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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가수 주현미 프라이버시 인터뷰

글·김명희 기자 / 사진ㆍ조영철 기자

입력 2006.07.27 09:50:00

3년여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가수 주현미가 모처럼 인터뷰에 응했다. 음악 파트너이기도 한 남편과의 결혼생활, 중학생인 두 자녀의 교육과 건강 챙기기까지 주현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남편, 두 아이와 단란하게 사는 이야기.
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가수  주현미 프라이버시 인터뷰

“중학생 남매에게 극성 엄마는 못되지만 소박한 식탁 차리며 가족 건강 챙기는 주부로 살아왔어요”

여름의 초입으로 들어선 지난 6월 초 서울 도곡동 커피숍에서 가수 주현미(45)를 만났다. 그는 데뷔 초인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였다. 다소 편안해 보이는 점이 변화라면 변화랄까.
“제가 데뷔 때는 좀 촌스러웠죠?(웃음)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좋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81년 중앙대 재학시절 강변가요제에 그룹사운드 ‘인삼뿌리’로 출전, 장려상을 수상하며 가창력을 인정받은 그는 85년 ‘비내리는 영동교’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어허라, 사랑이라’를 비롯해 4곡이 수록된 새 음반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트로트지만 기존 노래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에요. 좀 더 서정적이고 한국적인 가락이 많이 들어갔죠. 지금까지는 대중적인 노래로 사랑받았지만 이번에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저만의 색깔을 담은 노래를 해보고 싶었어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자식 같은 노래 가운데서도 유독 정이 가고 많이 부르는 노래가 있다고 한다. ‘신사동 그 사람’과 ‘비내리는 영동교’, ‘추억으로 가는 당신’이 그런 노래라고.
“데뷔곡인 ‘비내리는 영동교’는 아마 수천 번 불렀을 거예요. ‘신사동 그 사람’으로는 88년 각종 가수상을 휩쓸었기 때문에 정이 많이 가고, 남편이 곡을 써준 ‘추억으로 가는 당신’도 아끼는 노래 중 하나예요.”

“남편에 대해서는 20여 년간 기쁜 순간, 힘든 순간을 함께해온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가수  주현미 프라이버시 인터뷰

인터뷰를 하는 동안 주현미는 남편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88년 한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으로 “여보”를 외쳤을 때처럼. 그는 85년 미국 공연을 떠났다가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했던 남편 임동신씨(49)를 만났고 2년 여간 열애 끝에 결혼, 1남1녀를 두고 있다.
“처음 연애할 때처럼 격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20년 가까이 살면서 기쁜 순간, 힘든 순간을 항상 함께해온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도 남편한테 그런 존재일 거라는 걸 믿고요. 제가 마음 놓고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도 남편이 외조를 잘 해주는 덕분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남편이 얼마나 잘해주기에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사느냐’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에요(웃음).”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남편은 요즘 앵무새 두 마리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데려온 지 한 달 정도 된 앵무새는 이제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곧잘 한다고. 음악을 듣는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해온 남편을 앵무새에게 빼앗긴 것 같아 섭섭하기도 하다고.

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가수  주현미 프라이버시 인터뷰

데뷔 20여 년만에 처음으로 용기를 내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는 주현미.


“워낙 정이 많은 사람이라 집에 애완동물이 끊이지 않는데, 요즘은 앵무새에게 말 가르치는 재미에 빠져 있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에게 “엄마는 새가 되고 싶다”며 살짝 불평을 하기도 하죠. 남편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고 가장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거든요(웃음).”

그의 부부는 연예가에서 잉꼬부부로 소문나 있다. 그는 “좋은 아내인 건 맞는 것 같은데 아이들에게는 생각만큼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점이 많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준혁(15)과 중학교 1학년인 딸 수연(13)은 한창 엄마의 도움이 필요할 시기인데 다른 주부들만큼 아이들 교육에 신경을 쓸 틈이 없다고.
“공연이 없을 땐 다른 약속 잡지 않고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보고 사람들은 ‘현모양처인가 보다’ 생각하는데, 집에 있는 시간 대부분은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자요(웃음). 현모양처라고 하면 아마 남편이나 아이들이 화를 낼걸요. 밤 공연이 있는 다음 날은 아이들 얼굴도 못 볼 때가 많아요. 그 흔한 학원 설명회 한 번 가본 적이 없고요. 지난해부터는 준혁이가 학교에서 학생회 간부가 돼 오면 남편이 야단을 치더라고요.‘네가 간부를 맡으면 엄마가 신경 쓸 일이 많아지지 않겠느냐’면서요(웃음).”
아이들은 공부를 곧잘 한다고 한다. 다만 엄마를 닮아서인지 수학에는 재능이 없다고.
“제가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잘 못해서 대학 때도 재수강을 했어요. 저를 닮아서인지 아이들도 다른 과목보다 수학 성적이 좀 떨어지는데 그래도 공부하라고 강요는 못하겠어요. 또 요즘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성적이 잘 안나오면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야단을 칠 수도 없어요.”
집에서는 얌전한 편인 준혁이는 학교에선 늘 학생회 간부를 도맡아 할 정도로 리더십이 있다고 한다. 수연이는 변호사가 꿈이라고.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두고 주변에선 연예인을 시키라고 권하기도 하지만 그는 아이들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한다.
“엄마가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없어요. ‘늘 바쁜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수연이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데, 저는 말리고 있어요. 그렇게 어렵고 고생스러운 걸 시키고 싶지 않아서(웃음).”



“청계산 근처 주말농장에서 직접 키운 채소만 식탁에 올려요”
주현미는 각종 공연과 TV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시장은 직접 본다고 한다. 음식 재료만큼은 자신이 챙겨야 안심이 된다는 것. 또 채소는 청계산 자락 가족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만을 식탁에 올린다고.
“자신 있는 요리는 나물, 된장찌개 정도로 소박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에요. 그러고보니 저희 가족은 10년 전부터 ‘웰빙족’이었네요(웃음).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여의도에 살았는데 놀이터가 마땅치 않아 항상 주차장에서 놀았어요. 그게 안타까워서 몇 년 전까지 청계산 근처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았죠. 저는 지금도 그것 하나로 아이들한테 큰소리 쳐요. ‘엄마가 너희들 어린 시절에 큰 추억을 선물하지 않았느냐’고요. 지금도 그곳에 농장이 있는데 아카시아가 피면 온 산에 향수를 뿌려놓은 것 같아요. 또 공기가 좋아서 거기에 다녀오면 감기 기운이 싹 달아나죠.”
그는 데뷔 초 약사 출신 가수로 화제를 모았다. “여자도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친정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약학을 전공, 약국을 개업하기도 했던 그는 가수활동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약사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가장 고민스러웠던 순간으로 약국을 처분할 때를 꼽는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됐지만 그는 전공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3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가수  주현미 프라이버시 인터뷰

그는 학원 설명회 한 번 가본 적이 없지만 다행히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잘 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웬만한 상비약은 집에 다 갖춰놓고 있어요. 또 꼭 약이 아니더라도 식구들 건강상태에 따라 감기 기운이 있을 땐 녹차에 레몬즙과 꿀을 섞어 차를 만들어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건강을 챙기니까 유용한 점이 많아요. 저희 아이들은 ‘엄마, 뭘 공부하더라도 약학은 기본으로 해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할 정도죠.”
비타민은 70℃에서 파괴되기 때문에 레몬티를 만들 때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야 한다고 세심하게 일러주는 주현미. 일과 사람에 대한 사랑도 그처럼 섬세하고 따뜻할 것 같은 그는 선배 가수 인순이와의 우정으로도 유명하다. 데뷔 초 인순이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는데, 인순이는 그의 대모이기도 하다고.
“결혼 전 언니와 40일 동안 같이 공연을 다닌 적이 있는데 저는 화교 출신이고 언니는 혼혈이니까, 그런 데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아요.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로는 약간 이방인 쪽에 가까웠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게 계기가 됐는데 이후로 언니가 저를 많이 챙겨줬어요. 공연할 때마다 항상 와서 무대도 살펴봐주고 세례 받을 땐 대모도 돼주었죠. 저는 게으른 편이라 언니한테 별로 해준 게 없어요(웃음).”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기쁨 감동 모두 잊으려고 노력해요”
20여 년간 트로트 분야에서 정상을 달려온 주현미는 어떤 무대든 내려오는 순간 곧 잊어버리고 또 다른 무대를 생각한다고 한다. 한순간의 열광과 환호가 얼마나 덧없는지 알기에 순간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지혜를 터득했다는 것.
“한창 인기가 있을 때는 공연이 밀려있어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언제부턴가는 공연을 하고 나면 허전한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었어요. 한번은 콘서트를 마치고 허전한 마음에 펑펑 운 적도 있죠. 그 후로는 기쁨도 감동도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다 잊으려고 노력해요.”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고 아이들이 지금처럼 잘 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한테는 마흔일곱 살까지만 가수생활을 하고 그 뒤로는 살림만 하겠다고 말해왔어요. 왜 마흔일곱이냐고요? 막연히 그때쯤이면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좀 힘들 것 같아요. 개인적인 욕심이라기보다는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받은 사랑을 되돌려 드릴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함께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6년 7월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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