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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 open house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기획·오영제 기자|사진·지호영’프리랜서’ / 촬영협조·북촌 HRC(02-742-5042)

입력 2006.08.11 18:09:00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씨의 한옥을 찾았다. 전통적인 한옥에 서양식 라이프 스타일을 접목시켜 직접 지었다는 티로씨의 멋스러운 한옥 이야기.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오래된 나무를 사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지은 티로씨의 한옥. 미닫이문과 여닫이문을 함께 달아 단열효과를 높이고 작은 툇마루 아래에는 신발장을 짜넣어 공간을 활용했다.


한옥의 매력에 빠진 갈색 눈의 외국인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 전경.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종로구 가회동에서부터 삼청동, 계동, 인사동 일대를 일컫는 북촌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통 한옥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6백년 서울의 역사와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곳에 한옥에 푹 빠진 외국인이 직접 집을 짓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여유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미국계 헤드헌트 회사인 콘페리 인터내셔널의 부사장 필리프 티로씨(47)는 스스로 ‘Homesick(향수병)’ 때문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 사랑이 남다르다. 프랑스계 은행에서 일하던 20여년 전 회사의 발령으로 2년 남짓한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던 그는 본국인 프랑스로 돌아간 후 한국을 그리워하다 아예 이곳으로 돌아와 새로운 터를 잡았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4년 전부터는 한옥을 구입해 살았고, 그 매력에 푹 빠져 작년에는 몇달여 간에 걸친 공사 끝에 지금의 작은 한옥을 직접 짓기에 이르렀다. 그는 한옥의 아름다운 외관과 장식은 유지하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실내 디자인으로 살기 편한 그만의 맞춤형 한옥을 만들었다. “한옥만큼 아름다운 집이 없어요. 문을 열고 앉아 있으면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리죠. 모양도 좋지만 이전에 살던 현대식으로 꾸며진 빌라만큼이나 살기도 편해요.”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한국전통 가구를 모으기를 좋아한다는 티로씨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 한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공간에 그동안 모아온 가구들을 장식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옥으로 이사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건축양식과 서구식 라이프 스타일이 혼재된 공간
언뜻 보기에도 그의 집은 전통 한옥과는 차이가 있다. 기본 골격과 지붕, 기둥 등의 모양새는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렸지만 빛이 가득 들어오도록 통으로 창을 내고 월풀 욕조를 들이는 등 작은 부분은 그의 생활습관에 맞췄다. 잡초를 뽑고 돌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마당에는 잔디 대신 돌을 깔았고 좌식생활에 익숙지 않아 침대와 테이블, 의자, 옷장 등을 집과 어우러지도록 짜 맞췄다. “북촌은 옹기종기 모인 기와지붕이며 푸른 산이 한눈에 보여 전망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그래서 탁 트인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창에 통유리를 끼워넣었죠. 침대는 집을 짓고 나서 구입한 것인데 낮아서 동양적인 느낌을 주고, 요와 이불을 깔아서인지 한옥과도 잘 어울리죠.” 다소 좁은 공간이지만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는 전망 덕인지 집은 한결 넓어 보인다. 그는 문을 모두 열면 널찍한 하나의 공간이 되고 반대로 문을 닫으면 비밀스러운 혼자만의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 한옥만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삭막한 아파트 생활과 달리 이웃간에 교류가 잦다는 것 역시 그가 꼽는 한옥의 장점. 2~3년 내에 한옥을 한 채 더 지을 생각이라는 그는 새 한옥을 지으면 그때 다시 한 번 초대하겠노라며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북촌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거실. 빛이 가득 들도록 창에 통유리를 끼우고 접이식 격자창을 달았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침실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문을 모두 열면 널찍한 하나의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 한옥의 매력이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실내를 마감한 나무와 같은 고목으로 짜맞춘 식탁이 있는 주방. 싱크대 앞에는 격자무늬 문을 달아 가렸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격자창 여닫이 문. 본래 문 안쪽에는 한지를 바르지만 격자무늬가 마음에 들어 안쪽까지 모두 창살을 달아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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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옆에는 별채로 작은 게스트룸이 자리하고 있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켜켜이 쌓은 기와가 멋스럽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천장이 높아 문 위 자투리 공간에는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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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와 이어지는 문 위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쓰인 현판을 달고, 처마 밑에는 풍경을 달아 한국 고유의 전통적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도심 속 옛 마을 북촌에 자리한 프랑스인 필리프 티로의 작은 한옥

손질할 시간이 없어 마당에는 잔디 대신 돌을 깔아 장식했다.



여성동아 2006년 8월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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