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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또다른 변신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눈물연기로 주목 받는 채시라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배남웅‘프리랜서’

입력 2006.08.24 11:09:00

채시라가 1년여 만에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연기자로서 나이 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연기에 대한 애정 & 가족이야기를 들었다.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눈물연기로 주목 받는 채시라

지난해 KBS 사극 ‘해신’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자미부인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채시라(38)가 이번에는 생활력 강한 아줌마로 변신했다. 지난 7월 초 방영을 시작한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행동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와 가정에 무심한 강력계 형사 남편(유오성)을 둔 주부 소영 역을 맡은 것. 홀로 아픈 아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던 소영은 이혼을 결심했을 때 남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되자 남편에 대한 원망을 잊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병에 걸린 남편도 가엾지만 그걸 지켜보다 혼자 남게 될 소영이 더 안쓰러워요. 남은 사람의 아픔은 어느 누구도 달래줄 수 없잖아요. 가정을 포기하려고도 했던 소영이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을 용서하고 다시 감싸안을 수 있는 건 바로 사랑 때문이겠죠. 이번에도 눈물 흘리는 장면이 많은데 ‘애정의 조건’ 때와는 또 다른 눈물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그는 드라마를 촬영하기 전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애틋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딸을 대할 때와 똑같은 말투와 행동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촬영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저 역시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가 아플 때 가장 마음이 아파요. 잠깐 아픈 것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를 둔 엄마는 그 심정이 오죽하겠어요. 대사 중 ‘엄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 엄마가 널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독백이 있는데, 촬영 전 그 대사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그때 받은 감동과 애절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픈 아이를 둔 엄마의 눈물연기로 주목 받는 채시라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아이 유치원 운동회에서 계주 주자로 나설 정도로 평범한 주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채시라.


연기파 배우 유오성과의 호흡도 촬영 전부터 기대됐다고 한다. 그는 “유오성씨의 연기에는 힘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와 드라마를 같이하게 된 것이 기쁘고, 연기 호흡도 잘 맞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외모에도 변화를 줬어요. 긴 머리를 단발로 잘라 파마를 했고, 옷도 똑떨어지는 스타일보다 헐렁하고 편안한 차림으로 준비했고요.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해요. 전작 ‘해신’에서 자미부인을 연기할 때는 메이크업부터 헤어, 의상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신경 쓸 게 많이 줄어들어 연기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연륜이 쌓이면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아요”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톱스타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채시라. 어느덧 결혼한 지 7년째에 접어든 그는 연기자로서 주부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정작 자신은 “나이 드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나이 들어 더욱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선배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하게 우러난 사골국물처럼 구수한 연기야말로 진짜 연기죠. 물론 저절로 그런 연기가 나오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이가 들어 연륜이 쌓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나이 드는 게 두렵지만은 않아요.”
그는 ‘해신’을 끝내고 그동안 여섯 살배기 아이를 둔 주부로서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아이 유치원에서 열린 운동회에 참석해 이어달리기(계주)에서 1등을 차지했고, 한 달에 한 번 견학 가는 아이에게 도시락을 싸주는 재미도 쏠쏠했다고. 평소 요리를 좋아하기에 남편을 기다리며 저녁상을 준비하는 즐거움도 남달랐다고 한다.
“쉬는 동안 살이 좀 쪘는데 촬영을 시작하면서 다시 빠지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한 시간밖에 못 잘 때도 있으니 어쩔 수 없죠. 며칠 전에는 남편이 저를 생각해 아이를 시집에 보냈어요.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가 있으면 편하게 쉬지 못한다면서요. 하지만 예상 밖으로 촬영이 일찍 끝나 집에 돌아왔는데 아이가 없으니까 정말 허전하더라고요. 제가 바쁠 땐 아이에게 저 대신 엄마 노릇을 해주고 아이를 예뻐해주는 남편이 늘 고마워요.”
평소 적극적이고 노력파인 그는 아이 키우는 데 있어서도 똑 소리가 난다. 육아 관련 책을 자주 읽으며 아이에게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먹는 것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고. 아이에게 인스턴트 음식은 일절 주지 않는데, 아이 역시 어려서부터 토속적인 입맛에 길들어져서인지 콩요리를 좋아하고, 밥을 먹을 때면 “엄마, 이거 몸에 좋은 거지?” 하고 먼저 묻는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식사를 제때 챙겨 먹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간식으로는 시중에서 파는 과자보다 감자, 고구마, 콩, 누룽지 등 몸에 좋은 음식으로 준비하고요. 아이에게 과자를 사주지 않는데 어려서부터 먹지 않아서인지 아이도 과자를 좋아하지 않아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되도록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드라마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채시라. ‘오늘 하루 열심히 후회하지 말고 살자’가 인생모토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연기자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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