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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서 개구쟁이 모습으로 인기 모으는 김구라·동현 부자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6.07.27 11:25:00

개그맨 김구라가 KBS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 아들 동현이와 함께 출연해 인기다. 아빠와 아들의 엉뚱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똑 닮은 김구라·동현 부자를 만났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제게 ‘난 그냥 그래’라고 답하는 아들 모습 보며 이제부터라도 좋은 아빠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KBS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서 개구쟁이 모습으로 인기 모으는 김구라·동현 부자


‘독설화법’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구라(36)가 KBS 오락프로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서 아홉 살배기 아들 동현이와 함께 출연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불량아빠클럽’은 이경규, 김구라, 김현철, 김창렬, 김승현 등 5명의 불량(?) 아빠들이 출연해 자신들의 육아경험담을 털어놓은 뒤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육아법을 배우는 코너.
화면에 나오는 대로라면 그리 좋은 아빠일 것 같지 않은 그에게 “스스로 몇 점짜리 아빠인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지금까지 아들의 유치원 행사나 운동회에 한 번 참석하지 않은 걸 보면 좋은 아빠는 분명 아닌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지난 6월 중순 경기도 김포에 있는 그의 집에서 만난 동현이 역시 TV에서처럼 개그맨 아빠의 끼를 이어받아 재치 있고 천진난만했다.

KBS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서 개구쟁이 모습으로 인기 모으는 김구라·동현 부자

아빠를 닮아 엉뚱하면서도 천진난만한 동현이는 엄마를 애인처럼 좋아한다.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니까 친구들한테 자랑을 꽤 하나봐요. 심지어 앞으로 자기가 CF도 찍을 거라고 했대요. 그러면서 저한테 CF 출연료를 먼저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절 닮아서 그런지 저 놈도 참 엉뚱해요(웃음).”
얼마 전에는 ‘…불량아빠클럽’ 녹화 중 아이에게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는데, 그가 전화통화를 시도해 아들에게 “동현아 사랑해, 너는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물어보자 동현이의 대답은 “난 그냥 그래”였다고 한다. 아이의 솔직한 대답에 녹화장은 웃음바다가 됐지만 평소 아빠보다 엄마를 더 좋아하는 아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든 게 사실이라고.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집에 전화해 “엄마, 뭐해? 어디 안 나갈 거지?” 하고 묻는 등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한다.
“제가 어려서 그렇게 어머니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 다녔대요. 동현이가 저를 닮아서 그러는 것 같아요. 아이가 아빠보다 엄마를 더 잘 따르는 데는 제 잘못이 크죠. 아이가 어려서부터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아이와 애틋한 정을 쌓을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단칸방 시절 ‘자기 방 청소하기’ 숙제 받아온 아들에게 방 가운데 금 그어준 아빠
이번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좀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얼마 전 아이의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한다.
“아이 친구들 대부분이 자전거를 탈 줄 아는데 동현이만 못 탄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어요. 자전거를 산 지 2년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가르쳐줄 사람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큰맘먹고 운동장에 나가서 30분 정도 가르쳤더니 금방 타더라고요. ‘진작 가르쳐줬어야 하는데, 그동안 너무 무심한 아빠였구나’ 하고 다시 한번 반성했죠.”
그는 엄마처럼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이에게 매를 든 적이 없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할 경우 말로 호되게 야단을 친다고. 그는 “아이의 인격도 존중해줘야 하고, 말로만 혼내도 충분히 알아듣는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원하는 건 거의 다 사주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했던 무명시절 아이에게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 것 같다고.
“제가 가끔 오버하면 아내가 중간에서 제어를 잘해줘요. 아이가 제 말보다 엄마 말을 더 무서워하거든요. 엄마가 한번 안 된다고 하면 거듭 떼쓰는 법이 없어요.”
지난 97년 겨울 결혼해 이듬해 동현군을 얻은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 바로 임신해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평소 아내에게 애정표현을 잘 못한다는 그는 “신혼여행 가서도 기념사진을 네 장밖에 안 찍었을 정도로 둘 다 무심한 성격”이라며 웃었다. 그래도 한 가지 떳떳한 것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아내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없다는 점이라고. 그는 “나이 차가 한 살밖에 안 나 싸움을 많이 할 것 같지만 아내가 현명해 지금까지 큰 소리 낸 적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결혼해 지금까지 이사를 여섯 번 정도 다녔다는 그는 얼마 전 ‘…불량아빠클럽’에서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조금은 가슴 아픈 일화를 들려줬다. 그들 가족이 단칸방에서 살던 시절 유치원에서 자기 방을 정리하라는 숙제를 받아온 아들이 대뜸 “내 방은 어디야” 하고 물은 것. 순간 당황한 그는 방 한가운데 금을 그어 “반쪽이 네 방이니 청소해” 하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아들이 집의 가치를 알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베란다 위치만 보고도 평형대와 방 개수까지 파악한다”며 씁쓸함을 털어놓았다. 가끔 손님이 찾아와도 “저 아저씨는 몇 평에 살아?” 하며 아이 같지 않은 질문을 해 난처할 때도 있다고. 지금은 비록 전세지만 세 식구가 살기에 불편함 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고, 얼마 전에는 1억원 가까이 되는 빚도 다 갚았다고 한다.

“독설화법으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솔직함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무기”
KBS ‘그랑프리쇼 여러분-불량아빠클럽’에서 개구쟁이 모습으로 인기 모으는 김구라·동현 부자

지금까지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지만 아버지의 오랜 투병생활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8년여 동안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인 ‘루게릭병’으로 고생하시다 지난해 겨울 세상을 등진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몇 달 전까지 혼자서 대소변을 가리실 정도로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지만 결국 불치병의 굴레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고.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계시는 동안 가장 고생한 사람은 바로 어머니. 오랫동안 아버지 병수발을 든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가친척이 모여 살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93년 SBS 공채 개그맨 2기로 데뷔한 그는 2000년 인터넷 방송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시작하기 전까지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다. 대사도 없이 무대에 나와 ‘병풍’처럼 서있는 역할을 7년 가까이한 것. 물론 그러는 동안 다른 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연극제작을 비롯해 이벤트 사업, 호프집 운영까지 했는데, 매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의 권유로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변신도 해봤지만 영업사원 교육 이틀째 되던 날 자신도 모르게 교육장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결국 연예인이 되겠다는 꿈을 끝까지 버리지 않은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 공중파 방송에 진입해 현재는 KBS ‘…불량아빠클럽’ ‘스타골든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고, KBS 라디오 ‘김구라의 가요광장’ DJ를 2년째 맡고 있다.
“처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어려서부터 팝을 좋아해 팝 칼럼리스트가 되고 싶었죠. 그러려면 먼저 연예인이 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방송국 시험을 본 거예요. 결혼 후 제대로 돈벌이를 하지 못했는데도 아내는 돈 때문에 바가지를 긁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 덕분에 제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2년째 한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그가 얼마 전에는 유머화술 책 ‘웃겨야 성공한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일상생활에서 상대방을 웃게 만드는 재미있는 이야기 요리법이 들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지나친 독설화법이 가끔 화를 불러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 공중파가 아닌 인터넷 방송을 하다보니 수위 조절을 못해 일이 크게 번졌던 것 같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고는 “김구라라는 이름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구라’는 일본어로 거짓말을 뜻하는 동시에 입구(口), 비단 라(羅)를 써 ‘아름다운 입’이라는 뜻도 있다”며 예명의 의미를 설명했다.
“래리 킹의 ‘대화의 법칙’이라는 책을 보면 저자가 DJ로 활동하던 시절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솔직함 때문이었다는 구절이 나와요. 저 역시 지금껏 거짓말보다는 솔직함을 택했다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방송을 하고 싶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직업이잖아요. 제가 솔직해야만 상대방의 마음도 열리겠죠.”
현재 케이블방송 MBN에서 시사풍자 프로그램 ‘김구라의 언중유골’ 진행을 맡고 있는 그는 앞으로 꾸준히 사회 문제에 귀를 기울이며 시사풍자 전문 개그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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