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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rt &Culture

풍선 조각: 여름의 노래전

글·구가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6. 08. 21

수천 개의 풍선으로 만든 풍선 조각품 15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 주제는 ‘여름의 노래(summer song)’. 하지만 색색의 소시지 모양 풍선 수천 개를 엮어 만든 커다란 풍선조각의 형체는 정확하지 않다. 어떤 것은 알을 품은 물고기 같기도 하고, 어떤 것은 날아다니는 곤충 혹은 꽃의 수술이나 암술 같기도 하다. 그 정확한 명칭을 알 순 없지만 커다란 형형색색의 물체가 전시장 공중에 둥둥 떠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깊은 바다 속에 들어온 듯 무척 환상적이다.
전시는 총 세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열 개의 분홍 풍선조각들이 물고기 떼처럼 무리를 지어 전시돼 있는 첫 번째 섹션을 지나면 여러 개의 다리를 가진 풍선조각 세 개가 공중에 떠있고, 이어 암술과 수술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두 개의 풍선조각이 나온다.
이 거대한 풍선조각들을 만든 작가는 미국인 제이슨 하켄워드(36). 현재 미국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하나인 그가 처음 풍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부터였다고 한다. 공장에 다니던 어머니가 부수입을 얻기 위해 광대 옷을 입고 풍선을 팔았던 것. “어릴 땐 엄마가 창피했지만 커서는 어머니에게 풍선으로 모양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는 그의 풍선조각은 아쉽게도 올 여름 동안만 관람이 가능하다. 마치 나이가 듦에 따라 변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처럼, 풍선 역시 시간이 지나면 바람이 빠지고 줄어드는데다 잘못 옮길 경우 쉽게 터져버리기 쉬운 특성상 전시기간 이후에는 모두 폐기 처분되기 때문. 올 여름, 전시장 속 풍선들이 오그라들기 전에 색색의 풍선조각이 들려주는 환상적인 여름노래를 찾아 전시장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8월20일(월요일 휴관)/장소 장흥 아트파크미술관/입장료 어른 7천원, 어린이 5천원(장흥 아트파크 입장료로 관람 가능)/문의 031-837-0025 www.artpark.co.kr

풍선 조각: 여름의 노래전

1 꽃의 암술을 상징하는 듯 보이는 풍선조각.
2 수술을 의미하는 듯한 작품. 1번 풍선조각 옆에 설치돼 있다.
3 진드기류를 표현한 풍선조각.
4 알을 품고 귀향하는 연어를 테마로 만든 풍선조각. 유사한 모양의 작품 9점이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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