들었던 지난 날들을 털어버리고 제2의 삶을 살기까지의 굴곡진 인생스토리를 들려줬다.
목사로 새 삶 살기까지의 인생스토리 책으로 펴낸 조하문

지난 2003년 가수에서 목회자로 변신한 뒤 캐나다로 이민 간 조하문(47)이 최근 자전에세이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를 펴냈다. 자신의 변화과정을 처음으로 털어놓은 이번 에세이에는 대마초 부작용으로 우울증, 자살충동을 느꼈던 어두운 과거,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기적같이 새 삶을 찾기까지의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비전교회 담임 목사로 재직 중인 그는 지난 8월 초 어머니 팔순에 맞춰 잠시 귀국, 8월17일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양로시설 ‘새빛 요한의 집’ 개원 축하공연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라는 성경글귀 하나로 나의 모든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조하문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들어보자.

# 호기심에 피운 대마초 후유증으로 막연한 공포 느끼는 ‘공황장애’ 겪어
초등학교 4학년 때 셋째 형님이 사 온 기타를 잡기 시작한 것이 음악과의 첫 인연이었다. 나는 기타를 안고 자기도 하고 심지어 화장실에도 가져갈 만큼 열정적으로 음악에 매달렸다. 이렇게 시작한 나의 아마추어적인 음악 인생은 중3 때 친한 친구들과 함께 ‘갤럭시’라는 록밴드를 조직하면서 본격적인 틀을 갖췄다. 고1 때는 드디어 서울 신촌에서 첫 번째 공연을 하기도 했다. 연세대 지질학과에 입학한 뒤 음악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1년 반 정도 음악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한 나는‘대학가요제’에 나가 은상을 받았고, 동시에 가수로 데뷔했다.
그러나 곧 불행이 시작됐다. 81년 10월, 우연히 친구들을 통해 대마초를 접하면서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라는 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을 했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나의 인생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됐다. 그 많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떠났고, 나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폭주하는 습관이 생겼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깨면 또 마시고 또 마셨다. 상황이 이러니 가족들 중에서도 나를 이해해주려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상의 이유로 군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의병제대한 나는 집에서 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서 곡을 쓰기 시작했고, 음악과 관련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즈음 TV나 라디오를 통해 대학시절 나와 같은 밴드로 이름을 날리던 친구들이 솔로로 데뷔해 큰 인기를 모으는 것을 보면서 나도 앨범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때 힘이 돼준 이가 바로 아내다. 81년 어느 연극 소극장에서 처음 만난 아내는 MBC 공채 11기 탤런트였다. 그때 그녀는 연극에 배우로 참여했고, 나는 음악을 맡았다. 우리는 2년 반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마치 요양하듯이 집에서 보낸 나는 87년 첫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은 뜻밖에 히트했고 흥분된 나는 발 빠르게 2집 앨범을 준비했다. 그러나 당시 나의 건강은 빡빡한 스케줄을 모두 따라갈 수 없었다. 한번은 내 생일에 라디오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것마저 건강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날 귀가하면서 나는 택시 안에서 많이 울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무작정 하나님에게 매달리기로 작정했다.

# 성경 한 구절로 인생역전, 캐나다에서 목사로 활동 중
목사로 새 삶 살기까지의 인생스토리 책으로 펴낸 조하문

집안의 종교인 불교를 버리고 하나님의 손을 잡기로 결심한 나는 십자가 다섯 개와 성경책 몇 권을 사 가지고 와 방마다 십자가를 걸었다. 매일 기독교 방송이나 극동방송을 들으며 4개월 정도 열심히 교회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그것도 금방 싫증이 났다. 술도 다시 마시고 싶어졌다. 마침 3집 앨범을 내야 될 때여서 나는 술을 끊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앨범작업을 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더욱이 음악이 계속적으로 히트하고, 사업도 번창하면서 나의 마음에서 다시 하나님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밤마다 이 술집 저 술집으로, 나의 30대는 그렇게 술과 함께 흘러갔다.
그러다 94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올려졌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출연 제안을 받았다. 나는 이 공연을 계기로 뮤지컬 스타를 꿈꾸며 뉴욕에 아파트를 얻어 생활하기도 했는데 건강이 악화돼 곧바로 귀국해야만 했다. 그 후로 나는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심해졌다. 이상하게 잘 지내던 친구들마저 오해로 인해 하나 둘씩 멀어졌고, 나와 거래하던 음반회사도 거의 망했다. 친구들은 이민을 가거나 교통사고로 내 곁을 떠났다.
모든 걸 비관한 나머지 난 죽음을 결심했다. 어떻게 죽어야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동네 길을 걷고 있는데, 당시 내가 다니던 교회의 어느 집사님과 마주쳤다. 집사님은 내 얼굴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요한복음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죽기 전에 한번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했는데, 요한복음 14장 27절을 읽는 순간 나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나의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
나는 99년 모든 사업과 연예계 생활을 접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목사가 됐다. ‘새빛 맹인교회’ 등 주로 소외된 계층을 찾아다니며 사역을 하다가 2003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현재는 캐나다 장애인 공동체 ‘피티시페이션 하우스’ 사역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비전교회 목사로 일하고 있다.
술과 함께 30대를 보냈다면, 나의 40대는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젊은 시절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를 부르던 조하문은 없다. 한 여인의 사랑하는 남편으로, 두 아들의 자상한 아버지로, 또한 춥고 가난한 자들의 친구로서 주님의 깊은 사랑을 실천하는 조하문만 있을 뿐이다.

※ 위 글은 조하문 목사가 최근 펴낸 자전에세이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홍성사)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여성동아 2006년 9월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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